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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고개 숙여 경배하는 사람들
손바닥 세상에 갇혀 가족과 사람이 멀어진다
2015-05-22 00:49:38최종 업데이트 : 2015-05-22 00:49:38 작성자 : 시민기자   안효정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의 풍경은 한결 같다. 너도 나도 모두 고개 숙인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유는 누구나 공감하듯 스마트폰의 보급이 일등공신이다. 

그래도 2,3년 전만해도 대중교통에서의 사람들은 무료로 배포되는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문을 읽고 내리면서 지하철 선반 위에 두고 내리는 사람들 때문에 신문을 가지고 내려 달라는 안내가 나오고, 심지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 신문을 수거하러 다니는 분들까지 지하철을 더욱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마저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은 아주 더러 찾을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작은 손바닥만한 폰을 들여다보기 바쁘다. 폰은 그 사용 용도도 다양하다. 동영상강의부터 다이어리 기능까지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루에 폰을 가까이 두지 않고 사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는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폰을 들고 들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동을 하는 도중에도 주머니에서 언제든지 손을 통하여 꺼내질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다.

잠을 잘 때도 폰은 크게 멀어지지 않는다. 알람기능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단체 카카오톡방등을 통하여 커뮤니티가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초대되어 있는 방에는 한 사람이 한 번씩만 메시지를 써도 열 번이상의 카카오톡 알림이 온다. 알림은 진동이든 멜로디든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확실하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여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폰을 멀리 두거나 카카오톡 알림을 꺼두기를 권한다.

폰의 기능이 다양화 되면서 메시지 뿐 아니라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폭 넓어졌다. 그런데, 그것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문장도 읽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해석하는 느낌이 달라지는 폐해를 낳기도 한다. 중요한 이야기나 서로의 감정을 살필 필요가 있는 대화는 절대 문자가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우리집은 일주일전 남편이 휴대폰을 바꾸었다. 요즘 스마트폰 공부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어쩌다 평일에 아빠 얼굴을 만나기라도 하면 같이 놀아 달라고 아우성이다. 밥도 못 먹은 아빠에게 비행기를 태워달라는 요구부터 책을 읽어달라는 요구까지 다양하다.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아빠는 바쁘게 다시 스마트폰 공부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밥상 주변에 바짝 다가앉아 조잘거리느라 바쁘다. 

스마트폰에 고개 숙여 경배하는 사람들_1
어른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세상은 책속에 있기를 바라본다

아빠는 그러거나 말거나 폰 보기에 바쁘다. 가족은 함께하는 한 끼 식사로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밥상머리에서의 대화가 중요한 요즘이다. 폰에 빠져있는 남편에게 잔소리하며 폰을 그만 보라고 권해보지만 틈만 나면 폰을 보느라고 바쁘다. 이런 순간 난 멀지않은 미래의 우리집 밥상 풍경이 상상되어 진저리 친다. 가족 넷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한 마디의 대화도 없이 각자 자신의 폰을 들여다보면서 밥만 먹는 풍경이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풍경이다. 

스마트한 시절, 스마트폰이 많은 것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가족은 그리고 적어도 사람과의 관계만큼은 폰이 할 수 없다. 더 이상 폰에게 내어줄 수 있는 시간은 없어 보인다. 작은 손바닥 세상에 갇히기 보다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라본다. 이제 우리 모두 고개 숙인 사람이기보다는 진취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우선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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