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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에서 열린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2월 12일까지 열려
2023-12-08 10:22:18최종 업데이트 : 2023-12-08 17:15:2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수원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서예 역사 전체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서예 전문 박물관인 '한국서예박물관'이 있다. 

2층의 상설전시장에서는 비석, 탁본, 법서, 서간, 어필, 역대 명필, 사군자, 문방사우 등의 주제로 많은 유물이 전시되었다. 전시 유물과 서예 감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영상 자료실과 터치스크린도 있다. 

이처럼 수원박물관은 서예 전문 박물관으로서 상설전시와 함께 매년 특별기획전을 마련한다. 11월 30일부터 2023년 한국서예박물관 18번째 특별기획전인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경기도의 여성 서예가, 문인화 작가를 초대해 서예작품과 문인화 작품 45점을 전시한다. 특별기획전 최초로 QR코드를 통한 작품 해설을 제공해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을 관람하고 있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을 관람하고 있다.


한문 서예의 경우 한문을 잘 모르더라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글자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의 갑골문이나 이후의 금문, 전서체 등은 글자 자체가 상형문자처럼 생겼기 때문에 글자를 읽기보다는 전체적인 조형성을 읽어내는 게 감상하는 포인트이다. 초서체나 행서체도 글자를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조형적인 측면과 크고 작고, 굵고 가늘고 등의 전체적인 조화와 변화를 그림을 보듯 감상해도 된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글 작품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글 작품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한글서예 19점, 한문서예 12점, 한글 한문 혼서 6점, 문인화 8점이다. 한글 서체는 한글이 창제되면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등의 판본에 사용된 글씨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판본체 혹은 고체라고도 한다. 글자 형태가 정방형이고 멋스러워 많이 쓰고 있다.

'월인석보'나 '두시언해'처럼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쓰는 것을 혼서체라고 하며, 궁중에서 궁녀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발전했다고 하는 궁체가 있다. 현대에 와서 판본체와 궁체를 더욱 자유롭게 쓰기 위해 변형된 서체들이 있는데 한문의 행서처럼 한글도 흘려 쓴 서체도 있고 편지를 쓰듯 편하게 쓰거나 캘리그라피를 하듯 자연스럽게 쓰는 서체 등 다양한 서체가 있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문 작품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문 작품


정조대왕 어제시를 한글 흘림체로 쓴 작품이 있는데 마치 학창시절의 시화전에 출품한 작품처럼 멋스럽다. 한쪽 여백에 갈대를 그리고 한쪽에는 '강물은 바람 없이 거울처럼 맑은데 그 누가 뱃노래 소리를 알아듣는고. 갈대꽃 작은 언덕에 가을 경치 옅은데 한 빛깔 먼 하늘에 저녁놀이 나오누나.'라는 한글 서체가 운치 있으면서 조화를 이룬다. 이런 작품을 집에 걸어놓으면 분위기도 차분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글 한문 혼서 작품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한글 한문 혼서 작품


한문 작품 중 '대팽두부과갱채 고회부처아녀손 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 최고가는 좋은 반찬이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요 제일 좋은 모임은 부부, 아들딸 자식, 손자이다'라는 예서 작품이 눈길을 끈다. 김정희가 죽기 전인 71세에 썼다는 대련 작품인데 세상의 모든 집착을 내려놓으면 터득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금석기 넘치는 예서 글씨와 평범한 내용이 감동을 준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예서체로 추사 김정희의 글을 쓴 한문 작품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예서체로 추사 김정희의 글을 쓴 한문 작품


한문 한글 혼서체 작품 중 '추풍롱영명월규인 秋風弄影明月窺人, 가을바람은 그림자를 희롱하고 밝은 달은 인간 세상을 엿보네'라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한문은 금문으로 쓰고, 한글 서체로 내용을 썼는데 한문과 한글이 잘 어울리면서도 마치 작품에서 가을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다. 금문은 갑골문 이후 전서체 이전에 성립했던 글자로 일상생활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예술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조형성이 뛰어난 글자이다.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문인화 작품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화가 초대전', 문인화 작품


문인화 작품은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와 해바라기, 석류, 연꽃, 소나무, 한국화 등 주제가 다양하다. 그림과 화제 글씨가 조화를 이룰 때 향기가 난다. '참새들의 수다'라는 작품은 빨간 열매를 따먹는 참새들이 귀엽고 '아침을 깨우는 참새 소리와 내 마음의 잠을 깨우는 진한 먹빛 내음'이란 화제가 산뜻하다. 

이번 특별기획전에 작품을 출품한 여성 작가들은 국내 서예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면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먹향에 취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번 전시회는 2월 1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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