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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간 글을 쓰지 못했다
오랜만에 기사를 송고하며
2010-05-31 23:58:21최종 업데이트 : 2010-05-31 23:58:21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참으로 글을 쓰는 것이 낯설다. 3월달부터, 4월, 5월 30일까지 공식적인 글 한 단락을 쓰지 못했다. 
처음에는 천안함 사건(3.26)이라는 민족의 비극적인 일을 뉴스로 접하며 망연자실해 했을 뿐인데 공교롭게 글을 한달간 쓰지 않으니 두달이 되고 석달로 접어든 것이다.

물론 쓰자고 했다면 어떤 글이든 쓸수는 있었을 것이나 그것은 자칫 좌파나 우파 둘 중의 하나가 될 운명이 컸고, 아니면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글이 될 공산이 컸는데 사실 본 시민기자는 그런 문장을 쓰는데 익숙한 사람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90여일이 훌쩍 지나니 해피수원 뉴스에 쓰는 글에 대한 존재론적인 의문마저 들기 시작했다. 
과연 이 글은 누가 보는 것인가. 그리고 어떤 소재와 주제로 써야 하는 것인가. 

사실 1여년간 그런 진지한 고민은 해본적이 거의 없었다. 필자가 학부형이라면 수원의 교육에 대해서 썼겠으나 그렇지 못하고 수원의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지 못하니 리포팅을 할수도 없었다. 
꾸준한 필자의 관심이라면 영화와 책이지만 그것은 또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 되어 버릴수 있어 지양하곤 했었다.

그런데 글을 쓰지 않은 것이 좋은 공부가 된 면도 있었는데 다름 아닌 다른 사람의 저작물들을 열심히 읽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동안에도 물론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창작 활동을 접으니 집중적으로 독서에 열중을 할수 있었다. 운좋게도 내가 사는 곳에는 가까운 곳 구민회관에 도서관이 있어서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열람하는데 몰입(?)하다보니 어떤 특징들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최신작이자 유명작가의 책은 바로 누군가가 대출중인 현상이었다. 역시 사람들의 관심이란 비슷하구나 라는 느낌에 알수없는 동질감을 느낌과 동시에 뜻모를 오기가 생겨서 2주 기다려서 책이 비치되자 잽싸게 빌려 읽는 새로운 쾌감도 느꼈다.

나이 서른 여섯이 되어서 처음으로 거의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우울하면서도 공허감에 시달렸던 석달이 생각해보니 이 공간에 글을 쓰지 않은 기간과 겹쳤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였던 걸까?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이란 단어가 언론과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살벌하고도 삭막한 현실에서 어쩌면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진실을 또 한번 체감하며 지독한 열병을 앓았던 것도 같다.

얼마전 화가이신 지역의 지인과 대화하면서도 했던 얘기가 하나 있는데 돌아보니 세상에는 모든 종류의 스토리, 글, 책들이 이미 나와 있어서 새로운 작품을 쓴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던 건 평범한 우리 이웃들은 의외로 한 사람의 깊은 생각과 정제된 감정이 담긴 진솔한 글을 늘 원하고 있더라는, 막연하지만 희망적인 현실이었다. 

그러니 지금 여기에 계신 시민 독자 여러분께 감히 부탁드린다. 저는 또 우리는 앞으로도 살면서 겪은 이야기와 깨달은 생각을 이렇게 글로 남겨도 괜찮겠지요?

천안함, 해피수원뉴스, 출동시민기자, 박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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