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술 마시는 습관도 학습이다
즐거운 술자리는 또 다른 술자리로 이어집니다
2013-03-30 21:37:06최종 업데이트 : 2013-03-30 21:37: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이 울적한 일을 표현할 때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술을 마시는 장면일 것이다. 이때 흔히 우리가 말하는 필름이 끊길 때 따지 술을 마시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나는 이 모습을 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이런 학습들이 머릿속에 박혀있던 것일까?
술에 취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향에, 술을 잘 못 마시던 나는 대학에 들어가 처음 접한 소주에 데인 후 아예 술을 입에 대질 않았었다. 대학시절 내내 술을 못하기로 유명했던지라 소주 반병도 안되는 주량에 얼굴이 벌게지고 헬렐레 해지긴 일쑤요, 맥주 두어잔이면 다음날 복통에 시달려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니 술자리가 달가울 리가 없었다.

술 마시는 습관도 학습이다_1
술 마시는 습관도 학습이다_1

거기에 시끄러운 것보단 조용하게 사색하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성격까지 모든 조건이 술과는 거리가 먼 삶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술대학생이란 말은 나의 대학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고, 엠티나 단체활동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대학시절 내내 내가 가진 술자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땐 걱정 아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무리 공익광고나 요즘 직장 문화를 주도하는 문화가 적당히 마시고 정으로 채워달라지만 사회 초년생에게 상사가 따라주는 술을 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운이 좋게도 첫 직장에선 술을 좋아하지 않으셨고 건강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셨던 분이셨기에 술자리를 거부하는 나의 성향이 문제가 되질 않았었다.

문제는 이직 후였다.
새로 모시게 된 상사분은 술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분이셨고, "이 한잔만 받아." 라는 말로 사원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술을 따라주시던 분이셨다. 허나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이 상사분 덕분에 술자리가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고, 술을 입에 데게 되었다.

전환점은 한 달에 한번 있는 정기 회식날이었다.
평소 직장내에서도 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우신 상사분이셨고, 나 또한 존경하고 잘 다르던 상사분께서 내게 술 한잔을 따라주셨다. 절대 억지로 술을 권하지는 않던 상사분의 그 한 잔을 거절할 수 없었던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기쁜 마음으로 그 한잔을 들이켰다 
그 한잔을 계기로 그날 나는 마주 않은 상사분과 평소보다 심도있는 깊은 대화들을 나누었고 나의 주량에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돌이켜보면 나의 술자리는 항상 울적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우울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만 술자리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유쾌하게 술자리를 가져 본 적이 거의 없던 것이다.
 비록 날짜까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 생에 ,어쩌면 시작이 되었을 그 즐거운 술자리는 지금도 내게 이어져 내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술자리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지도, 무조건 술을 거부하지도 않게 되었다. 우울한 날 보다는 기쁜 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술잔을 드는 경우가 많아졌고, 알코올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던 육체적 반응 또한 사라졌다.
 마음이 즐거워서인지 사람들과의 유쾌한 술자리는 내게 큰 기쁨으로 자리잡혀 나는 이제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허나 한 가지 철칙만은 꼭 지키고 있는데, 이는 즐거운 술자리를 위한 필수요소에 해당되는데, 바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마시는 것이다. 

술은 이겨야 할 대상도, 내가 뛰어 넘어야 할 대상도 아니다. 길거리에 만취 상태로 쓰러지는 광경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종국엔 자신의 몸과 마음까지 상처 입히는 결과를 낳는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주량이니 언제나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만큼만 섭취한다면 우리는 마지막 술잔을 웃으며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