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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生老病死) 철학에서 답을 찾다
죽기 전에 배우는 죽음학, 6일 철학 특화 태장마루도서관에서 열려
2018-11-08 16:27:55최종 업데이트 : 2018-11-08 16:23:5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죽기 전에 배우는 죽음학, '생로병사(生老病死), 철학에서 답을 찾다' 주제 강연이 6일 저녁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태장마루도서관(수원시 영통구 태장로) 지하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23명의 중년 이상의 지역주민들은 죽음에 대한 강의 속에서 다소 진지하면서도 침묵하는 가운데 마지막 강의에 집중하였다. 
접근성이 뛰어난 태장마루도서관의 철학강의 안내

접근성이 뛰어난 태장마루도서관의 철학강의 안내

강사로는 대한민국전통명장 장례명장1호인 유재철 박사였다. 그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며 역대 대통령의 장례를 집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약 30면에 해당하는 ppt자료를 가지고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장례절차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우리나라 장례문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외국의 것을 비교하며 설명하였다.
 
태장마루 도서관은 철학이 테마인 특화 도서관으로 연중 철학 강의가 수년째 이루어지고 있다. 내용도 알찰 뿐만 아니라 강의수준도 높아 지역주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삶의 철학 강의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죽음에 대한 철학 강의는 그리 흔하지 않는 강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죽음에 대한 준비는 생애의 과정 속에서 교육되어져야 한다. 
죽음학의 열강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죽음학의 열강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자료로 예화중심으로 설명하여 이해를 도왔다. 우리나라와 외국 장례문화의 사례를 비교하며 개선점이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행복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웰 비잉(well-being)이 대두되고 있다. 그것 못지 않게 행복하게 어떻게 죽을 것인 가(well-dying)는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운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은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된다'고 강사는 예시를 인용하여 강조하였다.
 
강사는 죽음에 대한반응을 5단계로 설명하였다. 수용-포기, 우울-타협-분노-거부, 부정으로 구분하였는데 죽음이 다가왔을 때 "이제 시간이 다 되었고 괜찮다. 죽음도 괜찮다" 로의 반응에 유의해서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그렌인저 웨스트 버거에 의하면 슬픔은 지나면 잊혀지지만 현실의 생활은 계속되어지는 것에 유의하여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10단계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즉 충격의 최초 단계에서 마지막 단계를 현실적응 결단의 단계로 보았다.
 
고인이 주인공인 장례식을 논할 때는 현실적인 우리나라의 불합리성을 제기하였다. 지나친 형식과 외형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이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나게 하였다. 결국 쉼 없는 조문으로 애도할 시간조차 없는 현실을 비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문재 시인의 백서를 살펴보며 '하루 하루를 마지막처럼 산다면 바른 길에 서 있을 것이다. 33년 동안 아침에 거울을 보면서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다'라는 의미가 깊히 마음에 다가왔다. 
지역주민 23명의 중년층 이상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중년층 이상 23명의 지역주민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엔딩노트의 작성은 권장할 만하였다. 서문에서 그린노트를 작성한다. 지금의 나를 생각하며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소중한 나의 가족관계, 내 마지막을 위하여 누구에게, 그리고 장례절차는 어떻게 등 인생설계를 통해 조금 더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베르토 파솔리니(영화감독, 이탈리아)는 "한 사회의 품격은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고 하였다. 영화 스틸나이트, 스틸라이트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주인공인 존 메이는 22년 동안 구청소속 공무원이었다. 홀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장례를 치르고 지인을 찾아 초대하는 일을 한다. 잊혀진 의뢰인의 유품을 단서삼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도문을 작성한다. 온전하게 고인이 주인공인 장례식을 준비하며 고인이 얼마나 가치있고 사랑받을 만한 존재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애쓴다"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장례식장은 국화가 모두 똑 같다. 이제 카네이션으로 바꿀 수는 없는가? 만약 고인이 만화가였다면 만화그림으로 가득한 장례식장을 꾸밀 수도 있다"고 하였다. 강사는 이어서 "죽음을 앞둔 사람이 미리 친지나 친구들을 무료로 초대하여 그 간의 삶의 감사의 표시를 하고 인사를 하며 축제의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사회는 평균수명이 길어져 고령사회가 되었다. 그래도 누구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가치있게 죽음을 맞이하며 통곡이나 슬픔이 아닌 기쁨과 감사의 장례절차도 기대가 된다. 출생에서부터 살아있을 때 죽음의 마무리에 대한 교육 또한 반드시 필요한 생애의 주기임을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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