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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수목원에서 만난 식물과 친구 되는 법
식물 킬러 탈출기! 정원상담실에서 찾은 해답
2026-08-20 14:06:51최종 업데이트 : 2026-08-20 14:06:50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영흥수목원 안쪽에 자리한 정원상담실, 식물에 관한 궁금증을 편하게 꺼내놓을 수 있을 만큼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영흥수목원 안쪽에 자리한 정원상담실, 식물에 관한 궁금증을 편하게 꺼내놓을 수 있을 만큼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영흥수목원은 여러 번 찾았지만 늘 온실과 정원만 둘러보고 돌아왔다. 방문자센터 안쪽에 있는 정원상담실과 체험 공간도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제대로 들여다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호기심을 따라 문을 열어보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늑하고 다정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나는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이 아니다. 예쁘다고 데려온 화분들이 어느 순간 시들어 버리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를 '식물 킬러'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래서 가장 먼저 꺼낸 질문도 단순했다. "왜 우리 집 식물은 자꾸 죽을까요?"

정원상담실 선생님은 식물도 새로운 집으로 옮겨 오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해 주셨다. 특히 다육식물은 여름이나 겨울에 휴면기에 들어가는데, 이 시기에 평소처럼 물을 주면 오히려 뿌리가 상할 수 있다고. 그동안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으로 물부터 챙겼는데, 어쩌면 그 관심이 식물들에게는 부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식물도 좋은 짝꿍을 만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신기해 하나씩 살펴보게 되는 동반자 식물 이야기.

식물도 좋은 짝꿍을 만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신기해 하나씩 살펴보게 되는 동반자 식물 이야기.

상담실 한편에는 동반자 식물을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식물들을 함께 심는 방법이라는 사실! 사람에게 잘 맞는 친구가 있듯 식물에게도 좋은 이웃이 있는 셈이다. 한련화와 토마토, 라벤더와 세이지, 쪽파와 차이브 같은 조합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의외의 궁합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 정원을 직접 가꾸지 않더라도 어떤 식물이 서로 잘 어울리는지 맞혀보는 것만으로 작은 퀴즈를 푸는 기분이다.

벽면에는 반려식물이 주는 다양한 이점과 식물 관련 도서도 전시되어 있다. 식물을 키우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천천히 둘러볼 만한 공간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고민과 질문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장소처럼 느껴졌다.

계수나무와 바질, 라벤더 씨앗의 향을 맡고 단풍나무 씨앗까지 날려보며 식물을 오감으로 만나는 시간이다.

계수나무와 바질, 라벤더 씨앗의 향을 맡고 단풍나무 씨앗까지 날려보며 식물을 오감으로 만나는 시간이다.


정원상담실 옆에는 씨앗 체험전이 운영되고 있다. 계수나무와 바질, 라벤더 씨앗의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있는데, 식물을 눈으로만 감상하던 수목원 관람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이가 어릴 적 자연관찰 책에서 보았던 단풍나무 씨앗도 직접 날려보았다. 씨앗이 빙글빙글 돌며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책장을 넘기며 신기해하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이런 작은 경험들이 수목원 산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현재 영흥수목원에서는 <헨젤과 그레텔 유혹의 숲>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전시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두고 출발하면 관람이 수월하다. 해오라비난초부터 무궁화까지 지도에 적힌 번호를 따라 식물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든다. 목적지를 정해 걷다 보니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공간까지 더 자세히 둘러보게 된다.

8월 방문한 주간에 만날 수 있는 식물과 개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8월 방문한 주간에 만날 수 있는 식물과 개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8월의 영흥수목원은 여름의 색이 짙게 내려앉아 있다. 곳곳에서 전시와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어 산책만 하고 돌아가기에는 아쉬울 정도! 영흥수목원 공식 SNS를 팔로우해두면 시기마다 달라지는 개화 소식도 확인할 수 있어 방문 전 참고하기 좋다.

