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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선율’과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선율'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 열려
2024-04-19 13:29:45최종 업데이트 : 2024-04-19 13:29:4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지난 18일 저녁 7시 30분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61'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1번 사단조 <1905년> 작품 103'을 연주했다. 이번 연주는 4월 3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4 교향악축제'에서 25일 저녁에 한번 더 연주된다.

이날 첫 번째 연주한 작품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61'이었다. 이 작품은 1806년에 베토벤이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자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작품이 초연되는 당일 오전까지도 곡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초연한 빈 극장의 악장이었던 프란츠 클레멘트(F. Clement, 1780-1842)는 리허설도 하지 못한채 악보를 보고 초연을 했다고 한다. 당대의 대가였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초연 당시 청중의 반응이 좋기는 했었지만 작품이 난해하고 연주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한동안 연주되지 않았다. 1844년 멘델스존(F. Mendelssohn, 1809-1847)이 지휘한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13살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J. Joachim, 1831-1907)의 연주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작품의 진가가 재발견되면서 바이올린 협주곡 최고의 명곡 반열에 올랐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90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이 음악의 1악장은 팀파니가 'D' 음정을 '둥둥둥둥' 연주하면서 여린 듯 하지만 장중하게 시작한다. 이 모티브는 1악장 전체에 많이 사용하는 중요한 동기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의 1악장, 브람스(J. Brahms, 1833-1897)의 교향곡 1번의 1악장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악장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선율'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20세기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티보르 바르가(T. Barga, 1921-2003)는 "내 평생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으로 유명하다.

3악장이 끝나고 우레와같은 박수가 이어졌다. 앙코르곡을 연주했는데도 박수가 이어지자 앙코르곡을 한곡 더 연주했다. 이날 바이올린을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는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다양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두 번째 연주한 작품은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 1906-1975)의 '교향곡 11번 사단조 <1905년> 작품 103'이었다. 당대의 러시아 작곡가들인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 1873-1943), 스트라빈스키(I. Stravinsky, 1882-1971), 프로코피예프(S. Prokofiev, 1891-1953)는 '러시아 혁명(1917)'이 일어나자 해외로 이주했지만 쇼스타코비치는 공산주의 국가 안에서 평생을 살아가며 활동했기 때문에 동시대의 서유럽 작곡가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만들었다. 

2시간 여에 걸친 연주를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지휘자

2시간 여에 걸친 연주를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지휘자


'교향곡 11번'은 1905년 1월 9일에 일어난 '피의 일요일'의 사건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당시 러시아는 러일 전쟁 여파로 상당히 혼란했던 시기였다. 14만명의 노동자들은 러시아 황제인 차르를 직접 만나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자신들을 구제해 줄 것을 청하고자 궁정으로 행진했는데 차르의 군대는 무방비 상태인 노동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1천여명이 죽고 5천여명이 부상을 입으며 광장은 피로 물들었다. 이날의 참사가 이후 러시아 혁명의 계기가 되었다.

이 곡은 교향시 성격의 교향곡으로 '1905년'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각 악장마다 별도의 제목을 붙였다. 1악장은 '궁정 광장', 2악장은 '1월 9일', 3악장은 '영원한 기억', 4악장은 '경종'이다. 각각의 악장은 쉬지 않고 이어서 연주하는데 하루에 일어난 사건을 시간 순서에 맞춰 작곡했기 때문에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그날의 사건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곡은 곧 일어날 사건을 예견하듯 러시아의 추운 겨울의 우울함과 긴장감, 음산하고 구슬픈 분위기로 시작한다. 트럼펫의 군대 신호 나팔소리, 시위대와 군대가 맞붙는 모습,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한 진혼곡, 비극을 딛고 일어나 혁명을 향해 전진하는 민중의 모습이 보였다. 쉽게 듣기 힘든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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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교향악단,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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