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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떡밥을 다 가져갔을까?
처음 해 본 야간 민물낚시
2013-06-15 16:31:54최종 업데이트 : 2013-06-15 16:31:5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한 때 주말과부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일부 낚시광이 낚시에 빠져 주말을 아내와 함께 해야 하는데 혼자서 취미생활 즐기느라고 아내를 짜증나게 했던 것이다. 낚시, 정말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을까? 아내를 잊을 만큼?

어제 밤 처음으로 낚시를 해보았다. 수원에서 저녁 먹고 7시 경 출발하여 팔탄면 동방저수지에 도착하였다. 일행이 미리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망을 보여 주는데 이미 잡은 붕어만 30여 마리 된다. 두 명이 낮부터 잡은 것이다.

시민기자는 낚시에 대하여 모른다. 취미도 아니고 하여 해 본 적이 없다. 구태어 기억에서 찾아내면 1983년 모 초교 동학년 선생님들과 친목도모 나들이로 간 화성 어느 저수지. 낚시를 조금 잘 하는 동료가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고 장담했는데 잡히지 않아 그만 두고 말았다. 그리고 끝이다.

선발대 두 명이 낚시를 하는데 차이가 크게 난다. 한 분은 넣기가 무섭게 붕어를 낚아 올린다. 한 분은 낚시대 길이도 길고 장비를 제대로 갖추었는데 한가하다. 지금 어망에 있는 물고기 한 분이 거의 다 잡은 것이다. 필자도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초보라 길이가 짧은 여성용 낚시대다.

누가 내 떡밥을 다 가져갔을까?_1
처음 해 본 야간 민물낚시. 아직 낚시의 묘미를 모른다.

낚시 바늘 두 개에 떡밥을 매단다. 그리고 저수지에 던진다. 잠시 후 찌를 응시한다. 찌는 별 움직임이 없다. 물밖으로 꺼내 보니 벌써 미끼를 따 먹었다. 이게 초보라는 증거다. 이렇게 실패를 거듭한 후 겨우 두 마리 잡았다. 손바닥 크기 반만하다. 물고기가 낚시대에 끌려오는 느낌이 다르다.

낚시의 묘미에 대해 물었다. 기다림이다. 타이밍이다. 세상 번뇌를 잊고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한다. 한 분은 동료를 위해 떡밥을 부지런히 개어 놓는다. 콩알 만큼 떼어 바늘에 매다는데 그것이 금방 없어진다. 그 분의 독백이다. "열 번 던져 세 번만 잡았으면…" 희망사항을 이야기 한다.

선발대와 저녁 식사 후 다시 좌대에 앉았다. 선배가 외친다. "누가 떡밥 다 가져갔지?" 응답이 없다. 누가 가져갔을까? 이웃 낚시꾼? 그런데 우리 말고는 사람이 별로 없다. 답이 나왔다. 호수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고양이다. 동물성 미끼는 고양이 저녁밥이었던 것이다. 떡밥은 그릇 가장자리에 조금 남았다.

이제 야간낚시 시작이다. 그런데 낚시대 3개가 모두 한가하다. 입질이 없거나 그냥 놓치고 마는 것이다. 낮에 그렇게 바삐 움직이던 분도 하품이다. 멀리 저수지 위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귀를 울릴 뿐이다. 낮에 잡은 것 이외에 더 보탠 것이 없다.

초보인 기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인푸트(input)와 아웃푸트(output)를 계산해 본다. 떡밥 두 개씩 매단 것이 30개 내지는 40개다. 60개에서 80개를 달았다. 낮에 잡은 것 두 마리, 야간에 잡은 것 두 마리. 총 4마리다. 야간엔 손바닥만한 떡붕어를 잡았다. 초보치고는 큰 수확이라고 격려한다. 그러나 실속이 별로다. 물고기에 떡밥만 선물한 것이다.

낚시 의자가 불편한 지, 장시간 앉아 있어 그런지 허리에 통증이 온다. 이 곳 낚시료는 1인당 1만 5천원이다. 방갈로 1박하는 비용은 4만원. 닭도리탕 저녁식사값, 그리고 반주. 4명일 경우, 금방 10만원이 넘는다. 일행은 웃으면서 "모텔 1박도 4만원인데 3만원으로 해 달라"고 말한다.

야간 민물낚시를 몇 시간 체험했다. 바람 쐬러 잠시 동안이나 즐길까 1박하며 새벽에까지 할 맘이 별로 없다. 몸이 피곤하여 다음 날 일정에 지장이 있다. 
첫술에 배부르지야 않겠지만  아직 낚시의 묘미에 빠지지 않았다. 물고기 말고 다른 어떤 정신적 소득을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정 쯤 저수지를 빠져 나왔다. 수원에 도착하니 새벽 1시. 이부자리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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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낚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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