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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겨울은 내마음속에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어려움을 격고나서 찾아오는 행복은 당신의 몫
2011-12-21 14:59:23최종 업데이트 : 2011-12-21 14:59:23 작성자 : 시민기자   신현정

추운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족냉증, 어린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절 나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온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족모두 힘들어 할 때 가장 먼저 손발을 걷어붙이고 남의 이목은 저당 잡힌 채 생활전선에 뛰어든 사람은 어머니시다. 
어린 나는 그런 엄마를 따라 학교가 끝나기 바쁘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엄마의 포장마차로 향했어야만 했다. 풀빵을 굽는 엄마 옆에서 딱 붙어 앉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빵 값을 계산하며 엄마의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나면 집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나는 어김없이 엄마의 일터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어린나이 모든 일들이 힘들고 벅찼지만 그런 나의 일상은 늘 반복되는 걸로 조금의 발전도 없이 5년이란 세월이 흘러 언니들이 하나 둘 취직하고 나서야 나 또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포장마차 일에서 해방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아침 6시면 깨우시는 엄마의 목소리가 때론 야속하기도 했으련만 그 시절 난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일어나 자전거에 연탄을 싫고 찬바람을 맞으며 포장마차로 향했어야만 했다. 
포장마차 근처를 모두 청소하고 또한 눈이 오는 날이면 청소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 학교에 지각할까 노심초사 부지런히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나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계절 중 겨울은 나에게 최악의 계절이었다. 나 또래 친구들은 눈이 오면 행복해 하며 좋아했지만 나는 겨울 아니 눈이 오는 날이 제일 싫었다. 
눈이 오면 엄마의 포장마차에도 손님이 줄고 나또한 눈을 쓸어야 하는 일이 추워서 손도 시리고 발도 시려워 너무 힘들었을 테니까, 그러던 어느 겨울날 나는 동상으로 인해 손과 발이 퉁퉁 붇고 그로 인한 통증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그 이후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동상으로 몇 해 동안 반복되는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 손가락이 굽어지지 않아 연필을 잡기조차 힘들었고 발가락이 많이 부어 언니의 운동화를 신고 다녀야만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생활이 힘들어 나와 같이 어리지만 부모를 도와 생활전선에서 힘들게 생활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용기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나와 가족만 생각하고 힘든 고비를 넘기면 분명 행복의 결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겨울이 되어 손발이 찰 때면 지금도 그때의 기억들로 잠시 추억에 잠겨본다.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만 내겐 영원히 기억되는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 줄 수 있어 행복하듯 나 또한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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