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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 속이 모두 까맣게 타 버렸어요!”
생태교통추진단 이장영 시설팀장을 만나다
2013-08-02 11:41:07최종 업데이트 : 2013-08-02 11:41:07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옛길. 골목길과 구별이 되도록 마감재가 다르다
 
요즈음은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은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을 돌아보는 것이 짜여 진 일과인 듯하다. 어쩌다가 2~3일 돌아보지 못하면 그 안에 무슨 일이 많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생태교통에 관한 e-서포터즈의 책임을 맡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면 무엇이라고 해요. 연세가 있으신데, 아이들 틈에서 그런 것을 어떻게 하세요. 그리고 선생님은 글 전문가인데 애들하고 함께 하면 안 되죠."
 
발대식 날 만난 지역의 기자들이 하던 소리이다. 물론 서포터즈가 아닌 기자로서 행궁동을 돌아보고는 한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속내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이곳을 돌아보련다

올 여름에는 유난히 비도 많이 내리고, 비가 오지 않으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로 인해 많은 애를 먹었다. 이렇게 한 달 이상이 계속되는 이상 기온으로 인해,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공사도 제 날짜에 공기를 마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이다. 공사가 제대로 실행이 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정조로 가로수들이 아름답게 조형을 마쳤다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날, 시범지역을 한 바퀴 돌아보자면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돌아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만만치 않은 무게의 카메라까지 메고 있으니, 도저히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렇게 7월 한 달을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고, 이제 8월이 되었다. 앞으로 한 달 안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하는 추진단은 그만큼 속들이 탈 것만 같다.

"저희는 이미 속이 까맣게 타 버렸어요"

8월 첫째 날. 행궁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덥다 못해 온 몸이 끈끈하다. 하루에 옷을 두 번이나 갈아입어야 하고, 목물을 두 번 씩 해야만 한다. 하지만 달라져가는 정조로와 화서로 일대를 돌아보면서, 생태교통 수원2013은 성공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로수는 모두 4각형으로 조형을 마쳤다. 간판도 가리지 않고, 건물보다 높이 올라가지도 않았다. 주변 건물 높이와 비슷하게 조형을 한 가로수들이 먼 이국땅에 온 듯한 느낌이다.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에 들렀다. 안이 시끄럽다. 아직도 반대를 하고 있는 일부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더니 우르르 몰려나간다. 

"저희는 이미 속이 다 까맣게 탔어요. 그동안 숱하게 이런 일을 당하면서 살았죠. 저희들도 이렇게 속이 탔는데, 단장님은 오죽하시겠어요."

골목길에 화분을 만들어 놓으면 주민들이 꽃을 심는다고 한다
 
생태교통 추진단 이장영 시설팀장의 속이 탄 이유는?

민원인들과 대화를 하고 난 김병익 추진단장을 보며 하는 말이다. 이장영 시설팀장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물론 민원이죠. 민원이 발생하는 것이야 당연하죠. 오랜 기간 동안 공사를 계속하다가 보면, 주민들의 받는 피해가 발생하니까요. 그런데 저희들이 속을 끓는 이유는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 민원인들 때문이죠."

이장영 시설팀장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 나라도 속이 탈 것만 같다. 공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들을 마치 공사로 인한 피해인 듯 부풀려 보상을 요구 한다거나, 멀쩡한 담을 다시 쌓아달라고 요구를 하기도 한단다. 어떤 사람들은 집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을, 생태교통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면서 고쳐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비 많이 오고 날은 더운데 공기는 맞춰야 하는 저희들의 속이 얼마나 타겠습니까? 거기다가 하루에 몇 사람들이 찾아드는지도 모르게 찾아오는 민원인들로 인해, 정말 이젠 다 지쳤습니다. 그래도 저희들이야 좀 나은 편이죠. 저희는 현장으로 나가면 되니까요. 하지만 단장님은 일일이 민원인들과 대화를 해야 하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민원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민원 중에도 최상위 민원과 최하위 민원이 있다는 것.

담장을 허물어내고 녹지조성을 준비한다. 최상의 민원이라고
 
"민원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골목으로 난 담장을 헐 테니 녹지를 조성해 달라고 요구를 하시기도 하죠. 이런 분들이 바로 저희가 바라고 있는 최상의 민원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담장이 금이 갔으니 새로 쌓아 달라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다 파악을 해두었는데, 그때 이미 금이 가 있었던 집이죠. 이런 분들이 바로 최하위 민원입니다."

듣고 보니 생태교통을 성공시키기 위해 추진단이나 주변 분들의 고충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야 기껏 날이 덥다고 투덜대고, 비가 온다고 짜증을 부리지 않았던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은 죄스럽기도 하다. 이제 한 달이 남지 않은 '생태교통 수원2013'.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수원 시민 모두의 동참이 아쉬운 대목이다.

생태교통, 시설팀장, 이장영, 공사, 공기,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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