8월 셋째 주인 지금, 블루밍가든에서는 향등골나물이 피어 있고 전시 온실에는 황금과 연꽃, 바나나가 자라고 있다. 산나물원의 더덕과 수련지의 빅토리아수련, 목련숲의 수잔목련과 무궁화원의 세한 무궁화도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특히 세한 무궁화가 반가웠다. 얼마 전 수원현충탑 부근에서 보았던 무궁화와 같은 품종이었는데, 그때는 이름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정원상담실에서 관련 정보를 살펴보다 '세한 무궁화'라는 이름을 알게 되니, 얼마 전 스쳐 지나갔던 꽃이 새롭게 보였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운영되는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식물의 이야기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운영되는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식물의 이야기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영흥수목원을 조금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정원상담실에서 운영하는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오전 10시와 오후 4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되며 정원상담실 명부에 이름을 적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가 2명만 되어도 진행된다고 하니 가족 단위로 방문했을 때도 부담 없이 참여해 볼 만하다.

9월부터는 헨젤과 그레텔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향기로 알아가는 소나무'처럼 식물을 주제로 한 교육도 예정되어 있다. 수원시가 개발한 무궁화 품종에 대한 이야기처럼 평소에는 지나치기 쉬운 식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해설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구경하던 수목원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컬러링 체험부터 정원 상담과 손바닥 정원 안내까지, 정원상담실에서는 지금도 식물을 가까이 만날 방법이 다양하다.

컬러링 체험부터 정원 상담과 손바닥 정원 안내까지, 정원상담실에서는 지금도 식물을 가까이 만날 방법이 다양하다.

정원상담실에서는 지금 바로 참여할 수 있는 컬러링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수목원을 둘러보다 잠시 쉬어가기 좋다. 색연필을 들고 식물 그림을 채워가다 보면 바쁘게 이동하며 관람할 때와는 또 다른 여유가 생긴다.

정원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상담도 받아볼 수 있다. 정원 디자인에 대한 고민부터 우리 동네에 작은 꽃밭을 만들고 싶은 경우까지 상담 내용을 검토한 뒤 1대1로 안내해 준다고 한다. 시민과 학교, 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손바닥 정원 사업에 대한 정보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알고 보니 정원상담실은 둘러보고 나오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묻고 경험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곳이었다.

계절이 바뀌면 식물도 프로그램도 달라지는 만큼 다음에 다시 찾았을 때는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계절이 바뀌면 식물도 프로그램도 달라지는 만큼 다음에 다시 찾았을 때는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여름에는 교육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9월부터는 목요 식물교실을 비롯해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식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니 영흥수목원을 찾을 때마다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수목원을 둘러볼 때는 방문자센터에서 전시 지도를 먼저 확인해보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지도에 표시된 식물을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공간까지 눈여겨보게 된다. 같은 수목원이라도 무엇을 알고 걷느냐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꽃과 나무를 구경하러 왔다가 식물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까지 발견한, 다시 찾고 싶은 영흥수목원이다.

꽃과 나무를 구경하러 왔다가 식물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까지 발견한, 다시 찾고 싶은 영흥수목원이다.

처음에는 정원상담실이 그저 식물 키우는 법을 물어보는 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둘러보고 나니 씨앗 체험부터 컬러링, 해설 프로그램과 정원 관련 상담까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공간이다. 수목원을 걷다가 잠깐 들르는 곳이라기보다, 식물에 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는 작은 식물 아지트에 가까웠다.

이번에는 정원상담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수확이 있었다. 다음에 영흥수목원을 찾을 때는 계절이 바뀌어 또 다른 식물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어떤 프로그램이 열려 있을지, 어떤 식물 이름을 새롭게 알게 될지 벌써 궁금하다. 주말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이번에는 정원상담실부터 들러보면 어떨까?

[영흥수목원 이용 정보]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목원로 193
○ 운영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매주 월요일 휴관)
○ 주차 : 수목원 전용 주차장 이용 가능
○ 문의 : 031-228-3565
○ 누리집 : www.suwon.go.kr›yhar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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