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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2013-08-03 16:28:26최종 업데이트 : 2013-08-03 16:28:2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여름 휴가철이다 보니 모두들 짐을 꾸려서 휴가지로 떠나는 풍경들이다. 떠나는 사람이든 남는 사람이든 무더위와의 한 판 전쟁은 불가피할 일인 듯하다.

오후 한 나절이 지나가고 그나마 햇볕의 기세가 한 풀 꺾인 듯 보이는 저녁시간에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다.
시원한 물 한 병 가방에 꾹 눌러 넣고서 운동화를 매만지고 준비가 끝나기 무섭게 출발 신호를 외치면서 기세등등하게 나갔다.

어디로 갈까? 고심하다가 늘 가던 산책길 말고 다른 길로 나서보기로 했다. "농촌진흥청 서호저수지까지 한 번 걸어갔다 올까?" 하는 남편의 말에 별것 아닐 것 같은 생각에 아이와 함께 기분 좋게 콜을 외치면서 출발 했다.
집을 나서서 평동 하천 길로 접어들었다. 가까이 살고 있으면서도 이 하천 길을 이용해 본 것은 처음이었다.
"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생소해 하는 내게 이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서호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는 남편의 말에 반신반의 해본다.

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_1
이름표가 붙어 있는 하천 길

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_2
정겨움이 생겨나는 돌다리

하천 길을 걷다보니 양쪽으로 빼곡히 풀과 꽃나무들 사이로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난다.
산책에 나선 사람들의 모습과 퇴근 길 운동도 할 겸 이곳을 이용하는 직장인의 모습도 자전거를 이용해서 한 바퀴 도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여러 모습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아름드리나무 밑에서는 한 판 장기판이 벌어진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장기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여념이 없고 그 옆에서 목을 길게 빼고 훈수를 두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에 빠진 듯 보이는 구경꾼도 보인다. 자꾸만 눈길이 머무르는 정겨운 풍경들이다.

곳곳에서 수원 팔색 길이라는 팻말과 함께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모수길'임을 알려주는 이름표가 나타난다.
수원에 걷고 싶은 팔색 길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서 알고 있었고, 그 길에 꼭 맞는 예쁜 이름도 붙여졌다고 했는데 그 중의 하나인 모수길을 내가 걷고 있는 것이었다. 

하천을 따라 걷다보니 시골 냇가에서 볼 수 있는 정겨운 돌다리가 놓여 있음에 신기하고 반가웠다.
예전 진천에 갔을 때 농다리를 구경한 적이 있었다. 규모야 비할 바가 아니지만 하천에서 만난 돌다리를 보면서 진천의 농다리가 생각남은 왜일까?
처음으로 마주보며 걷는 길이다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살피면서 걷다보니 아이들과 한참 떨어져서 걷게 된다.

그냥 차로 쌩쌩 달릴 때는 몰랐는데 하천에서 도로 위쪽을 바라보면서 걷다보니 시야로 들어오는 사물들이 크고 많아진다.
쉽게 볼 수 없었던 무궁화 꽃이 눈에 들어오니 더 반갑기 그지없다.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손짓을 하면서 한 번 쳐다보라는 신호를 보낸다.

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_3
하천 길에 피어있는 꽃

어, 여기에 이런 하천 길이 있었네? _4
서호저수지의 모습

나리꽃도 팽이나무도 이름 모를 꽃들도 지천으로 피어서 산책길에 나선 사람들의 시선도 붙잡고 기분까지 밝게 만들어 준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정말 서호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나무 아래 마련된 의자에 잠시 쉬어본다. 그때서야 다리가 아프기 시작함을 느낀다. 시계를 보니 걸어 온 시간이 한 시간 가량 되었다.

또다시 그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걷다보니 집에 도착해서는 처음의 씩씩함은 어디가고 '아이고, 내 다리야!'라는 소리만 비명처럼 새어나왔다. 걷는 것은 꽤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발목이 좋지 않았는데 좀 무리가 되었나보다. 체력 좀 키워서 모수길 완전정복에 나서봐야겠다.

건강도 챙기고 내가 사는 지역의 자연환경도 살펴보고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로 가까운 길을 걸어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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