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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일상으로 다시 험한 길을 달리다
치트완사람들의 축제는 성대한 결혼식
2013-06-11 10:35:04최종 업데이트 : 2013-06-11 10:35: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인간은 타고난 야생성이 있다. 거친 코끼리를 조련한 것도 인간이다. 
거친 정글 속에서도 유유히 코끼리 무동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정글을 체험하고 정글을 빠져 나오는 길에 늑대 부부를 만났다. 
우리는 일상에서 늑대하면 두려움을 갖기 십상이다. 그런데 거꾸로 늑대가 우리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어쩌면 야생이 우리를 살려온 이유일 것이다.

한 시간 정도 코끼리 무동을 타고 정글을 다녀온 후,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쳤다. 롯지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곧 카트만두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한 마을을 지나는데 트렉터에 버스에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사람들이 넘쳐났다. 사람이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곳이라면 덕지덕지 붙은 모기떼처럼 자리를 잡았다. 정원의 세 배는 되는 듯한 사람들이다. 기사에게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아마 인근에 결혼식에 가는 듯하다는 것이다. 

정글에서 일상으로 다시 험한 길을 달리다_1
늑대 부부의 외출이다. 코끼리 무동을 탄 사람들의 출현에 경계 태세다.

정글에서 일상으로 다시 험한 길을 달리다_2
치트완의 결혼식 행렬은 버스의 지붕을 가득 채웠다. 아슬아슬하게 보는 우리와 달리 그들은 즐거웠다.

치트완은 네팔의 중요한 농업 생산기지다. 광활한 영토에 비옥한 토지가 있다. 그러니 사람들의 살림살이도 비교적 여유롭다. 
그렇다고 우리네처럼 호화로운 가전제품을 들여놓고 살 수 있는 여유가 아니다. 먹고 사는 일에 비교적 안정적인 사람들이란 뜻이다. 사람의 사는 일에 먹고 사는 일이 해결되면 많은 부분에 여유를 갖는 것 같다. 

카트만두에서 다섯 시간 이상 걸리는 시골에서 이렇다 할 축제가 없으니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지는 듯하다. 사실 네팔의 결혼식은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시골에서는 한 달은 걸린다. 마음 같아서는 저들의 결혼식에 동행하고 싶었다. 사람 사는 곳 어디를 가나 남녀가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일은 호화롭고 신명을 내는 일이다. 

우주의 질서를 찾아가는 일이라서 그런 것일까? 네팔 남부에서는 벌써 밀농사를 마치고 여유를 찾은 때다. 우리네 시골의 오뉴월처럼 밀과 보리, 유채, 메밀 수확을 마친 후 한가로운 결혼식 나들이를 가는 것이다. 
달리고 달린 짚차가 치트완 카트만두 노선의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사진 속에서 보는 것처럼 산비탈의 험한 길이 유일한 고속도로라는 곳이다. 시속 60km 전후로 달리는 고속도로다. 때로 멈춰 서서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정글에서 일상으로 다시 험한 길을 달리다_3
카트만두 치트완 고속도로다. 산 비탈에 의지한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60KM다. 그러나 실제는 그보다 더 느린 속도로 달려야 한다.

정글에서 일상으로 다시 험한 길을 달리다_4
한 소녀가 외줄을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아슬아슬한 길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다딩의 한 네팔인 이주노동자 집에 점심을 예약했다. 지나가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 보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집에 들려 한국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한국에서 오신 손님에게는 가정식을 선물하는 것이다. 일거양득이다. 얼마 전 소개한 바 있는 수원에서 인연을 맺은 치링 타망네 집이다. 

길을 달리는 짚차에서 아슬아슬한 네팔인들이 삶이 보인다. 계곡과 계곡을 건너는 교통수단들이다. 쇠줄을 이용해서 강을 건너고 계곡을 건너 오가는 모습이다. 
한 소녀의 외줄 타고 강을 건너는 모습은 더욱 안타까워 보인다. 한국에 와서 일하는 많은 네팔인들은 이미 건너온 외줄이다. 이제 다시 고향길에 저 외줄을 타고 건너야 하리라. 
하지만 꿈을 간직한 사람들은 그도 추억하는 야생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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