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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2013-08-02 11:27:12최종 업데이트 : 2013-08-02 11:27: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우리부부는 오래전부터 문경새재에 다녀오곤 했는데 이번 산행은 다른 때보다 더 만족했던 것 같다. 전날에 내린 단비로 인해 새재 길의 황색 빛깔의 흙들이 촉촉하여 맨발로 걷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2관문에서 신발을 다시 신고 걷게 되었다.  3관문 끝부분에서는 다시 맨발로 걸었다.
새재 길은 1관문까지는 문경새재 길 올라가는 진입로라서 금방 보이고 1관문에서 2관문까지가 3km, 2관문에서 3관문까지가 3.5km라고 적혀 있는데 인근에 계신 분들은 2관문에서 다시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3관문까지 오르는 경우는 외부 관광객들이 많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우리가 간 날은 인적이 드물어서 1관문 입구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만 보일 뿐 어른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1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1

아침을 먹고 9시에 떠나는 찰나에 전화가 왔다. "내일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관광 가요. 여비는 각자 2만원만 내면된대" 하는 것이다. 선배부부가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여행을 함께 하는데 여행경비가 저렴해서 나는 두 귀가 쫑긋해졌다. 
자가용을 이용시 운전피로감음 물론 기름값 등 여행경비가 만만찮기 때문에 다음에는 우리도 경기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참여 해 볼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 중 운동, 요리, 청소, 산행,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면 산행은 부부가 함께 혼연일치 되어 같은 걸음을 가는 것 같아 좋은 것 같다. 
선배부부의 버스타고 편하게 여행한다는 그 소리가 살짝 부럽기도 했는데 막상 새재 길을 오르니 그 나름대로 좋다. 

맨발로 3관문까지 올라가려면 정말 대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보들 거리는 황토 빛깔의 흙이었지만 그래도 2관문에서 인적이 드물어지는 3관문까지의 오르는 길은 자갈들도 조금씩 보여 발바닥에 작은 돌들이 닿지 않도록 피해가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2관문부터는 속도도 안 나오고 또 경사 진 길이 계속 3관문까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힘들고 멀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2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2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3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3

그리고 아무리 같은 장소라도 매번 보았다고 하더라도 갈 때마다 그 느낌은 다르기 때문에 열심히 걷다 보니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올때 더 행복감이 밀려 왔다.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왕복 거리 13km는 큰 기쁨으로 밀려왔고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들도 끄집어 내었고 모든 곳이 정겹기 그지 없었다. 조용하고 한적하게 문경새재를 걷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는데 막상 떠나고 보니 세월의 무상함도 이곳에서 더 느껴진다. 

문경새재  길을 왕복하고 내려오면 금강산 가든에서 돌을 갈아 먹여 키운 약돌 돼지를 먹게 된다. 삼겹살치곤 껍질과 썰은 부위가 두툼하여 입안에 전해지는 식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곳 주인은 그대로인데 갈 때마다 반찬 종류가 달라서 좋다. 제철에 많이 나오는 채소들 위주로 상차림을 한 것은 같은데 우리부부가 먹으면 참 입에 맞는 것이다. 

배부르게 먹으면 안 먹는만 못하지만 또 마구 상추와 무생채, 오이김치, 아삭이 고추, 콩나물 무침까지 먹다보면 뱃속이 언제 부풀러 있는지 모를 정도로 고기 맛까지 어울어져 둘이서 2인분 시켜 다 먹고 나면 후회막급이다.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4
문경새재 길을 맨발로 걷고 _4

"아, 미련하게 또 안 남기고 다 먹었구나" 그러면서도 주인장에게 인사치레는 꼭 한다. "지난번에는 '마'도 있었는데요, 요즘은 안주시나요. 마늘은 이곳에서 생산한 건가요." 
맛있다보니 자꾸 묻게 되는 것이다. 문경에서는 알아주는 소문난 맛 집이라고 한다. 

식사를 한 다음 그 옆 문경종합온천으로 향했다. 왕복 4시간을 걷고 내려와서 그런지 눈꺼풀이 내려앉는 듯 했고, 배까지 부르고 보니 얼른 온천사우나만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신발을 신고 올라 갈 때보다 시간이 30분 이상은 더 소요되었고 발의 피곤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나니 새재 길 걷다 지친 내가 아니라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하는 기분이 들었다. 몸도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었다. 조금 전 폭식으로 인한 포만감은 온천물에 다 녹여진 듯 편안했다. 


집에서 떠날 때는 남편이 운전을 했고 다시 우리집을 가기위해 내가 운전을 했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아주 최적의 신체리듬을 갖게 되었다. 맛있는 약돌 돼지 삼겹살구이와 반찬들, 그리고 온천물이 운전대 잡는 2시간 동안 몸을 잘 이끌어 준 것 같다.
우리나라 삼수갑산 방방곡곡 멋지지 않는 곳이 없는데 맨발로 걸었던 우리부부만의 역사를 만들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경기문화재단, 문경, 새재 길, 맨발, 금강산가든, 문경종합온천,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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