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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새끼 친 어치를 보면서
2013-06-07 20:41:25최종 업데이트 : 2013-06-07 20:41:25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아파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좋은 점이 있지만 이웃간의 단절은 커다란 단점이다. 옆집과 아랫집, 윗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도대체 관심이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도 그냥 모른체 하거나 벽이나 천장을 쳐다본다. 어색하기 짝이 없다. 좋은 아파트란 이웃과 인사를 나누며 친하게 지내는 아파트가 아닐까?

우리 아파트에선 먼저 본 사람이 인사를 건넨다. 그런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면 이웃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다. 어른이 본을 보이면 어린이도 따라서 한다. 이웃사촌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이웃간에 인사를 나누는 것이 기본 바탕이 된다.

시민기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건립한 지 15년 정도 되었다. 이 정도 경과하면 아파트 조경도 성숙단계가 되어 아파트가 하나의 숲을 이룬다. 가까이 있는 일월저수지 산책도 좋지만 아파트 오솔길 산책도 운치가 있다. 자연과 가까이 하는 것,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아파트에서 찾을 수 있다.

아파트에서 새끼 친 어치를 보면서_1
우리 아파트 어린이집 뒷편, 어치가 새끼를 쳤다.

아파트에서 새끼 친 어치를 보면서_2
아직 솜털이 뽀송뽀송한 아기 어치가 귀엽기만 하다.

이틀 전 저녁시간 아파트를 산책하다가 관리시무소 뒷편에서 어치 새끼 두 마리를 보았다. 언뜻 보기에도 어려 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자전거 모아 놓은 곳에서 옮겨다니며 날기 연습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파트에서 부화한 것이다. 근처에는 어미도 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어치 새끼가 궁금하여 기상과 동시에 그 곳으로 갔다. 
자전거 더미 근처에는 보이지 않아 어린이집 쪽으로 갔다. 어미 한 마리는 경계를 하듯 부지런히 날아 다닌다. 어미 한 마리는 새끼 근처에서 새끼들을 지키고 있다. 희한 한 것은 어미나 새끼나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 아마도 자기 위치를 표시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아파트에서 새끼 친 어치를 보면서_3
어미어치가 낯선 사람의 접근을 경계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새끼 친 어치를 보면서_4
새끼 두 마리는 어미 곁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사진을 촬영하려고 가까이 가서 보니 어미부부에 새끼는 세 마리다. 어치는 주로 산에서 발견되는데 우리 아파트에서 알을 낳고 부화를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는 간다. 이 어린이집과 관리사무소 뒷편은 청소년들의 흡연을 막고 우범지구화 예방을 위하여 울타리를 쳤다.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 것이라 보여진다.

가까이 소나무 가지에 앉은 새끼 한 마리는 가슴에 솜털이 그대로 있다. 어른이 되려면 먹이를 부지런히 먹고 털갈이를 해야 될 것 같다. 다른 새끼 두마리는 어미 곁에 있다. 이 곳의 나무들을 살펴 보니 메타세콰이어와 소나무, 그리고 살구나무 등이다. 언젠가 시간을 내어 둥지를 찾아보아야겠다. 

어치는 우리가 흔히 산까치라고 부른다. 텃새에 속하는데 어미는 몸길이가 30센티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4월 중순에서 6월 하순 경에 보통 5-6알을 낳는다고 조류학자들은 말한다. 들쥐, 새의 알이나 새끼, 개구리, 어류 등과 벼, 옥수수, 콩, 밤, 도토리, 과일 등을 먹는 잡식성이다.

어느 지방에서는 어치가 밤나무에서 알밤만 물어가 피해를 보았다는 소식도 들었다. 조류학자의 전언에 의하면 이들은 머리가 좋아 밤 등 먹이를 물속에 담그어 놓아 껍질을 쉽게 까고 떫은 맛을 없애기도 한다는 것이다. 흉내내기를 잘하여 소리로 사람 목소리, 고양이 소리를 내기도 한다고 한다.

아파트에 어치가 산다는 것, 반가운 일이다. 농부들에게는 유해조류인지는 모르지만 도시민들에게는 신선함을 준다. 그 다지 뜨겁지 요즈음 이웃과 함께 아파트 오솔길 나들이를 권유하고 싶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어치가족도 구경하면 금상첨화다. 새들이 새끼치는 좋은 아파트에서 이웃간 단절은 말도 안 된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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