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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 진정 용서할 수 있는가?
공동체의 이익을 존중하여야 강국을 만들 수 있다.
2009-01-27 22:48:39최종 업데이트 : 2009-01-27 22:48:39 작성자 : 시민기자   권오기

가수 유승준, 진정 용서할 수 있는가?_1
가수 유승준, 진정 용서할 수 있는가?_1
유승준씨는 당시 한국 최고의 솔로가수였다. 대부분의 댄스가수가 팀으로 구성된 반면 '유승준'은 거의 유일한 솔로 댄스가수였으며 매력적인 멜로디와 춤으로 국민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노래와 춤 이외에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마케팅 방법이 끊임없이 "군대에 가겠다"고 약속을 하는 등 국민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청년'이미지를 갖겠금 했다. 바꿔 말하면, 가수 유승준은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이미지로 수많은 돈을 벌었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인가 어딘가에 공연을 다녀온 이후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더니 그냥  미국인이 되었다.

최근 가수 유승준이 최근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통곡의 인터뷰를 했다고 모 여성지 2월호가 보도한 것이다. 유승준은 "저는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고, 병역의 의무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병역을 기피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군에 입대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아버지와 함께 미국 시민권을 신청해놓은 상태였지만 이미 군에 입대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기 때문에 시민권 취득을 거부했다. 당시 시민권을 거부했던 서류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저는 군에 입대하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그 때는 어렸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자기처럼 제3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고, 연예기획사도 그러라 했고, 자기를 오사마 빈 라덴인가 등등 하면서 변명을 하였다. 그리고서 한국에서 활동을 하겠다면서 몇 차례 국내로 돌아오려고 시도를 했다. 또한 팬들이니 뭐니 운운을 하면서 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티브 유'씨는 합법적인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눈물로써 인터뷰를 해야하고 국민들을 그를 '용서'한다 안한다의 단어로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말 그대로 그의 행위가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유승준은 그 무렵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허리를 다쳐 병원 정밀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유승준은 "퇴원 후 더 열심히 춤추고 노래했어요.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아픈 척한다는 말은 듣기 싫었어요. 그러나 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속사였어요. 당시 모 음반사와 제 소속사가 두 장의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었거든요. 거액의 계약금을 받았어요"라며 "한 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나머지 한 장의 앨범은 아직 발매하지 못한 상황이었죠. 만일 군 입대 전에 앨범을 내지 못할 경우 그 손해는 계약을 위반한 저희 기획사에서 모두 물어줘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유승준은 입소 전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문제는 그때 일어났다. 그가 미국에 있는 동안 1년 전 거부했던 시민권이 다시 통과됐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유승준은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시기가 딱 맞아 떨어졌어요. 부모님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저를 설득하셨어요. '9.11테러 이후 시민권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다'며 '만약 지금 시민권을 따지 못한다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라며 "부모님과 생이별을 할 수 있다고. 소속사도 이 상황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면 용서해줄 거라고 권유했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유승준은 당시의 자신은 상황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아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신이 왜 '국민 왕따'가 됐는지 잘 알고 있다며 거짓말, 괘씸죄, 그게 저의 죄명이자 입국 불가 사유라고 말하며 눈물 흘렸다. 또 그는 "나의 새해 소망은 늘 한결같다"며 "한국으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용서를 비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년째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유승준은 중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성룡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JC그룹과 7년 전속 계약을 맺었으며 조만간 성룡과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유승준의 프로필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국사회의 군대와 관련된 고질적인 병폐는 다 들어있는 듯 하다.  부모를 잘 만나서 원정 출산으로 미국영주권을 갖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합법적으로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부류,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병역소집 연령을 아예 넘긴 후 한국에 돌아오는 부류,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고 많은 이들에게 선망이 되는 상류층 인사의 자제들이 군대를 간다면서도 듣도 보도 못한 희귀 질병 판정을 받아 신체검사 등급을 낮추어 병역면제를 받거나 공익근무로 빠지는 편법의 부류 등등 을 해방후 수십년동안 암묵적으로 너무나도 많이 지켜보았지 않았는가. 평범한 자신은 결코 가고 싶지 않은 군대에 억지로 끌려갔고 고생 엄청하는 동안, 이들은 호위호식한다는 생각을 하면 참으로 내 신세가 처량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들과 국가에 대한 증오가 뿌리깊게 박히지 않았는가 말이다.

