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밥 식사 후 조각전시회를 보다
2013-07-22 00:52:58최종 업데이트 : 2013-07-22 00:52:58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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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동안 시와 수필에대한 강의를 해주시던, 진순분 선생님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하자고, 친구가 제안을 하면서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의논을 해왔다. 연잎밥 식사 후 조각전시회를 보다_1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고난 후 다른 약속이 있는 선생님과 헤어져서 친구와 나는 오랜만에 행궁동에 있는 대안공간 '눈'을 찾아 가기로 했다. 일년전 친구를 따라 처음 행궁동 마을을 갔던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골목골목 보물이 나타나듯 예쁜 벽화들이 나타나는데 정신을 차릴수 없을정도로 황홀해서 한여름 뜨거운 태양볕에도 불구하고 이골목 저골목 한참을 돌아다녔다. 그때 가장 강렬하게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작품은 커다란 물고기가, 대문을 사이에두고 양 벽면까지 연결되서 그려진 금보여인숙의 물고기 그림이다. 요즘은 만나기 힘든 여인숙이라는 곳도 신기하고 그 여인숙을 이용해서 물고기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한 작가의 창의력도 참 기발하고 대단하다. 언젠가 내가 글을 쓰게되면 꼭 금보여인숙과 이 물고기 그림을 소재로 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연잎밥 식사 후 조각전시회를 보다_2 그날 나의 메모장에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한 날이라고 기록되어있다. 그렇게 황홀함 가득한 그곳을 그날이후로는 한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드디어 1년여만에 다시 찾게된 것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설레고 눈이 커진다. 대안공간으로 들어서니 마당의 싱싱한 초록 빛이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전시장에서는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쁘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약간은 어수선하면서도 휑한 전시장을 미리 둘러본다. 군데군데 조각품들이 자리를 잡고있는데 대나무로 만든 조각품이라고 하기에는 구부러짐이 아주 자연스러워서 살짝 만져보니 동파이프로 만든 작품이다. 연잎밥 식사 후 조각전시회를 보다_3 동으로 만들었는데도 꼭 대나무처럼 생긴게 신기했는데, 작품을 만들면서 용접한 선들을 일부러 지우지않고 그대로 둠으로써 나무의 옹이나 나이테처럼 마디마디 자신이 겪은일을 온몸에 새긴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번 전시작품의 작가는 안재홍 작가로 수많은 동파이프를 용접을 통해 입체화하면서 사람의 형상을 만든 것으로 작품의 제목은 '나를 본다'이다. 전시된 작품을 처음 봤을때의 느낌은 운동하는 사람을 표현한 것처럼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찬 느낌으로 내게 와닿는다. 작품을 설명해놓은 책자를 보니, 작가에게 조각은 어떤 특이한 형식과 내용 이전에 무엇보다도 작가자신을 되돌아보는 행위로 자신의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것들을 밖으로 끌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작품의 제목이 '나를 본다' 인가보다. 제대로 준비된 전시회는 아니었지만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미리 엿보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꽤 괜찮은 맛이 있다. 전시장을 나오니 찌는듯한 무더위로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연잎밥 식사 후 조각전시회를 보다_4 전시장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에서 시원한 팥빙수로 더위와 갈증을 달래며 이번에는 수다삼매경으로 빠져들어간다. 좋은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는, 음식맛보다 사람의 향기때문에 더욱 맛있는 식사로 기억되고. 지난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만난 아름다운 골목길은 늘 새롭게 변화하는 전시공간으로 인해 더욱 풍성해진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준 멋진 하루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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