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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함성 가득, 수원월드컵경기장
"오오오오 사랑한다 수원~" 오늘의 승리는 수원 응원단
2013-08-18 12:35:32최종 업데이트 : 2013-08-18 12:35: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주말 밤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얼마 전 'e수원뉴스'에 게재한 아내와의 일상을 본 김우영 편집주간의 각별한 배려 덕분이다. 우리 부부는 집 가까이에 있는 월드컵경기장을 산책 삼아 찾고는 했다. 그러나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아 경기를 관람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아내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축구 경기를 즐기던 소녀란다. 그래서 네팔에서부터 축구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시민기자는 때마침 네팔에서 열린 아시아 챌린지컵에 출전한 북한팀 경기를 보러 다니곤 했고 우승까지 해서 즐거웠다. 당시 부산아이파크에서 활약한 바 있는 안영학 선수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수원팀과 성남팀의 17일 경기는 우리 부부가 보겠다고 벼르던 경기다. 내게는 아내에게 2002년 월드컵의 역사와 수원월드컵경기장 견학을 곁들여 알려주자는 마음도 섞여있다. 20081명의 입장객 중 일부인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사람. 그들은 이주노동자이며 네팔기자다. 그들과 함께 난생처음 VIP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주노동자이며 기자인 둘은 화성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최근 아내가 한국주재네팔기자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다. 
그 중 한 명은 아내처럼 네팔에서부터 기자생활을 한 사람이다. 네팔의 연합통신사 기자였으니 우리네 시민기자처럼 활동하는 보통의 이주노동자 기자와는 다른 이른바 엘리트기자인 것이다.   

주말 저녁 함성 가득, 수원월드컵경기장_1
수원블루윙즈 응원단은 어제 경기의 최고 승리자인 듯하다. 경기 시작전부터 경기가 끝났을 때까지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주말 저녁 함성 가득, 수원월드컵경기장_2
수원팀 조동건 선수의 첫골이 기록된 후 전광판에 아로새겨진 응원 구호다. 수많은 응원단이 함께 읽어갈 때 경기결과는 승리로 확정된 듯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30분전 쯤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미 양팀 응원석은 달아올라 있었다. 마치 팽팽한 승부를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수원블루윙즈의 대규모 응원단은 이미 경기결과가 드러나 홈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느낌을 줄 정도였다. 반면 성남천마의 경우 수적으로 열세인 응원단이었지만 기죽지 않고 당당히 이겨내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네팔에서 본 축구장 모습과 너무 다른 응원 모습에 함께 경기를 본 아내를 포함한 세 사람의 네팔인들은 경기보다 응원단 모습을 보는 일을 더 흥미로워 하는 듯했다. 잠시 후 선수단이 입장하고 간단한 선수단 인사를 마친 후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기세싸움 같은 전반전 초반 분위기가 이어지더니 성남팀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트리고 역습에 의한 수원팀의 첫 골이 터졌다.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전반 16분 조동건 선수가 순식간에 넣은 골이다.

이제 경기 결과는 끝난 것처럼 수원블루윙즈응원단의 기세는 불이 타오르듯 경기장을 집어삼켰다. 
"오오오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연이어 공세를 펼치는 수원팀의 공세에도 골문이 열리지 않더니 전반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41분 수원팀 골라인 부근에서 집중력을 잃은 수원팀의 허점을 파고든 성남팀의 이종원 선수가 골을 성공시켰다.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관중석에서조차 골인인지 아닌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성남팀 선수들도 골 세라모니를 할 겨를도 없이 골이 선언되었다. 

주말 저녁 함성 가득, 수원월드컵경기장_3
성남팀의 2번째 골이 터지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주말 저녁 함성 가득, 수원월드컵경기장_4
전.후반 90분, 경기 시작 전 30분 총 120분 동안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 네팔기자와 우리 부부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되고 후반 시작 3분만에 다시 조동건 선수의 골이 터졌다. 이제 경기를 보는 관심사는 수원의 추가골에 기대를 거는 쪽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수원블루윙즈의 응원열기도 끝없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시소게임이 이어졌고 후반 36분 성남팀 김성준 선수의 골로 동점이 되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고 양팀 선수들의 땀에 젖은 모습은 양팀 응원단에 찾아가 인사를 하며 박수를 받는 것으로 보상받는 것 같았다.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이날 경기에 가장 큰 매력은 이방인들에 의해 점수 매겨진 수원팀 응원단과 소수의 성남팀 응원단의 열띤 응원이었고 그 응원만이 승리한 것 같았다. 
K리그 경기를 두 번째 관람한 시민기자와 처음 본 외국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아내 모두 K리그의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에 놀라움을 표했다. 몇 차례 몸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손을 쓰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네팔의 리그에서 같으며 손으로 잡아당겼을 것이라는 등 경기 외적으로 네팔의 30년 프로리그 역사와도 비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주말 저녁을 이방인 기자들과 아내와 함께 축복받은 기분으로 즐겼다. 경기가 끝나고 카삼네팔레스토랑을 찾았다. 몇 년간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다 귀국하는 한 사람의 청년노동자이자 네팔학교 선생님을 위한 송별식이 있었다. 
아마도 그는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의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와도 안면이 있어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가는 곳마다 인연과 사연이 담기는 일상 이 또한 축복이라 믿는다. 

*끝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이자 기자인 그들에게 제가 받은 고맙다는 인사를 e수원뉴스 김우영 편집주간님께 전합니다. 덕분에 축복 같은 좋은 주말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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