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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맥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안주 1천 원 하는 맥주 집 창업해 볼까?
2013-08-06 16:12:01최종 업데이트 : 2013-08-06 16:12: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놓고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세 그려..."
조선 중기 송강 정철이 지은 사설시조의 한 글귀다. 인생이란 허무한 것이니 죽기 전에 후회하지 말고 마음껏 술이나 마시자는 위안의 '권주가(勸酒歌)'다. 
조선시대 주당(酒黨)으로 알려진 손순효에게 성종이 은잔을 내리며 '석잔 이상 마시지 마라'고 명하니, 잔을 두들겨 크게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주당 중에 주당은 맞을 테다.

이런 말 하면 조금 쑥스럽지만 나 역시 주당에 속한다. 물론 단서가 있다. 도수가 높은 술은 절대로 못 마신다. '에이~ 그러면 술꾼은 아니지'라고 태클 거실분이 있을 게다. 
오직 막걸리와 호프(HOP) 맥주만 마신다. 일반 메이저급은 아니더라도 대략 급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마신다. 함께한 이들이 내 체구에 비해 마시는 양이 많은데 놀라 거의 쓰러진다.

그리하여 구역마다 단골집이 정해져 있다. 이집은 몇 시에 열어서 폐점은 몇 시인지, 안주는 무엇을 파는지, 이 정도 파악은 기본이다. 그래야 간단히 목마름을 해소하는 것으로 끝낼 것인지, 식사도 해결하면서 장시간을 앉아있을 것인지를 정하는 거다. 지역마다 1~2집은 꿰고 있으니 내가 현재 어디에 서있든 술집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여름, 생맥주의 계절이 돌아왔다!_1
여름, 생맥주의 계절이 돌아왔다!_1

드디어 맥주의 계절 여름이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맥주가 끌리는 계절이다. 특히나 차갑게 달궈진 유리잔에 담겨진 생맥주가 으뜸이다. 
전체의 아우라를 보기 전에 우선 밑바닥을 보라. 몽글몽글 기포를 뿜어내는 황금빛 돌풍은 상단에 크림색 거품을 만들며 스르르 요염하게 흘러내린다. 맥주에 거품이 일지 않으면 시각적으로도 맛이 없어 보인다. 시원하고 톡 쏘는 맛과 향이 목을 타고 내려가는 첫 한 모금은 정말 끝내주게 맛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저장 공법으로 숙성시키는 라거 비어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세계맥주 숍에서도 만나 볼 수 있듯 맛과 향이 다른 맥주들이 천차만별이다. 
주조법에 따라, 보관온도에 따라, 생산자에 따라 모두 다른 맛을 낸다. 그리하여 주변 애주가들은 우리나라 맥주가 싱겁고 밍밍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하는데 몇몇 기업이 독점한 결과라면서.

그러나 어떠랴! 맥주는 누구와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 그 맛이 결정되거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킨에 맥주라 부르는 '치맥 파티'로 많은 사람들과 왁자한 시간을 갖든, 아담하고 조용한 카페에 들러 마카다미아를 안주삼아 홀로 '원샷'을 하든, 쌀국수와 함께 그 나라 맥주를 탐미하든, 어디까지나 내 기분에 따라 달라지거늘. 

그러나 여행을 즐기는 난 지역마다 생산되는 맥주의 맛을 꼭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물론 주당들의 버릇처럼 아주 가끔은 정도를 벗어나면서 처음의 달달함은 이내 사라지고 취기 만땅 상태에 이르기도 하지만 그 나름의 철칙 속에서 잘 헤쳐 나간다. 주당들끼리의 보호막이랄까. 술의 세계는 늘 다변화가 도사리고 있는 법이니, 서로가 배려하는 거다.

나의 고등학교 친구 또한 맥주 애호가다. 그는 자주 광화문 인근 오래된 골목길을 찾아가는데 바로 노가리집이다. 왕 노가리나 쥐포 등 메뉴가 모두 한 개당 1천원이라 맥주3~4잔을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꽤 자주 찾는다고. 

노가리는 국민 술안주다. 주머니가 가벼울 땐 최고의 안주다. 나 또한 참 좋아하는 메뉴다. 요즘 수원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내가 직접 창업해 봐!'라는 꿈을 꾼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맥주 집 한번 알아볼까나!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오늘 비도오니 맥주마시기에 제격이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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