포털 메인에 '유승준을 용서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글이 떴다. 군대의 야만성, 독재의 폐해 등을 들어 유승준을 옹호하는 글이었다. 군대 갔다 왔다고 강조하는 것이 일종의 열등의식과 보상심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군대에서 배울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고, 사람의 가치관을 망가뜨리기만 하는데 그런 군대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병역을 신성시하느냐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한국사회 군사문화, 전체주의에 대한 절망도 언급했다. 이런 식이면 민주주의가 요원하다는 절망과 함께, 한국현대사,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은 없는 상태에서 '어설픈 평등'과 '허울 좋은 투명성'만을 이유로 유승준을 희생양 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유승준 말고도 병역 뺀 사람은 많다는 얘기이며, 그러면서 유승준을 용서하고 군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사회적 공분은 지도층 인사에게 집중하자고 했다. 

오사마 빈 라덴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이성을 잃은 사람으로 보였다.  미국인이라면 오사마 빈 라덴은 테러리스트일 것이지만, 오사마 빈 라덴에겐 그 나름대로의 명분을 가진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식의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모습은 "공인"이라기 보다는 "병역을 기피한 범죄자"로 밖에 볼수 밖에 없는 명분만 덧부치는 결과만을 초래하였다.  차라리 한국인에게 욕을 하는 모습이라 여겨졌다. "욕을 해대면서, 눈물을 흘리고, 어렸다고 하고" 등등은 뒤죽박죽의 정신상태에서 노래 하나 부르는 무대를 찾겠다고 하는 것이다. 

유승준을 용서하지 않으면 군사주의-전체주의, 민주주의의 절망이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유승준을 용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절망이다. 만약 유승준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자신에게 가해질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를 한 상태에서 군대를 거부했다면 그때의 병역기피는 비난 받을 사안이 아니다.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가 병역을 기피한 이유는 '신념'이 아니라 '사익'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국적포기'였다. 이것은 공동체에 대한 배반이다. '사익'을 위해 우리 공동체의 '주권'을 포기한 사람을 용서 안 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망가진다? 말도 안 된다. 민주주의는 '사'를 이기고 '공'에 복무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실행되는 공화국을 '공공의 일'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사익을 앞세운 사람을 옹호하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군대에서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 혹은 열등의식 아니냐는 지적은 황당하다. 그렇게 따지면 조선민중이 사대부를 원망한 것도 고생하며 사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된다. 민초의 억울함으로 인한 '공분'을 보상심리, 열등의식으로 폄하하는 건 놀랍도록 반역사적이다. '면제 - 특권' 에 대한 거부감은 열등의식이나 전체주의 따위가 아니라 국민의 정의감이라고 봐야 한다. 특권에 대한 거부감이 강렬한 국민 일수록 민주주의를 향유할 가능성이 높다. 유명 연예인이 병역을 기피하고도 멀쩡히 한국에서 연예활동하는 것을 묵인할 정도로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라면 이 땅에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보면 역설적으로 전체주의다. 즉 전체가 모두 다 1/N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전제를 수용하고 출발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여기엔 이유가 없다. 묻지마 전체다. 이건 군사주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얘기다. 그건 다른 맥락에서 논의할 사안이고, 유승준 문제에서 중요한 건 그가 일반 국민이 보편적으로 지고 있는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에서 병역은 이렇다. 지금 이순간, 20대 한국 젊은이들은 군대를 가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 그들의 부모들은 한국사회의 현실에 애증을 느낄지도 모른다. 자식의 손을 잡고 군교육대에 아들을 버려두고 가는 부모의 마음은 처참하리라고 믿는다. 

유승준은 가시밭길 교묘히 우회하면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다가, 가시밭길이 펼쳐지자, 왜 남들은 꽃길을 가는데 나만 가시밭길이냐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다. 이것이 용서가 된다면 나 하나의 이익을 위해 옆길로 새는 것이 공식적으로 승인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유승준은 상징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병무청이 병사들의 사기저하를 염려하는 것이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병사들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사기도 저하된다. 그것은 특권의 승리, 민주주의의 절망으로 이어져 공화국을 파괴한다. 인기인이 언론에 나와 눈물 좀 흘리면 모든 게 용서된다면, 인기인 아닌 일반 국민은 어떡게 할 것인가? 어떻게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특권층의 사익을 옹호하는 글이 포털 메인에 걸리나? 이건 말하자면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대형언론의 왜곡보도를 정당화하고, 재산권이라는 이름으로 기득권세력의 사익을 정당화하는 것과 같다.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할때 부모님이나 친척중에 국회의원 혹은 교수나 영관급 이상 장교가 있는 사람은 거수하라고 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잘 나가는 부모를 가진 상위층은 어떻게든 편법을 써서 현역으로 오지도 않을 수 있고, 만약 끌려온다고 해도 행정병이나 파견 근무같은 좋은 보직으로 배치받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봐왔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힘 없고 빽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현역에 입대한다는 생각에 빠져 알 수 없는 자괴감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군 면제는 신의 아들, 현역은 어둠의 자식이란 말까지 있을까. 이 시간에 부모 잘 만난 아이들은 하고 싶은 짓 다하겠지라는 류의 한탄이었고 결말은 늘상 그렇듯이 그래도 어쩌겠냐 우리가 처한 현실에 충실해야지라는 식으로 얘기를 마무리지으면서  어깨의  힘이 빠지곤 했다.  

