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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속에 찾아간 칠보산자락
2013-07-01 12:36:50최종 업데이트 : 2013-07-01 12:36:5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등줄기에도 땀이 흐른다. 여름에 더운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건만 더워도 너무 덥다. 
이런 날은 선풍기 틀어놓고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보낼까? 아니면 이열치열 밖으로 나가서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하다가 가까운 곳인 칠보산으로 삼림욕을 하러 떠나보기로 했다. 사실 더운 날씨에 집에서 자리를 떨고 일어난다는 것은 조금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더위 속에 찾아간 칠보산자락_1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칠보산자락

칠보산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1코스를 이용해서 다니던 길이 내겐 익숙해서 좋다. 이번에도 이 길을 이용해서 칠보산 자락으로 걸음을 옮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뒷동산 수준이겠지만 내게는 각오를 하고 올라가야하는 등반코스인 것이다. 집을 나서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산자락에 들어선 순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연한 연두색 잎사귀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이 가슴에 떨림을 일으킨다. 진한 초록빛으로 물든 신록의 물결은 마음에 안정과 함께 평강의 에너지를 부어주는 듯하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분들의 모습이 줄줄이 이어진다. 가벼운 옷차림을 한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완전무장에 눈만 보이는 차림을 한 등산객들도 많이 보인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서 들려오는 노래를 따라 커다란 소리로 부르다가 눈이 마주치자 슬쩍 소리가 줄어든다. 저만치 서로의 거리가 멀어질 때쯤에는 톤이 다시 올라가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내려가는 등산객의 뒷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더위 속에 찾아간 칠보산자락_2
칠보산에서 만난 둘레길 표시가 반갑다.

노부부가 함께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나이 들어감에 확실한 말동무이자 동반자로써 의지가 되고 외로움을 막아주는 동력자임이 배우자가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늘이 되어주는 하늘높이 치솟은 나무들 사이로 여러 모양의 구름과 하늘을 보게 된다. 평상시에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산길을 걷다보니 새소리에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땀을 닦기 위해 잠깐 멈추었을 때에도 하늘 한 번 올려다보게 된다. 잠깐 잠깐 멈추는 순간에도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연스레 하늘 한 번 올려다보게 된다. 여유와 돌아봄이 한꺼번에 생기는듯하다.

정자에서 잠깐 한 숨 돌리려는데 귀에 익은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같은 동네에 사는 지인이 일행과 함께 칠보산을 찾은 것이다. 뜻하지 않게 만나니 더 반가움이 컸다. 지인이 깎아주는 참외를 통째로 들고서 산위에서 먹는 맛은 꿀맛이었다.

더위 속에 찾아간 칠보산자락_3
산딸기의 모습도 반가움에 눈길을 잡는다.

곳곳마다 벚나무에서 떨어진 버찌로 인해서 길가는 검은 색 물감을 칠한듯하다. 벚나무에는 색 색깔의 버찌가 눈길을 끈다. 노랗고 빨갛고 검은 것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한 아름 구슬을 달아 놓은듯하다.
산길을 살피면서 걷다보면 앙증맞은 키에 빨갛게 볼을 붉히고 있는 산딸기를 만날 수가 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카메라에 담아본다. 

내려오는 길에 물소리가 들려온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서니 계곡사이로 졸졸졸 제법 물이 흘려서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옮기게 만든다.
양말을 벗고 자리를 잡고서 앉아서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다음에는 책이라도 한 권 들고 와서 읽고 가면 그만이겠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더운 날씨에 산행까지 하다 보니 땀이 온통 눈이고 볼이고 사정없이 흘러내리고 볼은 빨갛게 달아 있었지만 몸이 힘든 만큼 답답한 가슴은 시원스레 뻥 뚫리는 효과를 느낄 수가 있었다.

더위 속에 찾아간 칠보산자락_4
흐르는 물에 발을 담가보는 사람들

수원의 둘레길이라는 명칭을 이곳에서도 만날 수가 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코스에도 발 도장을 찍어서 칠보산 완전 정복에 나서봐야겠다. 산행의 끝은 뿌듯함 홀가분함 그리고 상쾌 유쾌 통쾌이다.
우선 나서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의 바쁜 삶속에서 느림의 미학에 빠져서 천천히 숲길을 걷다보면 눈에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편안함과 자유를 느끼는 만큼 가장 자연스러운 나와의 만남도 가져볼 수 있는 곳으로의 출발 가까이 있는 산길로 슬쩍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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