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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0-05-21 23:34:51최종 업데이트 : 2010-05-21 23:34:51 작성자 : 시민기자   최미란
아침방송 부터  자연스레 TV를 켤 때마다 '부부의 날' 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냥 가벼운 웃음을 지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블랙데이, 등등.. 수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날들이 많지만 이젠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린것이 좀 씁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혼한 지 어느덧 이십여년이 다 되었고, 큰딸이 이미 대학에 입학을 하였는데도 지나 버린 시간들에 대한 추억이나 설레였던 순간들을  마음 한 켠에 담고 살기 보다는 묻어 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 책꽂이 가장 구석에 꽂혀 있는 빛 바랜 앨범을 꺼내서 먼지를 털어 봅니다.
학창시절과 결혼식 사진, 그리고 아이들이 어렸을 적 모습을 보면서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부의 날_1
부부의 날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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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_2
부부의 날_2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순간들, 요즘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인화하기 보다는, 인터넷 상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리는 경향이 더 많기 때문에 이렇게 손때가 묻은 아날로그 사진은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 그다지  별로이던 기분은 어느새  즐겁고 행복한 마음에 콧 노래까지 나왔습니다.

아침에 아이들 문제로 살짝 말다툼한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참 많이 변했구나! 어쩜 이리 늙었지...' 생각이 들면서  괜시리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에 비해 쳐진 어깨위로 이젠 흰머리가 너무 많아 염색 조차 하지 않고 다니는 남편의 모습이 이십여 년이 흐른  결혼 생활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많이  늘어 버린 몸무게 때문에 남편은 종종 기분좋을때는 ' 뚱띵이 아줌마, 뭐 그리 맨날 바쁘십니까!' 그러면서  놀릴때가 있는데, 오늘은  그 아줌마가  쳐진 어깨를 좀 펴 주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종종 걸음으로 마트에 가서 아귀찜 재료를 사와  열심히 콩나물을 다듬었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가족은 그리고 부부는 너무나도 힘들어서 생각하기도 싫은 날들이  있었음에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콩나물 머리를 다듬는 소소한 행복들 속에서 상처가 치유되고  잊혀지게 되나 봅니다.

'당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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