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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새빛포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전통건축이 필요한 이유'
지난 18일 한옥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초청 강연 열려
2024-01-19 10:16:00최종 업데이트 : 2024-01-19 13:30:47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전통의 아름다움

전통의 아름다움


인간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을 담는 마음의 기둥. 즉 영혼을 담는 자로 잴 수 없는 한없이 넓은 그릇이기도 한 것이다. 

 

조사에 의하면 인간은 생애의 87%나 되는 시간을 집이나 건물 안에서 보낸다고 한다. 야외활동 시간은 인생의 13%뿐이다. 이토록 중대한 집에 대하여 그것도 외국인 한옥 전문가의 강연이라니 흥미가 당겨졌다.
 

1월 18일 오후 4시 반,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수원새빛포럼 새해 첫 자리로 '텐들러 다니엘 소장'의 강연이 있었다. 건축과 한옥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 200여 명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필자도 친구 두 명과 나란히 앉아 열심히 강연을 들었다.

 

강당 입구

수원새빛포럼 장소는 수원시청 대강당 입구

 

그런데 그의 뭔가가 독특하다. 한옥 전문가라는데 외국인이고 한국말을 능숙하게 한다. 다니엘 소장(43세)은 독일에서 태어나 30년을 살고 한국에서 13년 차 살고 있는 특별한 건축가이다. 그는 원래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지만 어떤 계기로 건축에 몹시 끌리게 되었더란다. 그래서 결국엔 건축을 전공하고 30세에 한국으로 건너와 건축 공부를 계속했다. 
 

어머니가 파독간호사였던 한국인이었기에 더욱 한옥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나 보다. 그는 공부에 매진하던 끝에 서울에 어반디테일이란 건축사무소를 열고 한옥 건축에 진심을 담은 건축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전통 건축과 현대 건축의 차이점 및 장단점, 한옥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 한옥의 가격적인 측면과 단가를 낮추는 방법, 한옥 건축 기술 변화를 파악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하여 열띤 강의를 펼쳤다.

 외국사례

외국사례를 설명하는 다니엘 소장


그는 건축주들하고 한 번도 분쟁이 없는 '건축주들의 사랑을 받는 건축가'라고 독특한 자랑을 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2023년에 우수건축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한옥은 우리전통 건축이며 우리나라의 기후, 사회체계,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는 건축이다. 그가 보는 한옥의 특징은 마당에 있었다. 전통 건축에 마당이 있는 것은 대청마루와 함께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는 독특하고 보배로운 공간이다. '한옥'하면 떠오르는 포근한 장독대, 그 위에 내려앉는 뽀얀 햇살, 빨래를 건드리고 가는 바람이 연상되곤 한다. 현재로선 대체로 조선시대 말기 양식이 가장 뚜렷한 우리 전통 건축 양식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도 일치하는 것 같다.

 

한옥은 기후, 사회적, 역사적 배경 구조 및 재료 그리고 공간적인 요소를 함께 보면 설명이 된다. 독일 같은 경우,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강수량이 적다고 한다. 한국에는 비가 장마 때 많이 오고 독일에는 1년 내내 비슷비슷하게 비가 온다고 한다. 

 

독일 건축의 특징을 보자면, 독일 전통 가옥의 경우, 위로 갈수록 앞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는 경향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지붕들이 여러 채 있으면 지붕들이 서로 이어가도록 설계되었다. 이에 반해 중국은 건물 지붕들이 따로따로 있단다. 이날 일본과 유럽의 건축 양식도 비교해 보며 서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도 살펴봤다. 

 

 차경의 활용

차경의 활용


여기서 한옥의 구조를 살펴보자. 한옥은 방, 부엌, 대청, 마당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방은 굉장히 폐쇄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처럼 보인다. 대청은 굉장히 대표적인 공간이고 서양의 거실처럼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마당은 중심에 있는 열려 있는 공간이고, 한옥의 비수 공간이며 사회적 교류가 쉽게 이루어지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인 한옥은 역사적 지속성이 있어 천년 넘게 건축 양식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서양은 역사적 지속성이 별반 없다고 한다. 독일 같은 경우 전통 건축부터 시작해서 산업화되면서 문화관 안에서 계속 바뀌어갔다. 이를테면, 로마네스크, 고딕, 비잔틴식으로 말이다.

 

역사적이지 않은 전통 건축의 경우, 비교적 자유로웠으면 좋겠고 현대인이 살기 편하고 생활에 편리하게 변형된 퓨전 스타일이 많다고 한다. 근대화되면서 전통가옥이 급격히 사라졌고, 현재 아파트나 빌라 형식이 70~80%에 육박한다고 한다. 전통 건축이 사라지지 않고 겨우겨우 살아남아서 유지가 된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기존 한옥을 새로 짓느냐 아니면 보수를 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옥 건축가답게 전통한옥이 세계 최고의 건축양식이라고 생각하며 아름다운 한옥이 앞으로도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한 한옥의 유지를 위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가 제고되어야 한다고 본단다. 서구의 집들에 비해 늘 숨을 쉬는 것 같고 너른 여유가 느껴지는 한옥이 살아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매탄동에서 온 송미영 씨는 "어려서부터 한옥에 대한 동경이 남달랐고 비록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늘 대청마루에 한복을 곱게 입고 부채를 살랑거리는 자신을 그려보는 게 로망이었다."라고 말했다. 

필자도 어려서 큰 집의 대청마루와 운동장 만한 마당에서 뛰어놀던 생각이 난다. 어릴 때의 추억과 더불어 여유가 느껴지던 그 집을 아련히 그리워하곤 한다.
 

고즈넉하고 우아한 우리한옥,

대청마루가 숨을 쉰다.

햇살이 뽀얀  마당으로 내려서면
차경으로 보이는 온갖풍경들이 다가온다.

그 풍경들이 살아있는 것만 같다.

 

필자는 강연을 듣는 동안 짧은 단상에 행복감에 젖어본다.

1시간 반 동안 텐들러 소장과 수원시민들은 한옥에 대해 함께 알아갔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집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고 우리 한옥 우리 것에 대한 가치도 알아가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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