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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희망이다"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고
노숙인 미술작품 전시회에 많이 와주세요~
2017-07-14 20:36:48최종 업데이트 : 2017-07-14 20:36:48 작성자 : 시민기자   서지은
노숙인 미술작품 전시회
노숙인 미술작품 전시회
 
행궁마을 커뮤니티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조금 특별한 미술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7 어깨동무 인문학 미술치유 작품전인 '내가 희망이다'는 32명 노숙인들이 만든 작품 전시회이다. 꿈의건설이라는 주제로 수원푸른교실&미술치료연구소 신승녀교수와 32명의 노숙인들이 작가로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작품으로 완성된 것을 전시하고 있었다. 

어깨동무 인문학은 근로능력과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에게 직업 및 기능 훈련, 외부기관 취업 등 지원을 통하여 조기 사회복귀 유도 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4회째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지원하여 한신대와 수원시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가 협력하여 진행하는 1여년과정의 사업으로 거리 노숙인들의 자활과 자립을 위한 집중적인 사업이다. 이 어깨동무 인문학 프로그램 중 심리상담치유프로그램의 미술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그 결과물을 이번에 행궁마을 커뮤니티 아트센터에서 전시하게 된 것이다. 

노숙인 미술작품 전시회
노숙인 미술작품 전시회
 
아트 센터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노숙인 작가들이 1층에 몇 명 앉아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밝은 웃음보단 경계의 빛을 띄는 것 같다고 느낀 건 무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갤러리의 습기 때문이라 생각됐다.' 선생님들 작품을 보러왔다'고 나 역시 눈빛으로만 말을 한 뒤 팜플렛을 챙겨서 2층으로 올라갔다. 불이 꺼진 전시 공간 군데군데에 역시나 노숙인들이 앉아 있었다. 훅훅 더운 입김이 나오는 창문도 없는 전시 공간에서 그들은 관람객이 들어오는 인기척도 느끼기 힘들어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들어 방명록을 적고 있는 나를 보자 얼른 불을 켜고 선풍기를 틀어줬다. 당신들만 있을 땐 그 선풍기조차도 틀지 않고 있었는데 관람객을 위한 따스한 마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잡지 사진을 오려붙인 콜라주 작품을 지나 색으로 감정을 표현한 하나한의 그림을 마주했는데 깜짝 놀랐다. 색감과 표현이 멋져서 작품을 표현할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느껴졌다. 특히 여러 작품들 가운데 '우주'라는 제목으로 붙여진 그림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 복잡하고 힘든 마음이 보이는 그림들 가운데 고요한 중심을 잡는 모습이었다. 

내가 희망이다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고_3
내가 희망이다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고_3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많았다. 점묘와 판화, 팝아트 기법으로 그린 자화상 작품들과 식물 화분을 만들고 그 화분에 이름을 붙여 편지를 쓴 작품도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화분에게 쓴 편지는 서툰 글씨 마저 예술작품이었다. 
전시실 가운데 공간과 벽면에는 협동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추상적인 형태라 회화 작품들에 비해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동안 수업이 진행된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을 보니 그제야 비로소 협동작품의 의미가 다가왔다. 작품들만 감상할 때는 잘 몰랐는데 만든 과정을 영상으로 보니 전시회의 의미가 한결 잘 느껴졌다. 

미술작품 활동을 하면서 주름진 얼굴이 환하게 바뀌는 영상 속 노숙인 작가들의 모습이 무척 좋았다.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전시 공간에 있는 노숙인 작가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나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이도 있고 아버지 연배도 계셨는데 쑥쓰러워 하면서도 조근조근 말을 했다. 
"어릴 적에 만화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쪽분야로 나가고 싶었는데 잘 안됐죠. 이번 기회에 평소 해 보고 싶었던 걸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재미있었고 나중에 이 프로그램(어깨동무 인문학)이 다 끝나고 나서 자립하는 게 목표에요." 
"누군가 내 그림을 보러 온다는 게 아직 어색하지요.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처음 그려본 그림인데 하면서 재미있었어요." 

내가 희망이다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고_4
내가 희망이다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고_4
 
이번 전시회를 통해 노숙인 작가들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만들고 싶었던 것,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꿈과 희망이다. 
"내가 희망이다"를 스스로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 이분들이 보냈을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마음이 일렁였다. 내 마음 속 이야기를 표현하는 일, 내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우선 들여다 보고 알아채는 게 힘들고,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이게 제일 어렵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노숙인 작가들은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고 표현하는 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 이루어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일을 해야 할 차례이다. 
내 이웃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손잡아 주는 일은 행궁마을 커뮤니티 아트 갤러리를 찾아가는 일이다. 오는 17일(월)까지 진행되는 어깨동무 인문학 미술치유 작품전에 많은 수원시민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노숙인#미술작품#행궁동#수원다시서기종합지우너센터#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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