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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 아침부터 분주했던 이유
대변 검사, 꼭 한번씩 해보세요!
2013-08-13 09:55:36최종 업데이트 : 2013-08-13 09:55:3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아침부터 분주한 집안 분위기에 잠이 일찍 깼다. 시끄러운 건 아니었는데, 분주하게 돌아다니시는 아버지의 행동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알고 봤더니 내가 소위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작은 봉투를 주면, 거기에 나의 대변을 조금 떼어다가 넣어 동봉한 후에 가지고 가야 했던 것을 다름 아닌 아버지가 하셔야 했다. 

더러운 옛 추억이긴 하지만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내가 받아 놓은 대변을 베란다 한쪽 구석으로 가지고 가셔서 엄마가 젓가락이나 핀셋 같은 일회용 물건으로 조그마하게 조각으로 떼어서 대변 봉투에 넣으시는 모습을 말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온갖 호들갑은 다 떨면서, 나의 대변에 집중을 하시는 어머니 모습이 재미있어했다. 

대변은 건강의 신호를 판별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기도 해서, 대변 상태를 보고 건강을 점치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대변 봉투를 나눠주며, 검사를 했던 것으로 짐작하는데 이것을 아버지가 하신다고 하니 조금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은 이러했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항목에서 대변검사 항목이 있다고 한다. 

성인의 대변을 통해서 대장암의 발병 가능성이나, 기생충 그리고 내장기관의 상태 등을 점쳐 볼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검진이 아닐 수가 없다. 아버지는 자기의 것이지만, 엄두가 안나셨는지, 계속 생각에 잠기신 듯한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가 한마디 하신다. " 내가 해줘?" 
어머니의 한 마디에 어처구니가 없는듯하면서도 자신이 처리를 하기가 엄두가 안나셨지만 진담 반 농담 반 섞인듯한 말투로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내가 배출만 할게. 수진엄마가 해 줘봐."
거기에 나도 한몫을 더했다. " 뭐 부부인데, 뭐가 쑥스럽나요? 그냥 엄마한테 부탁하세요 아빠." 

우리집이 아침부터 분주했던 이유_1
'그것'이 담긴 봉투

나누는 이야기들이 어처구니가 없던지 다 웃어버렸다. 직접적으로 생각하면, 조금 거부감이 드는 대변검사이지만, 이것은 정말 중요한 검사 중에 하나이다. 특히 대장암으로 인한 중년의 사망 비중이 꽤나 높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도 5대 암에 꼭 포함되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인데, 이런 조기 검사를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솔직히 간과한다기 보다는 일이 바쁘니까, 검사를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일 것이다.
안그래도 어머니도 제 작년에 대장쪽에서 용종 여러개가 발견되어 그 자리에서 레이저같은 도구로 제거를 하기도 하셨는데, 이 쉽게 보는 용종이 시간이 흘렀을 때, 암덩어리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이나, 대변 검사등은 중년 성인 남녀가 필수적으로 맡아봐야 하는 검사이다. 

서구적인 음식패턴도 한 몫을 하고 있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장의 변화가 있을수 밖에 없는 요즘 사람들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대변 검사같은 것도 해야 한다고 본다. 솔직히 대장 내시경을 해 보진 않았지만, 부모님께서 대장 내시경을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벅찬 양의 액체 같은 것을 드시고, 대변을 최대한 뺀 다음에, 병원에 가서 내시경이 그쪽을 관통할 때 많이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조금은 번거롭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검사이긴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대변 검사를 아빠가 이번에 하시는 것을 보고 꾸준히 정기적으로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이 조금 흘러서 아버지가 출근 준비에 다시 열중하시는 것을 보니, 완벽하게 대변 검사 종이에 대변을 넣는 수고로운 일을 끝마치신 것 같았다. 아무 이상 없이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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