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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아름다운 생명
2013-07-16 15:01:57최종 업데이트 : 2013-07-16 15:01:5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1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1

지리한 장맛비가 퍼붓다가 흩날리다 오락가락 하더니 오늘 아침출근길에는 제법 화창하게 밝아진다.
그러나 시원한 바람줄기 속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것이 또 언제 막 쏟아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그야말로 장마중이다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내리다 그쳤다 또 내리려고한다

해마다 이맘때쯤에는 친정가족들은 가족단합대회를 여름피서랑 겸사겸사
23일로 패션이나 콘도를 예약해서 다녀오곤 했었다.
금년에는 여름피서 피크파임을 조금 앞선 지난주 712~14일 강원도 정선 마운틴콘도로 예약해 두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6월 중순쯤 받고 몇 차례 상의전화를 했었는데 '주최위원장'인 6남매 막내이고 나의 유일한 동생에게 하는 불참의 통보는 기운 빠지고 사기저하시키는 정말 미안스러운 전달이었다

남편이 준비하던 시험도 있고 여름이란 땀 빠지는 이 계절을 받아 드려야하는 길목에서 불청객인 감기에게 묶여서
2주 동안 고생한 끝이라 기력이 소진되어 장거리 여행이 어려웠던 나는 금요일부터 휴일 내내 그냥 집에서 쉬어야했었다.

업무는 빈틈없이 철저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집안일은 기본적인 식생활만 겨우 해결하면서 보내는 가사에도 힘겨운 것은 아마도 반백의 꺾어진 나이 탓이라고 생각을 하니 마냥 씁씁해진다
.

장맛비속에서 죽은 듯이
12시간 정도 자리 보존하고 누워있었던 덕에 피로는 조금씩 회복되어갔다
주말에는 그간 밀린 빨래거리며 청소까지 마치고 나니 '계속될 장맛비가 괜찮을까?' 혼잣말로 하면서 시골에 홀로 계시는 팔순 시어머님이 걱정된다는 남편은 주말을 이용해서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을 우회적으로 두 차례 표현하더니 급기야 슬슬 차비를 하고 나서며 동행을 종용하며 꼭 가고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아직도 잔기침이 남아서 콜록거리고 어지럽기도 하고 한쪽 귀는 멍하니 상태가 엉망이구만.

아내의 불편스런 몸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님의 걱정이 앞서서 작은애보다 더 유치한 수법에 어쩔수 없이 승용차에 올라 빗길을 달려서 시골 어머님을 뵈러 갔었다.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은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번 갑작스런 시골행은 남편이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
3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말없이 멍하니 있다 도착했다. 
무탈하게 잘 지내고 계시던 어머님께서는 비오는 위험한 고속도로를  위험하게 왔다며 오히려 꾸중을 하시며 자식을 걱정하셨지만 아들을 보니 무척이나 반가우신듯하셨다.

사전에 계획도 없이 도착하니 준비한 것도 없고 다른 가족들도 없으니 막내아들과 그간에 일상적인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으시고 남편은 그래도 관심있게 듣고 있었다
.
모자간 궁금하셨던 것이랑 나누고 싶어셨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시간 잠시 밖으로 나섰다.

그친 비 사이에 말끔해진 시골은 매연속 도시의 공기에 비하면 정말이지 달콤했다
.
여름의 시골풍경을 돌아보려고 문 밖으로 나서며 초록으로 무성해진 큰길 옆 가로수의 넓적한 잎사귀에서 내렸던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냇가주변의 들판에서는 아주 작고 앙증스럽게 생긴 다람쥐 한마리가 나와서 돌아다녔다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2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2

멍했던 머리가 정화되는 듯한 시원한 느낌에서 잠시 내 몸이 평온함을 느끼고 있었다
.
단발머리 하얀 운동화 청색 책가방... 여고생이었던 시절이 떠올라 냇가 주변 둑방 길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그간 내린 비로 둑방이 넘칠 듯이 흙탕물이 힘차게 주변 갈대 습지잡초를 쓸면서 흘러가고 있었고 한 발치 앞에서 본 빨강 고추잠자리가 유년 시절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이런 저런 아름다운 자연과 어린 시절 추억 속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서니 창고 옆 비닐 하우스에서 계란을 꺼내오시던 어머님께서 귀한 보물을 찾은 듯 흐뭇해하시던 천진스런 모습에 웃음이 났다
.

언니들 가족과 동생네 가족들과 결혼한 조카들과 아직 학생인 조카들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단합대회를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은 금년 내내 계속 남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제대로 느끼거나 아름답게 보지 못했던 시골의 잔잔한 풍경들과 자연의 생명을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아서 돌아왔다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3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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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4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_4

내가 도취됐던 자연의 모습은 남편이 '
시골의 아름다운 생명'이란 이름으로 담아서 가져왔다.
상태가 말끔하게 호전되면 자연속의 아름다운 생명을 찾는 시골행을 계획해 보려고한다.

다람쥐, 고추잠자리, 토종닭 외에 불어난 냇가에서 볼 수 없었던 다슬기를 꼭 잡아 보고 싶다
.
내게 비타민 같은 생명력의 기운이 되는 자연속의 생명들을 직접 보면 행복한 엔돌핀이 마구 뿜어져 나올 것이다. 그때는 어머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이랑 시원한 옷도 미리 준비해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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