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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담은 옛사람의 소망, 오늘은 가족의 추억으로
국립농업박물관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병풍·책가도에서 오늘의 가족 문화생활까지
2026-09-28 16:17:33최종 업데이트 : 2026-09-28 16:17:30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국립농업박물관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전시장 입구. 대형 꽃 조형물이 관람객을 전시 공간으로 이끈다.

국립농업박물관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전시장 입구. 대형 꽃 조형물이 관람객을 전시 공간으로 이끈다.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들어서면 책과 문방구, 꽃병을 그린 책가도와 꽃·새가 어우러진 병풍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그 앞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서서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옛사람이 꽃에 담았던 마음을 오늘의 가족이 다시 만나는 전시 풍경이다.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은 자연에서 피어난 꽃이 사람의 손을 거쳐 정원과 집 안으로 들어오고, 그림과 생활용품에 자리 잡아 오늘의 화훼 문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국립농업박물관이 소장한 서적과 도자기, 회화 등을 통해 꽃과 사람이 맺어온 관계를 따라간다. 

전시장에서 눈여겨볼 것은 꽃의 종류보다 꽃을 가까이 둔 사람들의 마음이다. 뜰에서 가꾸던 꽃은 도자기를 장식하고 병풍과 그림의 소재가 됐다.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부귀와 행복, 가족의 평안 같은 바람을 꽃과 새, 곤충이 어우러진 화면에 담았다.

관람객들이 책가도와 꽃·새 등을 소재로 한 병풍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는 꽃이 옛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모습을 다양한 소장품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책가도와 꽃·새 등을 소재로 한 병풍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는 꽃이 옛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모습을 다양한 소장품으로 보여준다.


책가도와 여러 폭의 병풍을 한 공간에서 이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책과 문방구 사이에 놓인 꽃병과 꽃,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새와 나비를 따라가다 보면 꽃이 특별한 날에만 찾는 대상이 아니라 일상 가까이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작품마다 달라지는 표현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관람객들이 꽃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꽃과 새, 곤충이 어우러진 그림에는 행복과 풍요를 바랐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겼다.

관람객들이 꽃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꽃과 새, 곤충이 어우러진 그림에는 행복과 풍요를 바랐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겼다.


조선 후기 민화로 시선을 옮기면 꽃에 담긴 바람은 더욱 다양해진다. 화훼도와 화조도에서는 꽃과 나비, 벌과 잠자리 등이 함께 등장한다. 전시장 설명을 따라 그림을 살펴보면 자연의 생명과 순환을 바라보면서 집안의 행복과 풍요를 기원했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이 디지털 화면을 이용해 전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전통 유물을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이 디지털 화면을 이용해 전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전통 유물을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옛사람의 생활 속에 머물던 꽃 이야기는 전시 중간부터 오늘의 관람객에게 이어진다. 벽과 천장에는 꽃과 자연 풍경이 영상으로 펼쳐지고, 어린이들은 디지털 화면을 직접 눌러 전시 내용을 살펴본다. 부모가 옆에서 함께 화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수원시 권선구 천천동에서 아이들과 온 홍은아 씨는 이런 경험 때문에 지역 박물관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홍 씨는 "같이 보면서 좋아하더라고요. 못 봤던 거나 새로운 걸 많이 알게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수원박물관과 화성박물관, 광교박물관 등도 아이들과 함께 다닌다.

수원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정복현 씨도 아이가 생긴 뒤 문화공간을 더 찾아다니게 됐다. 정 씨는 "이제 아기가 있으니까 돌아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계기가 있으니까 열심히 다녀봐야죠."라고 말했다. 이날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가족과 함께 농업박물관을 방문했다.

두 가족의 이야기는 이날 전시장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과 겹친다. 부모가 병풍을 살펴보는 동안 아이가 디지털 화면을 만지고, 다시 한 작품 앞에 함께 서기도 한다. 옛사람이 집 안에 꽃 그림을 두며 가족의 행복을 바랐다면 오늘의 가족은 그 그림 앞에서 경험과 기억을 함께 쌓는다.

꽃과 자연 풍경을 영상으로 풀어낸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전통 유물과 영상 연출이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

꽃과 자연 풍경을 영상으로 풀어낸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전통 유물과 영상 연출이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


박물관을 반복해서 찾는 관람객에게는 전시가 바뀌는 것 자체가 다시 방문할 이유가 된다. 화성에서 가족과 온 유대영 씨는 "전시 내용을 잘 몰라도 매번 올 때마다 한 번씩 바뀌다 보니까 그냥 방문해요."라고 말했다. 박물관이 가족의 일상적인 나들이 공간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전시 후반에는 꽃 이야기가 다시 오늘의 생활로 돌아온다. 도시화와 경제성장 속에서 화훼 수요가 늘어난 과정에 이어 반려 식물과 가정 원예 등 지금의 꽃 문화도 소개한다. 병풍과 생활용품 속 꽃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오늘 우리가 꽃과 식물을 곁에 두는 생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관람객들이 여러 폭의 병풍이 이어진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옛사람들이 꽃에 담았던 마음을 오늘의 관람객이 다시 마주한다.

관람객들이 여러 폭의 병풍이 이어진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옛사람들이 꽃에 담았던 마음을 오늘의 관람객이 다시 마주한다.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에서 꽃은 시대를 잇는 매개가 된다. 옛사람은 꽃을 가까이 두며 삶의 소망을 표현했고, 오늘의 가족은 그 흔적을 함께 보고 체험하며 새로운 기억을 만든다.

오래된 병풍과 책가도를 보는 데서 시작해 오늘의 꽃 문화까지 한 흐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수원과 인근 지역에서 아이와 함께 문화공간을 찾는 가족이라면 옛 생활 문화와 오늘의 일상을 함께 이야기해 볼 만하다.

꽃을 바라보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삶 가까이에 꽃을 두려는 마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 전시명: 국립농업박물관 소장품전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
○ 전시기간: 2026년 6월 9일(화) ~ 10월 5일(월)
○ 전시장소: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실
○ 전시내용: 서적·도자기·회화 등 소장품을 통해 자연의 꽃이 정원과 생활공간으로 들어와 그림과 공예의 소재가 되고, 오늘날 화훼문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
○ 관람시간: 화~일요일 10:00~18: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관람료: 무료
○ 주소: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4 국립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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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박물관, 책가도, 수원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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