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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라곳에서 일상을 생각한다.
떠나간 사람 나는 그 자리에서 사색을 그린다.
2013-06-19 10:54:17최종 업데이트 : 2013-06-19 10:54:1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다시 간 길, 두고 온 미련은 없다. 언제나 사람들은 오고 가고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일상의 날처럼 삶과 죽음도 먼 궤적 속에서 그런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일찍이 성자로 불리는 사람들, 깨달은 사람들이 먼저 그런 일들을 현실처럼 바라본 사람들은 아닐까?

파수파티를 다시 들러서 오래된 왕국이었던 파턴을 지났다
. 짧은 여행 시간에 볼 곳은 많고, 발길을 붙잡는 흔적들도 많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이 모두가 급행열차를 탄 여행자처럼 보여 마음이 안타깝다. 여행지에서 조차 시간을 재촉해야하는 삶, 참 버거운 일이다

다시 벅터푸르를 지난다
. 오늘은 한가한 시간을 숙소로 정한 나가라곳(1920미터) 정상에서나 맛 볼 수 있을 듯하다. 쉬어가는 정원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은 히말라야 산군이 가장 가깝게 많이 바라볼 수 있는 명소 중 하나며 카트만두에서 한 시간 삼십 분 거리다
날씨가 우중충하다. 기대 충만이다. 구름이 깊이 잠드는 날이면 히말라야는 자신의 위용을 마음껏 드러낸다. 여유롭게 오후 4시가 지난 시간에 도착했다. 짐을 정리하고 1박의 여유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나가라곳에서 일상을 생각한다._1
파수파티의 성자! 종일토록 경을 읽고 살다가 금방간 이승의 사람들에 영혼을 타들어간 육신을 호흡하며 돌처럼 앉아 있다. 그는 과연 어느 경지에 다다른 것일까?

나가라곳에서 일상을 생각한다._4
길가에서 만난 아이들의 맑고 밝은 나마스떼~! 낯선 길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인사처럼 고마운 일도 없다.

멀리 보는 풍경도 좋지만 발아래로 펼쳐지는 산마을 풍경도 장관이다. 가끔은 구름이 가려 마치 천상에 유영하고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곳이다. 흐릿한 날씨에 우리는 인근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맑은 공기에 바람도 부드럽게 불어준다. 상쾌한 날의 아침처럼 선선하고 맑은 공기가 뺨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이제 나가라곳에도 조각을 해서 생계를 이어가려는 조각가도 나타났다
. 네팔 사람들은 자신들이 신으로 추앙하는 각종 신들을 탈 조각을 해서 판매하고 있다
나무 조각은 친근감도 있고 사람은 사람의 모양을 한 신에 호감을 갖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2~3년 사이 가게가 세 곳으로 늘었다. 한 사람이 두 군데 장소를 잡고 장사하고 있었다. 나는 손님이 관심을 보여 비교적 값싸고 친근감 있는 나무 탈 조각을 샀다

나가라곳에서 일상을 생각한다._3
나가라곳에서는 가끔 영화 촬영이 있다. 카트만두와 가까운 명소이니 촬영하기 좋은 장소인 듯하다. 붉은 깃발이 줄지어섰다. 오토바이도 함께

나가라곳에서 일상을 생각한다._2
일상을 살아가는 조각가, 그가 하는 일이 앞서 경을 읽는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한다. 많은 도구(연장)들이 그를 지켜주고 있다.

잠시 후 우리는 지금 네팔 찌아를 마시려고 인근을 산책 중이라 했더니 그가 자신의 집으로 안내한다
. 그가 안내한 곳은 작은 찌아 가게였다. 차도 팔고 맥주 등 간단한 주점처럼 보였다. 곧 심심해빠니(보슬비나 가랑비의 네팔어)가 내렸다
높은 산 위에 작은 찌아 가게에서 맛보는 운치가 있다. 그 운치를 더해주는 양철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천하일품이다

이런 작은 일도 매우 기분 좋은 행운이란 생각을 한다

찌아를 마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늦은 오후 시간일수록 히말라야가 모습을 나타내기 쉬운 시간이다. 기대를 달고 살아가는 삶이다. 우리의 일상도 히말라야를 보려는 마음처럼 하나의 꿈들은 갖고 살아가는 것이리라. 히말라야를 보는 것이 꿈인 여행객이나 일상에서 꿈을 꾸는 자신의 삶이나 모두 한 얼굴일 것이라 생각이 불현 듯 머리를 스쳐간다.

꿈꾸는 사람이여
, 살아있어 꿈꾸는 모든 것들을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오늘의 삶도 경이롭게 살아가기를......,

나가라곳, 조각가, 탈조각, 벅터푸르, 인생, 파턴,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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