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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
2013-07-01 13:40:09최종 업데이트 : 2013-07-01 13:40: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연일 폭염으로 야외활동하기 정말 힘든 날들의 연속이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몸을 움직이는 순간 몽글몽글 배어있던 땀이 주르르 흐를 정도다. 
우리 조상들의 놀이에서도 알 수 있듯 그저 더울 땐 계곡이나 냇가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탁족이 최고다. 그리하여 가벼운 차림새와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자연을 찾아 나선다. 두발에 의지한 채 느리게 아주 느리게 걷는 거다.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4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4

지난 4월 말 개통하여 수원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서 명품길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를 찾았다. 그동안 매번 입구에서 마음으로만 돌아보곤 했던 길이다. 이번엔 제대로 한 바퀴 돌기로 한다. 제방 저수지 길도 데크로 쫙 깔렸으니 그 감흥을 느껴보기로 했다. 

반딧불이 화장실에 도착한 시각 오후2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이다. 답답한 도시와 여름더위를 탈출하려고 떠난 길이었으니 햇살을 피해 산기슭 오솔길로 들어선다. 저수지와 광교산 능선길, 채마밭 등을 만난 후 제방 수변로 데크 길로 돌아오는 한바퀴 완전코스다.

시작부터 더위가 목에 걸린다. 지난번 장마에 대비해 많은 양을 수원천으로 방류해서 그런지 저수지 물이 적어 더 덥게 느껴진다. 
빨리 이곳을 피해 선선한 산기슭으로 들어서자는 심정으로 방죽 길을 재촉하는데 제방에 핀 노랑꽃과 흰 망초 꽃, 패랭이꽃 등 들꽃이 사방천지에서 웃는다. 아, 더위를 잠시 잊을 만큼 황홀하다.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1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1

이제부터 저수지와 광교산 줄기를 동시에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어찌나 잘 가꿔진 길인지, 걷는데 힘이 하나도 안 든다. 시(市)의 배려가 돋보이는 낙석방지 그물망이라든지, 촘촘한 목책도 튼실하고, 토질이 나쁜 바닥엔 굻은 오랏줄로 엮은 흙카펫이 연속으로 깔려있다. 맨발이나 슬리퍼를 끌면서 느긋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쉬운 산책로다.

"제주 올레길이 부럽지 않네요. 여기가 정말 명품길이네요."
"어머 저기 좀 봐! 잉어야 뭐야. 엄청 큰 물고기들이 천지네."
"와~ 저기 쌈 채소 좀 보세요. 아이~ 빨리 따서 먹어야 하는데..."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2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2

수변산책로 길은 별천지였다. 호수와 산과 들은 자연 놀이동산으로서 '걷다가 쉬고, 잠시 졸기도 하는' 곳곳의 나무그늘 자연텐트는 사색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했다. 
여기가 바로 무릉(武陵)이다. 정자에 둘러앉아 쉬는 사람들, 간이목침대에서 잠시 잠을 청하는 사람들, 목을 길게 뺀 채 먹이를 구하는 백로와 왜가리,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자연이 된다.

산기슭 오솔길에서 산뜻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 후 이제부턴 제방 저수지 데크 길이다. 
수변 산책로의 심벌마크로 떠오른 다리를 건너니 한적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6월 녹색정원 안에서 나무에 걸터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과 색소폰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다. 
숨은 보석 하나를 찾은 기쁨으로 한참이나 색소폰 연주자들 앞에서 서성인다. 

아직 해는 중천이다. 그렇지만 새로 조성된 길을 포기하고 버스를 탈 수는 없는 법이다. 푸들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부부와 함께 잠시 이런저런 세상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일어선다. 데크 길! 이길 또한 수원시의 섬세한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테마 산책로라 그런지 전망대며 목교가 군데군데 세워져 수변로의 풍광을 적절히 감상하기에 알맞게 조성됐다.

한참을 걷다 '아이스겟키'란 나무토막 간판과 마주한다. 옛 추억을 떠올린 것인지 몸이 절로 다가선다. 그 당시엔 우유란 것이 없었으니 그냥 물에다 식용색소를 넣어 얼린 얼음과자였다. 그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이스케키' 한 개에 천원 이란다. 
아이스크림 박스 옆엔 서 너 개의 빈 캔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로의 아저씨는 더위에 무료한지 손님을 기다리며 맥주를 마시고 계신 듯했다.
'어휴, 실제로 아이스크림 판 수입보다 더 마시지는 않으셨는지...'란 생각을 하면서 아저씨와 살짝 눈인사를 하고 종착지를 향해 다시 걷는다.

아이스케키는 100미터도 가지 않아 물이 뚝뚝 떨어져 발이며 손에 모두 흔적으로 남는다. 아저씨의 삶의 고단함을 나타내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빌며 출발지인 반딧불이 화장실로 향한다. 제방 길 건너편으로 양봉농가도 보이고, 연꽃을 분양한다는 농가도 보인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학습장도 있다. 걸어도 그냥 걷는 것은 재미가 없다.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자연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학습대상이라 예사롭지 않게 본다.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3
광교 수변산책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네!_3

모두가 풍요롭게 보일 즈음 드디어 반딧불이 화장실 앞이다.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족하겠지만 느릿느릿 쉬며 걸었더니 족히 두 시간은 더 걸린 듯하다.

'광교산 사랑 흙 나르기'란 표어를 내건 트럭에서 검은 흙봉지 수 백 개가 내려진다. 수원의 진산 광교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행사가 있는가보다. 그날 봉지에 담겨진 흙은 광교산 곳곳에 뿌려져 산의 생명이 될 것이다. 주말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가 나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준 것처럼. 
아직 이곳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지금 바로 가보시라! 이곳이야 말로 '명품중의 명품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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