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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으로 뭉친 '오~피스Peace 코리아'
남북의 긴장모드를 해제시켜 버린 월드컵
2010-06-23 14:28:09최종 업데이트 : 2010-06-23 14:28:09 작성자 : 시민기자   임화영

지난 21일 밤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물보다 진한 한민족의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축구공으로 뭉친 '오~피스Peace 코리아'_1
축구공으로 뭉친 '오~피스Peace 코리아'_1

경기초반 패기 넘치는 투지와 힘으로 포르투갈 팀을 압박하던 북한 대표 팀이 첫 골을 내주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면에서 부족함이 없었기에 두 골을 실점하기 전까지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3골, 4골이 넘어가면서 온 힘을 다해 운동장을 누비고 있는 북한 선수들의 힘겨움이 어깨위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결과는 7대0 완패였다. 커다란 점수 차로 졌다는 실망감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작은 희망을 앗아간 것 같아 가슴이 아파왔다. 

오는 25일이면 한국 땅에 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이 된다. 60년의 세월동안 대한민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북한은 경제와 인권분야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적인 문제가 어떠하든지 간에 같은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살아온 60년의 세월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와 형제가 이념으로 나뉘어 총질을 하고 휴전선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살아가야하는 가슴 아픈 세상이다. 

이제 전쟁으로 인한 이산세대의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남북한을 이어줄 핏줄의 증인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통일이 된다고 한들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만나 어떻게 형제의 정을 느낄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이산가족 1세대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통일이 되어 남아있는 형제들을 만나고 자신들의 고향의 품에서 눈을 감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사이의 정세는 더욱 캄캄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밤 월드컵 포르투갈과 북한과의 경기를 보면서 작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골문을 향하는 북한 선수들의 선전에 박수를 치고 포르투갈의 연속되는 득점 장면에서는 가슴을 치며 한숨을 쉬어대던 모습 속에서 60년의 긴 시간의 어색함도 쉽게 극복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단일민족이라는 혈통주의를 내세우며 살아왔던 세월들이 요사이 다문화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세계화의 관점에서 보면 촌스럽고 편협한 민족주의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략에서 굳건히 싸우며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 됨의 힘이었다. 

외국인과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을 왕따 시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깨닫고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을 갖자는 이야기다. 둥근 축구공으로 하나가 되는 놀라운 힘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의 월드컵을 통해서 보아왔다. 

정치적인 공방으로 풀어갈 문제가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의 빗장이 열리고 담벼락이 무너져 내려 자연스럽게 155마일 휴전선 철책선이 넘어져 통일이 되어야 한다. 남북한이 하나가 되어 세계를 향해 외치는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통일의 날도 앞당겨 질 것이다. 위정자들의 이해 논리에 앞선 통일이 아닌 국민 스스로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통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요사이 천안함 사건으로 경색되어 있던 남북한의 정세가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통해 조금씩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 개개인의 감정에는 벌써 한 민족이 된 듯 서로를 위해 응원하고 하나 되어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150여개의 나라 중 32개 나라만이 출전할 수 있는 세계유일의 축구대회인 월드컵에서 남북이 함께 출전한 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아쉽게 7대0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지기는 했지만 축구 강대국들이 모인 월드컵에서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통일은 이념이나 경제적인 강함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이 열리고 열려진 마음이 한데로 모아지는 것이 아닐까? 
지금 당장 통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 마음이 통합되어지지 않은 채 통일이 된다면 더 큰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한 걸음씩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면서 60년 동안 벌어진 격차들이 좁혀지고 서로가 이해하며 나아갈 수 있을 때가 진정한 통일의 때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열심히 선전하고 있는 남북한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며 하나로 힘을 모아 응원해야 할 때이다. 남북한 대표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 월드컵 그라운드를 누빌 그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해 본다.

통일, 월드컵, 남북통일, 자유기고가, 임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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