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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2013-07-03 08:57:39최종 업데이트 : 2013-07-03 08:57: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2박 3일 부산여행 중 만난 휴식같은 장소가 있었다. 바로 동래온천이다. 
부산의 동래온천은 1500년전부터 솟은 온천물로 효능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과거에는 신혼 여행지로도 각광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온천장 역에서 내려 온천단지로 들어가니 죄다 여관, 모텔, 호텔, 목욕탕 등이다.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1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1
 
부산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전철 하루 이용권 4천원짜리 패스를 사면 하루종일 어떤 역에서 내리고 타도 된다는 것이다. 단 버스 환승은 되지 않는다. 
전철을 이용하여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많기에 첫날 부산역에서 4천원 패스를 사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다리도 아프고, 지칠 무렵 '온천장 역' 의 동래온천에 무료 노천온천이 있음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노천온천, 과연 어떤 곳일까 궁금증에 찾아갔다. 

온천장 역에서 10분정도 걸어서 '스파토피아'라는 노천탕을 찾았다. 발을 한번 씻고 탕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사실 관광객들을 위한 노천탕이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죄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그래도 가운데 끼여들어서 족욕을 했다. 

온천물이 상당히 뜨겁다. 약 58도 정도 된다고 한다. 수천년전부터 온천수가 솟아올라 아직도 마음껏 퍼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10분 정도만 족욕을 해도 발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듯하다. 그리고 20분 정도 앉아있으니 온몸에서 땀까지 난다. 동네 어르신들은 이곳이 거의 놀이터처럼, 만남의 장소처럼 이용되는 것 같다. 족욕을 했다가 다시 나가서 쉬었다가 또 들어오시고 하는 식이다. 

동래온천은 전국 6대 온천에 손꼽힌다. 동래온천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상처입은 학이 몸을 담갔다가 몸이 나아서 날아가는 모습을 한 노인이 보았다. 그래서 노인 역시 자신의 아픈 다리를 온천물에 씻었더니 두 발로 걷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백학의 전설'이라고 한다. 

동래온천은 약알칼리 온천수로 피부병, 관절염,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동래온천에만 해도 수십군데의 온천장이 있다. 크고 작은 시설들이 많기에 편리한 곳에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노천 온천에서 족욕만 하는 것으로도 무료로 온천을 즐길 수가 있어서 좋다.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2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2

동래온천의 노천탕을 보면서 지역의 자원을 잘 활용한 관광상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래온천은 사실 1910년대 일본인에 의해 개발이 되어서 온천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1970년대에는 전국적인 관광지로 각광받았고, 1980년대에는 온천지구로 지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새로운 상업지구, 관광자원이 개발됨에 따라 동래온천은 시들해졌다. 더 이상 신혼여행을 온천으로 가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관광지로서의 고유성은 떨어지나 구도심의 편안함과 오래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낡은 무언가가 있다. 

부산여행하면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시장, 남포동 등 시내 및 해변가 위주를 찾는다. 동래 지역이 약간 외곽이기도 하여 시간이 없는 관광객들은 부산역 가까운 곳에서만 볼 거리를 찾는다. 하지만 동래온천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동래온천 옆에는 금정산과 금정산성이 있다. 케이블카도 운행하는 높은 산이다. 또 범어사와 이주홍문학관, 부산민속예술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등 문화적인 컨텐트가 탄탄한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해운대로만 인파가 몰리고 동래는 사람들이 흔히 찾지 않는 지역이 된 듯하다. 

이번 부산여행에서 물론 해운대, 광안리, 송정 해수욕장 일대를 다 돌았지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곳은 바로 동래온천이다. 동네 노인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었던 노천탕, 그곳에서 주민들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또 동래시장의 1천원, 2천원의 값싸고 맛있었던 음식들이 인상적이다. 
금정산, 금정공원의 숲길, 부산 시내가 다 보일 정도의 놀라운 경관을 자랑하는 케이블카 등 놀 거리도 많았다. 모두 다 온천장 여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들이었다.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3
부산동래온천에서 수원을 생각하다 _3

수원에도 동래온천과 같은 구 도심의 향수를 느낄만한 곳이 있는가? 
바로 지동시장, 행궁동 일대다. 지동시장의 벽화골목과 전통시장,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은 더없이 탄탄한 관광요소다.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옛 것과 지금의 것을 조화롭게 만들어낸 감성적인 것들이다. 무조건 화려하고 현대적인 것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신도시의 깔끔하고 정제된 느낌보다는 오래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옛날 것의 편안함을 원한다. 

동래온천의 노천탕처럼 주민들과 혹은 관광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지역의 '무언'가가 생겨나면 사람들의 발길을 끌지 않을까 생각했다. 부산 여행에서도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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