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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람'이 되는 첫걸음, 염려하지 말고 기쁘게 배워라
망포초등학교 입학식 풍경
2024-03-06 17:50:42최종 업데이트 : 2024-03-06 17:50:31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망포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신입생과 학부모들,

망포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신입생과 학부모들.


예전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을 떠올려보면 '북적북적'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한 번에 60~70명은 되는 학생들을 교사 한 명이 가르쳤고 교실이 모자라 오전·오후로 나눠서 수업했다. 80년대까지는 학생 증가율이 상승해서 부족한 교실이 문제가 될 정도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저출생 영향으로 초등학교 입학생이 줄면서 2020년에는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8.7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사상 처음 30만 명대로 줄었고 2년 내에 20만 명대에 달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국에서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157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입학식을 하지 못했다. 이는 전년도 취학의무 유예자, 조기입학 신청자, 외국인 학생 등 모두 포함한 수치이다. 

지역별로 보면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전북 35개교, 경북 27개교, 강원 25개교, 전남 20개교, 충남 14개교, 경남 12개교, 충북 8개교, 인천이 5곳, 경기·제주가 각 4곳, 대구와 부산은 각 3곳과 1곳이었다.

이런 현상 속에 예전의 '북적북적' 분위기로 학생과 학부모 포함해서 천 여명이 넘게 입학식을 한 학교가 수원에 있다. 영통구 망포동에 위치한 망포초등학교이다. 
 
2024년도 신입생은 남자 172명, 여자 141명으로 총 313명이다. 전교생 2천여 명, 교원 101명에 달한다. 학교 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 아직은 어색한지 웃는 둥 마는 둥하는 표정을 보이는 아이, 내가 공부할 교실이 어딘지 두리번거리면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 아이, 다소 긴장한 아이, 아이들보다 더 신나고 다소 긍정적 긴장을 보이는 학부모들. 손을 잡고 입학식장으로 향하는 다양한 표정이 흥미로웠다. 

학교 정문 앞에는 각종 학원에서 나눠주는 유인물과 입학 선물이 가득했다. 몇십 년 전 입시를 치르기 위해 학교 정문을 들어갈 때 응원의 선물과 격려의 인사를 건네주는 선후배 사이를 걸을 때 기억이 났다. 시험 긴장감에 다소 쑥스러웠던 기억이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아이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정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에는 반별로 의자가 두 줄씩 놓여 있고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첫인사를 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참석한 부모님들은 뒷줄과 양옆에 아이들을 보호하듯, 앉아 주는 듯한 형태로 둘러섰다. 
'큰사람'으로 나아가는 너희들을 응원한다.

'큰사람'으로 나아가는 너희들을 응원한다.


먼저 염기배 망포초등학교 교장은 환영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염'려하지 말고 '기'쁘게 '배'우라는 이름을 가진 염기배입니다."
학부모들은 박장대소하면서 박수로 환영했다. 
 

"초등 교육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가슴과 마음과 영혼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크게 해야 머리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초등 교육의 중점은 가슴 교육, 마음 교육이지 머리 교육이 아닙니다. 물이 물을 만나면 큰물이 되고 불이 불을 만나면 큰불이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큰사람'이 됩니다.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지요. 인사의 한자는 '人事'입니다. '사(事)'는 '섬기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큰사람입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학교에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상대를 존중하고 존중받는 큰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하겠습니다. 환영합니다."라고 염기배 교장은 환영사를 끝맺음했다. 

입학식 후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실을 바깥에서 수업에 방해를 주지 않고 잠깐 살펴봤다. 교실과 학교에서 '큰사람'의 길을 기쁘게 배우는 첫걸음을 하는 아이들을 응원한다.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학교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까?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학교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까?


입학식 전 아이들이 부모와 나누는 대화가 생각났다.
"엄마, 학교는 쉬는 시간이 10분씩 있대요. 너무 좋아요. 쉬는 시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돼요?"

'더 넓은 길로 가는 도중에 쉼의 시간도 필요한 법이란다. 하고 싶은 일 마음껏 경험하는 초등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공부도 이젠 좀 하고.' 부모의 속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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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포초, 입학식, 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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