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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래미의 옛 모습과 이웃의 정, 다음 세대에도 이어졌으면
80년 가까이 매탄4동을 지켜온 최종천 산드래미 향토회장의 마을 안전 이야기
2026-10-26 14:24:34최종 업데이트 : 2026-10-26 14:24:3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매탄4동 산드래미 향토회 최종천회장을 인터뷰했다.

매탄4동 산드래미 향토회 최종천 회장(오른쪽)을 인터뷰했다.


수원시 영통구 매탄4동에는 '산드래미'라는 정겨운 옛 이름이 남아 있다. 아파트와 주택, 상가가 어우러진 도심 속에서 산드래미의 옛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마을의 역사와 공동체를 지키려는 노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산드래미 향토회 최종천 회장을 만나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을 들어봤다.

"광교산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산이 있고 그 둘레로 논과 밭이 펼쳐져 있었어요. 그래서 산드래미라고 불렀지요."

최 회장은 산드래미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은 빼곡한 건물들로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의 기억 속 산드래미는 산과 들판, 맑은 샘물이 어우러진 마을이다. 특히 지금의 참새골 일대에는 차가운 샘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그는 '참새골'이라는 이름도 참새가 많아서가 아니라 차가운 샘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도시개발은 마을의 풍경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도 바꾸어 놓았다. 농토가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마을 공동체가 흩어질 위기를 맞았다. 이에 고향을 지키고자 뜻을 모은 주민들이 만든 것이 산드래미 향토회다.

최 회장은 매탄4동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노인정, 산샘어린이공원 등을 소개했으며 옛 기억 속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파트가 생기기 전에 이곳에는 거의 농토였다 회상했다.

최 회장은 매탄4동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노인정, 산샘어린이공원 등을 소개했으며 옛 기억 속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파트가 생기기 전에 이곳에는 거의 농토였다 회상했다.


"다른 동네는 개발되면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지는데, 우리 마을 사람들은 80%가 이 근처에서 계속 살았어요. 그게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최 회장에 따르면 향토회는 지금도 정월대보름 척사대회와 가을 야외행사 등 행사를 통해 향토회가 주축이 되어 산드래미 이웃 간의 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웃의 경조사를 함께 챙기고, 서로 옛 추억을 나누는 일은 산드래미만의 소중한 문화다.

마을의 역사를 보존하는 일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건립한 산드래미 회관과 노인정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며, 오래된 사진과 생활 유품을 보관하고 전시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옛날 사진도 많고 물건들도 남아 있어요. 아이들이 그것을 보면서 우리 동네가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고사한 산드래미 느티나무의 사진과 유래를 영흥공원에 남겨 놓은 것을 반기면서도, 앞으로 지역의 역사를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매탄4동에서 열리는 행사에 '산드래미'라는 이름이 사용되는 것 역시 고향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반가운 변화라고 말했다.

매탄공원 앞에 위치한 다목적체육관은 수원시에서 2번째로 큰 체육관이라고 했다.

매탄공원 앞에 위치한 다목적체육관은 수원시에서 2번째로 큰 체육관이라고 했다.


최 회장이 꼽은 매탄4동의 가장 큰 자랑은 잘 갖춰진 체육시설과 공원이다. 축구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족구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주민들이 운동하고 교류하는 생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자신도 30년 가까이 배드민턴을 즐겨온 그는 공원을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소로 바라본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꼽은 것은 주택가의 주차난과 보행 안전이다.

좁아진 인도를 걱정스레 바라보며 시민들이 불편해 한다고 실제 상황을 전했다.

좁아진 인도를 걱정스레 바라보며 시민들이 불편해 한다고 실제 상황을 전했다.


"골목마다 차가 세워져 있어서 사람이 다니기 힘들어요. 화재가 나거나 응급환자가 생겼을 때 소방차나 구급차가 들어오지 못할까 걱정이지요."

최 회장은 과거 화재 현장에서 주차 차량 때문에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공영주차장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로를 넓히는 과정에서 보도가 좁아지고, 울퉁불퉁한 보행로가 그대로 남아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보행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마을을 만드는 일이 시설을 늘리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서로의 안부를 살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여러 곳에 나뉘어 있는 경로당을 보완해 어르신들이 함께 이용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동네 단위의 복지공간을 제안했다.

"큰 복지관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들뿐 아니라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주민 누구나 쉽게 복지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주택가 곳곳에 안내게시판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파트와 달리 정보 전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일반 주택가 주민들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인터뷰 내내 최 회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말은 '산드래미'와 '어울림'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마을의 모습도, 살아가는 사람들도 달라졌지만 이웃을 기억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모습을 기억할 수 있고, 젊은 사람들과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산드래미의 산과 들판은 사라졌지만,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과 이야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래된 느티나무의 흔적처럼 마을의 역사를 간직하고, 안전한 골목과 따뜻한 이웃의 정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 그것이 평생 고향을 지켜온 최종천 회장이 꿈꾸는 산드래미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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