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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이 슬프다
오랜 시간 문화재 답사, 마음 아픈 사연들
2013-06-11 07:56:16최종 업데이트 : 2013-06-11 07:56:16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문화재는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이 슬프다_1
보물 제14호 수원 창성사지 진각국사비
 
문화재를 답사하기 시작한 지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다. 그간 숱하게 많은 문화재를 만났고, 그 문화재에 대한 기사를 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아마 이제 겨우 발걸음을 땐 초보에 불과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만큼 문화재는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내가 문화재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깨달아 전국을 다니면서 만난 문화재들이다. 혼자만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워,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겠다고 쓰기 시작한 기사가 꽤나 쌓였다. 그러나 아직 돌아볼 문화재가 너무 많다는 것을 느낀다. 한 마디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한 가지 원이 있다면, 이제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문화재를 찾아보고 글을 쓰는 데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마음이 아플 뿐이다. 소중한 우리문화재에 대한 소개와 땀을 흘리며 찾아보기. 정말 누군가 이 일을 계속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화재는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이 슬프다_2
수원시 향토유적 제13호 동래정씨 약사불
 
우리 문화재 담당자들 대오 각성이 필요해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 답사를 하다가 보면, 어느 때는 정말 미운 사람들이 생긴다. 각 지자체마다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고, 그 부서에는 문화재만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있다. 하지만 그러면 무엇을 할 것인가? 문화재를 찾다가 미쳐 소재지를 찾지 못해 전화라도 걸면, 담당자라는 사람들이 그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한 마디로 자신이 담당자인데도 그곳을 제대로 둘러보지 않았다는 소리가 된다. 즉 혈세로 배를 불리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들이 어찌 문화재 담당자라고 낯을 들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엉뚱한 장소, 잘못된 길 안내,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담당자들. 이런 사람들과 통화를 하다가 보면, 정말 천불이 난다. 
문화재란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우리 선조들의 소중한 예술혼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태어난 곳이 아니라고, 혹은 내가 믿는 종교와 무관하다고 도외시한다고 하면, 그런 사람들에게 지역의 주민들이 낸 혈세를 퍼 주어야 할 것인지?   

문화재는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이 슬프다_3
수원 향토유적 제4호 창성사지 우물터
 
문화재 담당자는 그 지역사람이 맡아야

항상 느끼는 생각이다. 지역의 문화재 담당자 중에 지역의 문화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거의가 그 지역의 사람들이 아니다. 한 마디로 애향심이 고갈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다가 보니 그 지역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문화재를 맡겨놓으면 어떻게 될까? 제대로 된 길 안내판조차 세우지 않은 문화재. 찢겨져 너덜거리는 문화재 안내판. 글이 지워져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안내판.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사람들이 맡고 있는 문화재의 현실이다. 하기에 난 고집스럽게 문화재 담당자는 그 고장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사 학위가 없으면 어떠랴, 조금 부족한 듯 모르면 어떠랴. 자신이 태어난 고장이라면 조금 더 애착을 갖고 문화재를 둘러볼 것이란 생각이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문화재 답사를 하면서 참 마음 아픈 일이 많았다. 문화재 주변에 쌓인 쓰레기와 수북한 담배꽁초. 심지어는 문화재 안내판에 기대어 놓은 TV안테나와 묶어 놓은 개집.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문화재는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이 슬프다_4
중요민속문화재 제123호 수원 광주이씨 월곡댁
 
이제는 그런 생각도 접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이야기만 나오면 열을 올리고는 한다. 사람들이 소중하게 보전해야 할 문화재. 문화재도 많고 갈 곳도 많은데, 이제 나이가 들어 시간이 부족함이 한없이 슬프다. 누군가 이 답사 길을 이어갔으면...(사진은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문화재, 답사, 보존, 가슴 아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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