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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채식?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
2013-02-13 15:39:52최종 업데이트 : 2013-02-13 15:39:5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석천
다들 생업을 위해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명절 연휴 3일중 첫째날 고향에 도착하면 선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 회관에 잠깐 들르는게 상례가 됐다. 

이번 설날 고향에 갔을때도 마을 회관에는 약속이나 한것처럼 출향인들이 모였다. 누구랄것 없이 알아서 집에서 담근 동동주를 들고 온 사람도 있고, 차례 지내려고 만들어 둔 부침개와 산적을 미리 싸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다같이 빙 둘러 앉아 막걸리도 한잔씩 주고 주고 받으며 객고를 달래고 고향에 대한 마음을 나누는 만남의 장소이다 보니 너도 나도 형 아우가 되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와 즐겁고 기뻤던 이야기를 나누며 시끌벅적하게 웃으며 장시간 운전하며 내려오는 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곳에는 고향을 떠난 도시인들 뿐만 아니라, 그래도 시골에 남아 마을을 지키며 사는 고마운 마을 선후배도 함께 모이니 여간 정겹지가 않다.
서로 막걸리 잔을 나누던중 갑자기 마을에서 좀 크게 돼지 축사를 지어 축산농업을 하시는 고향 형님이 느닷없이 날더러 한가지 묻자며 정색을 하셨다.

"아니 동상(동생). 요즘 테레비를 보믄 고기를 먹지 말자, 채식을 해야 한다면서 고기를 먹으면 당장 병 걸려 죽을것처럼 말하는디, 혹시 동상도 그렇게 생각 하능가? 테레비에는 박사 교수 그런 사람들이 나와서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니께 사람들이 다 믿는거 같어. 동상도 돼지고기 안먹는가?"
돼지를 키우는 일이 생업이며 돼지 키운지도 벌써 10년도 넘은 전업 축산 농민의 입장에서 물은 것이니 무슨 말씀이신지 금세 이해가 되었다.

 
무조건 채식?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_1
무조건 채식?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_1

더군다나 서너달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부위인 삼겹살은 그 양이 부족해 수입해서까지 먹으며 금겹살이라고까지 불리더니 이젠 고기 값이 뚝 떨어져 한숨만 나온다며 그런식으로 고기 값이 들쭉날쭉 하는것도 이렇게 생각없이 말하는 유명한 사람들 때문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말씀을 들으면서 내내 죄송했다. 

요즘은 입만 열면 웰빙을 외친다. 웰빙이란 오래 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사는 동안 건강하고 싶은 마음에서이고, 또한 건강하게 삶으로써 그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이란 말을 꺼내면 무엇보다도 당장 먹을거리나 운동, 스트레스 등을 꼽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루 세끼 꼬박꼬박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식성에 따라 취향에 따라, 또는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먹을거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과학적인 잣대로 살펴보면 비슷비슷 공통되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며 그 어느때 보다도 채식을 하고 건강하기 위해 걷기를 비롯한 각종운동을 한다. TV에서도 헬스프로가 많아졌다. 신문들도 헬스 난을 만들어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가 하면 헬스관련 전문서적들이 서점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농촌에서 돼지를 키우는 축산 당사자인 고향의 형님이 분통을 터트리는것처럼 시민기자도 마찬가지로 유난히 눈에 거슬리는게 한가지 있다.
그것은 유명한 의사나 의료 건강분야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육류를 안좋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즉 육류가 나쁘다는 식의 편견에 가까운 말들을 하고 있다.
육류를 먹으면 암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고지혈증이 생기는 등 건강에 해로우니까 먹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일부 질병에 대해서는 육류가 안좋을수 있겠지만 이들의 잘못된 편견은 올바른 식생활에 부작용을 낳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아가 육류를 생산하는 우리 축산 농가에 엉뚱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채식을 권하는 의사나 전문가들에게 묻고 싶다. 육류든 채식이든 균형 잡힌 식생활로 건강을 찾아야한다는 동의보감의 가르침은 왜 외면하는 걸까. 
인류가 고기를 먹은지 수백년 수천년 되는데 하루아침에 풀만 먹으라니...

내가 잘 아는 통풍환자가 한분 계시다. 이분은 이 통풍 때문에 육식을 거의 못한다. 의사의 권유 때문이다. 10여년전부터 하루에 두 끼 정도는 채소류와 과일로 해결하고 한 끼 정도만 밥을 먹는다. 그런데도 건강검진결과 고지혈증이 발견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잘 아는 스님도 이미 오래전 출가를 하셔서 육류는 아예 입에 대지도 않으신다. 그런데 건강검진결과 고지혈증과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은 것으로 판명되어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예는 육식을 안 하고 곡류나 채식을 위주로 해도 각종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사이버시대에 잘못된 정보는 자칫 그릇된 식생활로 이어지고, 또 무엇이 좋다고, 무엇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 자신들은 그게 전문가의 의견인양 말을 하지만 그게 결국에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물론 채식이 무작정 나쁜건 아니다. 다만 육류를 무작정 피해야 한다는 식의 편견이 문제이고, 가장 중요한 점은 육류와 채식이 적절히 균형있게 몸에 전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몸에 좋다고 하여 채식만 할 경우 이 또한 우리가 어릴때 엄마와 선생님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편식에 해당되는 일이다.
요즘도 TV를 켜면 육류나 계란, 우유는 나쁘고 채소는 좋다는 식의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 둬야 하는 것은 가장 좋은 식단은 신선한 먹을거리를 균형적으로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께서도 무작정 고기를 피하고 채식만 집중적으로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뭐든지 지나치면 안되고 부족해도 안되는게 진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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