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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
‘생태교통 수원2013’을 앞두고 행궁동 주민을 만나다
2013-06-09 08:38:33최종 업데이트 : 2013-06-09 08:38:3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오는 9월, 수원시 행궁동 일원에선 지속가능한 미래생태도시 구현을 위한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이 한 달간 열린다. 세계 최초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지난 4월23일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염태영 수원시장) 출범식과 함께 개최준비를 위한 공사들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6월 초순, 행사구역인 화서문로, 신풍로 등 행궁동 일원은 전선지중화 공사를 끝내고 생태교통 특화거리 계획에 따른 도로정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기존의 아스콘 포장을 철거하고 차도와 보도의 턱을 낮추는 등 경관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3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3

화서문로 옛길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골목길 곳곳의 짜투리 땅도 예쁜 쌈지공원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행궁로 일부구간은 걷고 싶은 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렇지만 평가는 어디까지나 바깥사람들의 입장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거주자들의 불편한 진실은 알지 못한다. 
9월 축제에 앞서 몇 개월동안 먼지와 소음 등 생활에 불편을 주고 생계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이다.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1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1

축제가 열리기까지 이제 채 3달도 남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현지주민들의 반응과 사업의 진척도가 궁금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애초에 반대했던 많은 주민들이 이제는 찬성하며 반기는 분위기라 했는데 정말인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7일, 뜨거운 태양이 서서히 사그라지는 저녁 무렵 행궁동(신안동)에서 24년째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동네의 이모저모를 꿰고 있는 이진수(70세) 씨를 만나봤다.

처음엔 나도 반대할 생각도 있었지

"제가 태어난 곳은 세마대 인근입니다. 그렇지만 그곳에선 어린 시절 딱 10년만 보냈어요. 이후 수원 매교동을 거쳐 현재 이곳에 정착해서 살고 있으니 어언 60여년 되었지요. 이 정도면 터줏대감으로서 수원이 고향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어요."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2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2

며칠 전 그와의 약속을 잡기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대뜸 '수원시에 할 말 많다'는 성토부터 들려왔다. 참 난감했다. 일단 약속날짜와 시간은 잡았지만 그분의 억울함만을 듣는다면 기사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라는 갈등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삶을 아직 많이 살아보지 못한 기자의 기우였다. 
삶의 기준을 '주는 행복'에 둔 그의 인생관은 70평생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게 했다. 

"생태교통이란 청사진이 나왔을 때 처음에는 반대할 생각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세계 최초로 열리는 축제인 만큼 잘 추진하여 성공한다면 수원의 위상은 대한민국을 넘어 단박에 세계로 뻗어가지 않겠어요. 그러니 수원시민이라면 함께 역량을 모아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하지요. 제가 워낙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그는 자신을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웃음을 보였지만 사실은 '시(市)'자만 생각해도 울화통이 터졌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매교동 시절 가게5개와 방5개를 지닌 번듯한 건물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런데 시의 대대적인 도로 정비사업으로 모두 도로로 편입되는 통에 엄청난 손실을 봤다. 그리고 이곳 신안동도 가게가 일정부분 도로로 편입되면서 평수가 많이 줄어 또 손해를 봤다. 

그런데다가 수원화성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마음대로 개축도 할 수 없게 되고부터 이웃들이 하나 둘 떠나갔다. 그러는 사이 동네는 점점 낙후된 모습으로 전략했다고. 그때마다 화가 났지만 이내 마음을 비우니 욕심도 사라졌다고.

나 아니면 안된다고요? NO!

"선생님 종교가....혹시 기독교 믿으세요? 아니면 불교 쪽 이세요!"
"내년이면 기독교 장로로서 은퇴한답니다. 40여년 단 하루도 믿음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낸 적이 없었어요."
인터뷰 내용과 관련 없는 종교문제를 뜬금없이 끄집어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사업장에 기독교(교리를 쓴 현판)와 불교('절로 가는 길'이란 불교서적)가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종교이야기만 나오면 싸움이 나지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와 내가 함께 공유하고 배려하는 자세라면 싸울 필요가 없어요. '나 아니면 안돼!' 혹은 '내가 믿는 신 아니면 절대적으로 안돼!'라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생태교통 수원 2013'도 같은 이치지요. 배려하고 협동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전 대외적으로 나서는 편이 아니라서 노골적으로 주민들에게 선동하는 말은 하지 않아요. 그러나 구도심이었던 동네가 깨끗해지고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일이니 당장은 불편해도 훗날을 생각할 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많은 이웃들도 저와 같은 생각일 겁니다."

행궁동은 지금 개점휴업 상태다

"제가 왜 문을 못 열어 두는지 이제 아시겠지요. 하루에도 서너 번 물걸레질을 해야 한다니까요. 그리고 가만히 들어보세요, 저 중장비 소리가 들릴 때마다 건물 전체가 쿵쿵 울리잖아요. 빨리 공사가 끝났으면 좋겠는데, 그분들도 모두 공기에 맞춰 일을 하니... 손을 더 많이 써서라도 빨리 끝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4
행궁동 주민들에게 긍지와 힘 실어주세요!_4

인근 가게 주인들을 만나봤다. 역시나 한결같은 바람이 담긴 이야기가 쏟아졌다. 길을 막고 공사를 하는 바람에 기존 단골손님이나 택시기사님들, 그리고 일반인들까지도 불편하다면서 지금은 발길이 뚝 끊긴 상태 즉, 개점휴업상태나 진배없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결정된 사항이니 만큼 하루빨리 공사라도 끝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남은 인생 여기서 살고 싶다

"내 나이 현재 70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이곳은 행궁동역사보존지역으로 묶이면서 주민들은 보상을 받고 떠나야 한다고 그러는데, 전 남은 인생 여기서 살다가 뼈를 묻고 싶어요."
시청 관련부서를 어렵사리 찾아 전화를 걸었더니 '그곳에서 계속 사실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을 전해 듣고 힘이 났다는 이진수 씨. 그는 속에 담아둔 이야기에 이어 주민들의 의견까지도 슬쩍 내비쳤다. 
사업초기 관련부서에서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주민들끼리 서로 오해를 낳는 과정도 있었다고.

"저는 시장님이 직접 오셔서 주민들의 손도 잡아주시고 생태교통 축제도 홍보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리더와의 만남은 주민들의 피해의식을 해소하면서도 긍지를 갖게 해 줄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지금 대다수 주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로 많이 돌아섰는데요. 그래도 주민들 한 분 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마음을 보듬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일정부분 물질적 보상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진수 씨는 2시간 내내 생태교통과 관련된 이야기와 더불어 개인사까지도 들려줬다. 비록 넉넉한 살림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소녀가장을 돕는 등 꾸준히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고, 그 원동력은 긍정적인 사고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족하는 마음가짐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고의 에너지라고 했다. 

원도심 건물이라 사업장 외관은 다소 낡았지만 반면 내부는 단출함 속에서도 다양한 책들과 특색 있는 장식품들로 빼곡했다. 그의 인품이 고스란히 배어나는 풍경이었다. 
시민기자가 찾아간 날 그는 그 안에서 능란한 솜씨로 컴퓨터를 다루고 있었다. 마치 '생태교통 2013수원'이 성공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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