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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
막사발 김용문 작가 새 작품...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선보여
2013-08-07 16:18:48최종 업데이트 : 2013-08-07 16:18:4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중 하나인 '인문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과거 허겁지겁 바쁘게 살아오다가 좀 살만해지니 나 자신을 찾기 시작했다. 더불어 여기저기서 인문(人文)정신을 챙기라고 아우성이다. 책방엔 봇물 터지듯 인문학서가 줄을 잇고, 심지어는 정부 고위공직자가 읽는 인문도서는 무엇인지까지도 소개한다. 

인문정신을 여기서 찾아보면 어떨까. 
책이 아닌 도자(陶瓷), 그중 막사발에서 인문의 두께를 느껴보면 안될까. 공감과 조화, 치유 모든 의미들이 다 담겨져 있다. 

오늘부터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선보이는 '카파도키아 단상-김용문 개인전'이다. 터키와 완주군 삼례읍 막사발 미술관에서 작업한 막사발 64점부터 사각접시, 퇴수기, 항아리 등 엄선된 작품 총 79점만이 진열됐다. 특히나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다수에는 김용택 시인의 친필 시(詩)도 담겨있어 도자의 의미를 더해준다. 이른바 '시와 도자의 만남'이다.
오프닝날 아침 10시, 김용문 작가를 만나봤다.

 

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_1
오른쪽이 막사발 작가로 유명한 김용문 작가다. 왼쪽은 김작가의 든든한 후원자 최완 씨.

도자에 詩를 입히다

'어제 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내 그리움의 그 끝에 당신이 서 있었습니다'. 

긴 사각접시와 막사발에 새겨진 김용택 시인의 詩다. 동양적 미학의 결정체인 도자에 서정시가 더해지면서 고품격 작품으로 탄생됐다. 생활자기에 인문이 투영되면서.

색(色)과 테크닉이 더해지다

"이제는 기술이 아닌 문화와 예술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우리문화를 전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 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 앙카라 하제테페 국립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만의 색깔로 작품을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히타이트인들이 만든 토기나 문향들을 체득하여 작품에 혼재시키는데 그들이 지두문에 대해 생경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나름의 창조 마케팅이다."
김용문 작가의 변처럼 터키의 유약과 흙, 색과 테크닉이 더해지면서 최근 작품이 찬란해졌다. 

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_3
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_3

은은하고 질박했던 동양적 도자가 터키 앙카라의 바람과 흙과 불과 물을 만나면서 감각적인 문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중국 산동성 치박시에서, 다시 터키 앙카라 하제테페로 문화공간을 옮기면서 그야말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한 덕분이다. 물론 동양적 미덕과 사유의 세계는 지두화(붓 대신 손으로 그린 그림)의 문양처럼 30여년 작가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작품의 세계는 '유목민'기질에서 나온다

현대판 막사발 실크로드를 꿈꾸는 작가는 한곳에 오랜 동안 정주하지 못한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작가로서 고향 오산을 떠나 지난 30년간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산동성 치박(淄博)시에 이어 현재 터키의 유명한 국립 하제테페대학교 미술대학에 가있는 이유가 유목민 기질 때문이다. 동서양의 문화를 담고 있는 터키가 결국 실크로드의 정점 아닌가. 그곳에서 우리문화 막사발을 빚어 선보이니 정말 행복하다."

최근 완주군 삼례읍 구 역사에 막사발 미술관과 함께 장작가마도 만들었다. 철거위기에 있던 구삼례역사는 임정엽 군수의 깨어있는 문화의식으로인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됐다. 
15일부터는 '세계 막사발 장작가마 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방학이라 터키에서 달려온 제자들 10여명이 작가와 함께 막사발도 빚고 한국문화도 배우고 있다. 새로운 곳의 경험들은 모두 작품에 투영되는 것이니 이들 또한 김용문 작가처럼 노마디즘 창작자로 바뀔 것이다. 

"내가 죽어도 작품은 영원히"

지난해 8월, 수원 화성홍보관 전시장에서 있었던 '막사발과 지두문전'은 작가의 작품성향에 매료된 관람객들로 연일 붐볐었다. 그런데 딱 1년 만에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는 많이 다르다. 더 화려해지고 더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흡사 청나라 도자를 보는 듯 착각이 일 정도로 멋스럽다. 
아니, 모두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탐난다. 생활자기라지만 도저히 실생활에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라 거실에 안방에 거치해두고 오며가며 바라보고 싶은 콜렉션들이다. 

"내가 죽어도 내 고향은 여기다. 100년 아니, 200년이 지난 먼 훗날 누군가 나의 작품을 찾아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때문에 늘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 내고 그것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려 매일 애쓴다. 현재 이 도자에 나타나는 기법들, 이를테면 유약의 처리기법이라든지, 유리의 첨가나 색이 지두문과 함께 뒤섞이며 탄생된 작품들은 나만의 독창성을 드러낸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진화된 결과물이다."

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_2
김용문 작가, 시와 도자(陶瓷)의 행복한 동거_2

13년 전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막사발을 전시한 후, 이번에 다시 찾았다는 작가는 소중한 내 자식을 어루만지듯 흐뭇한 표정으로 작품들과 마주했다. 그러면서 21세기는 국경을 초월하는 문화예술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중심에 서야한다고 설파했다. 

* 카파도키아 단상 '김용문 개인전'
수원미술전시관 특별 기획전 전시실
2013. 8. 6(화)~ 18(일)

 

수원미술전시관, 막사발, 김용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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