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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국악기 체험시켜야
2013-01-22 15:10:19최종 업데이트 : 2013-01-22 15:10:19 작성자 : 시민기자   이선화
금년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조카가 가야금을 배워야 한다며 고모가 내게 궁금한 것을 묻고자 전화를 걸어왔다. 
어릴때부터 피아노니 첼로니 하는 것을 기본으로 배우는게 우리나라 아이들의 보편적인 성장기 교육방식인데 이제 나이가 들어 고등학교에 간 아이에게 웬 가야금?

의아함은 곧 풀렸다.
지난 12월에 고입시가 한창일때 조카 아이는 국제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영어를 꽤 잘하는 편이어서 나중에 외신기자가 되고 싶다는게 아이의 꿈이라 해서 참 기특하게 여겼었다. 벌써부터 자기 미래에 대한 확고한 뜻이 있고 거기에 맞춰서 이미 고등학교때부터 국제고에 가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가족으로써 적극 응원의 마음을 전해 주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에 갔더니 영어와 수학 과제를 내 주더니만, 특별 과제로 우리나라 전통악기 하나씩 선택해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어나 수학이야 기본 학업 과정이지만 이 전통악기를 배우고 다루는 것은 선택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과정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목으로 만들어 놨으며 대충 통과의례처럼 적당히 하는 척만 하다가 말 게 아니니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안내까지 해 주더라나.

청소년기에 국악기 체험시켜야_1
청소년기에 국악기 체험시켜야_1

고모도 처음에는 국제고에서 웬 뜬금없는 전통악기냐고 반발심도 생겼다며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지금 고등학생인 우리 큰 딸아이도 중학교때 약 1년반 정도 가야금을 조금 가르쳤었다. 가야금을 가르쳐 국악 대학에 보낼 생각으로 그런게 아니라 우리 전통악기 하나 정도는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게 한국적인 교육 같아서 그렇게 한 것이다.

아이에게 가야금을 배우도록 했더니 아이도 처음에는 이런걸 뭐하러 배우냐고 하다가 점차 흥미를 느끼더니 한동안 제대로 배우고 마치게 되었다.
그래서 고모도 내게 가야금을 어디 가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물으려고 전화를 한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우리 아이가 가야금을 배운 과정과 준비 해야할 점 등을 고모에게 알려주었다. 조카도 곧 가야금에 입문할 것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 국제고등학교의 교풍이나 아이들 가르침의 이념이 무척 마음에 들고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에 피아노니 첼로니 바이올린이니, 혹은 기타나 피리 같은 서양악기 같은거 모르는 아이들 없다. 또한 피아노는 요즘 유치원때부터 기본으로 다들 1, 2년은 배운다.

하지만 거문고나 비파나 가야금이나 우리 전통악기는 다루는 것은 고사하고 그런게 있는지조차 모른다. 아이들에게 비파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도 그거 컴퓨터 용어 아니냐는 반문이 되돌아 오지 않을까. 
그런 판국에 다른 학교도 아닌 국제고에서 우리나라 전통악기 하나씩을 의무적으로 배우라고 한것은 사교육비는 좀 들겠지만 그 취지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은 인간의 심성을 다듬어 주고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 역할과 심신을 건강하게 해 주는 치료 역할도 한다. 
요즈음에는 피아노를 치거나 악기를 다루는 것이 뇌의 발달에 영향을 끼친다고 해서 약간의 여유라도 있는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정도의 악기는 배우게 하고 있다.
그러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서양 악기가 아닌 우리 전통 국악을 가르치는 부모는 거의 없다. 그러니 요즘 국악은 아예 특별한 음악이 돼 버렸다. 

그나마 이렇게 생각 있는 학교에서 일부러라도 국악을 사랑하고 국악을 배우게 하며 가르치는 일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 덕분에 거문고와 가야금도 구별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국악반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학교가 늘어났으면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내 생각을 하나 적자면 금번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봄방학까지 치면 2월말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다.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뿐만 아니라 여름방학때도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방학을 맞이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영어, 수학 대신 국악기 한 가지 정도는 가르쳐 보는건 어떨런지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때 악학궤범에 대한 내용을 조금 접했는데 그 안에는 '음악은 하늘에서 생겨서 인간에게 머무르고 허(虛)에서 나와 자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혈맥을 뛰게 하고 정신을 유통하게 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의 사춘기때 국악 체험은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옛 말에 연못에 있는 물고기도 거문고 소리를 들으려 물 위로 솟구쳐 오른다는 말이 있다. 미물인 물고기도 음악의 아름다움을 아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더하지 않겠는가.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국악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아이들이 거기서 즐거움을 찾고, 우리의 주체적인 가치관까지 갖게 한다면 이보다 좋은 교육은 없을듯 하다. 
이번 겨울방학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름방학이든 혹은 학기중 언제라도 우리 악기 하나씩은 좀 가르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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