혹자는 유승준이란 가수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그렇지 못하다. 그의 변명은 "명분 쌓기용으로 보이는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변명 그 자체가 그에게는 여전히 '용서받지 못할 구석'으로 자꾸 쌓여만 가기 때문이다. 유승준은 자기가 전체의 1/N이 아니라 예외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머지 1/N에 속하는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열등감'이 아니라 '정의감'이다. 유승준을 용서하자는 주장은 국민이 감수한 희생에 대한 배신이다. 이것은 국민의 공동체에 대한 건전한 기대를 꺾는다. 국민이 공동체의 정의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 냉소, 패배주의로 이어진다. 귀결은 국가파탄이다. 로마제국이 특권층, 기득권의 층의 사익을 정당화하다가 국민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천년의 제국도 망하였다. 우리사회도 민초들의 의식혁명으로 유력한 모 대통령후보를 두번이나 낙선시켰고, 그로인해 좌익정부가 10년을 통치하게 되었다.

본질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남자의 의무인 병역을 사익을 위해 마켓팅도구로 썼으며, 그것을 기피하기 위해서 국적을 바꾸어 버렸다. 병역의무를 피하고자 두 가지의 나쁜 행위를 했다. 대한민국 남자의 의무인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서 하나는 거짓말이고, 다른 하나는 국적을 바꾸어 버렸다. 그가 만약 한국국적을 포기하는 방법이 아닌 허리 디스크로 인한 병역면제를 받았다면, 물론 국민들의 비난은 있었겠지만 실제로 그가 얼마나 아픈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은 일시적인 비난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가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를 가야죠"하는식의 발언들을 방송에서 하지 않았었더라면 유승준이라는 가수의 마케팅을 아름다운 청년으로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가 병역을 기피한 이유는 '신념'이 아니라 '사익'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국적포기'였다. 이것은 공동체에 대한 배반이다. 그의 사익을 위해서 국적을 바꾸었다면, 그는 자기의 신념을 지켰어야 했다. 모두 내 책임이 아니라 다른사람들이, 다른 이유에서 찾고 있고 "자기가 마치 운이 없어서 본보기가 되었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점 또한 추한 모습이 아닐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조용히 근신했어야 했었다. 설령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가 지금 변호하고 있는 말은 모두 명분쌓기용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

또한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표현들이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으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감성적인 표현도 때가 있을 것이다. 현대그룹 벽, 조그마한 액자엔 이런 문구가 있다.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강하고, 총명하게 할 것입니다" 한국사회도 급변하게 변모하고 있고, 주변정세도 열정과 냉정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고, 시기적으로도 봄날이 오기에는 요원하지만, 봄은 진정 오지 않겠는가. 보다 성숙된 감정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승준 말고도 공화국의 정의를 저버린 사람이 많이 있다면 그들을 공격해야 한다. 거꾸로 유승준을 옹호해선 안 된다. '이 사람 말고도 나쁜 자는 많다'는 논리를 적용하면 이 세상에 처벌받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친일파도, 나찌부역자도, 시민혁명기의 귀족-왕족도, 누구도 처벌할 수 없다. 유승준은 공화국에서 시민의 의무를 저버리고 사익을 탐한 상징적인 존재다. 용서는 말도 안 된다. 그것은 사익추구에 대한 해방령이 될 것이다. 적어도 국민개병제가 유지되어서 그래서 국민이 군대에 가는 한, 사익을 위한 병역기피는 민주주의 파괴가 된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것을 옹호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포털 메인이 웬만한 중앙일간지 기사보다 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시대다. 포털 메인에 말도 안 되는 기사가 걸리면 사람들의 판단력에 말도 안 되는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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