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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키우기 재미있어요
공사장에서 얻은 상추 모종
2013-06-28 22:34:37최종 업데이트 : 2013-06-28 22:34:37 작성자 : 시민기자   심현자

지난해에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었다. 커다란 화분과 포장용으로 사용하던 스치로폴 사각 박스를 이용해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심었는데 어쩐지 수확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자연 텃밭에서 채소 농사를 지을 때는 많은 수확을 해 이웃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그런데 베란다에서 하는 농사는 잘 되지 않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짓는 농사는 창문 안에 설치되었기 때문에 햇볕을 받는 량이 부족해서 인지 웃자라기는 잘하는데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다.

채소 키우기 재미있어요_1
채소 키우기 재미있어요_1

베란다 텃밭 농사에 실패하고 금년에는 채소를 심으려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흙만 가득한 화분에서 상추 한 포기가 자라나고 있었다. 상추가 자라는 것을 보니 화분에 채소를 심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화분에 혼자서 자라는 상추는 지난해 뿌렸던 씨앗이 발아 되지 않고 있다 한해가 지난 금년에 싹을 틔워 자라난 것이다. 상추 씨앗이 땅속에 묻혀 싹을 틔우지 않고 있으면 썩을 것인데 1년이라는 세월을 땅속에서 견디다 싹을 틔운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상추 잎은 밥상에 올라갈 정도로 자라 수확을 했다. 수확이라야 3개의 잎을 딴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가게에서 구입해 온 상추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자라는 것을 보고 직접 수확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상추가 자라는 것을 본 남편도 빈 화분에 채소를 심어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광교산 등산을 갔다 오더니 상추 모종이 많이 자라는 곳을 알고 있으니 상추 모종을 캐러 같이 가자고 했다. 남편의 말에 주인 있는 상추를 뽑아 오면 절도인데 무슨 말을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공사장에서 자라는 것이니 절도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채소 키우기 재미있어요_2
채소 키우기 재미있어요_2

상추 모종은 광교신도시의 공사장에서 자라고 있다고 한다. 상추가 자라는 곳은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에는 분명 상추 농장이었을 것이다. 상추는 잎을 따 먹는 채소이기도 하지만 생명이 있는 식물로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를 수확해 다음해 심으면 새싹이 자라게 된다. 상추는 한 해 살이 식물이다. 공사장에 아무렇게 자라고 있다는 상추는 분명 주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상추 모종을 캐러 가는데 따라 가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등산 가방에 꽃삽을 챙겨 상추 모종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상추 모종이 있던 곳에는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 있었고, 상추 모종은 사라지고 없었다. 남편은 저곳에 엄청 많은 상추 모종이 있었는데 아깝다. 아마도 30포기 이상으로 크기도 적당했는데, 며칠만 일찍 올 것을 하며 아쉬워했다. 

상추 모종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서려는데 공사장 언덕에 어린 상추 모종이 보였다. 아직은 어려 한 두 잎 나와 있는 붉은 꽃상추이다. 아직은 어리지만 8포기나 되었다. 가지고 간 꽃삽으로 뿌리가 상하지 않게 깊게 흙을 떠 비닐에 담았다. 

집으로 돌아와 상추를 화분에 심고 물을 주었다. 베란다 화분에 심어진 상추는 3일이 지나자 한포기가 녹아 내렸고 나머지 7포기는 뿌리를 잘 내린 것 같다. 상추가 잘 자라도록 물을 적당량 주며 보살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분명 모종은 적상추(붉은 상추)였는데 자라면서 잎이 푸른 청상추로 자라는 것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상추와 부추가 심어져 있다. 식물을 기르는 일은 참으로 재미가 있다. 가정집이나 사무실에 식물 화분은 몇 개씩은 있다. 화분의 식물이 말라죽지 않게 물을 주고 많은 정성을 쏟는다. 꽃을 키우는 것도 재미있지만 채소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보면 탐스럽다. 이것이 바로 채소를 키우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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