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근거없는 커피값 인상, 소비자 등 돌리는 지름길 된다
2014-08-17 22:26:44최종 업데이트 : 2014-08-17 22:26:4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소영
 
근거없는 커피값 인상, 소비자 등 돌리는 지름길 된다_1
지난 7월 16일 스타벅스코리아가 커피 등 주요 음료제품 가격을 최대 200원까지 인상했다.

개인적으로 카페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 말고도 할 일이 무궁무진 많아서다. 
책 읽기,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수다 떨기 등등. 지금 우리나라는 전국방방곡곡 널린 게 카페니 이러한 취미가 일상인 사람들도 많을 게다. 
그런데 요즘 들어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대중의 인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날로 치솟는 커피 값 때문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스타벅스에 들렀다. 보통 카페는 기본 두세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가는 편인데, 급하게 인터뷰가 잡혀서 한 시간 내로 질문지를 작성해야했다. 메뉴를 주문하려는데 깜짝 놀랐다. 자동 반사적으로 매장 바리스타에게 "정말 이 가격이에요?"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카페라떼 톨 사이즈(355㎖) 가격이 5천원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가격이 올랐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그란데(473㎖) 사이즈는 5천원이 훌쩍 넘었다. 
잠깐 머물다 가는데,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것도 아닌데, 손이 떨렸다. 눈물을 머금고 결제를 했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딱히 맛있지도 않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화가 나면서, 지난 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냈던 보도 자료가 생각났다. 

당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스타벅스가 원가 인상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임차료와 인건비, 시설관리, 음료의 지속적인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제시했지만, 올해 상반기 아라비카 생두 1㎏의 평균가격(4천179원)이 2012년보다 10.4% 하락한 수준이라는 것. 게다가 스타벅스가 2012년 5월 가격을 인상한 뒤 다른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뤄질 수 있단다. 

실제 이 우려는 현실화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빈코리아가 바톤을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커피빈코리아는 임차료와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모든 음료의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이날 오후, 회사에 출근해서 스타벅스 개점 1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다녀온 선배 기자에게 물어봤다. 
가격인상에 대한 스타벅스 입장이 어떠냐고. 
선배는 "가격인상에 대한 언급을 회사 측에서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면서 "전반적인 원가구조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가격인상을 결정한 것이라는 공식입장은 여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납득이 안가서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천경희 교수님에게 물었다. 가격인상을 한 기업에게 소비자가 반대목소리를 내는 것도 권리인지, 이 목소리가 커지면, 기업이 다시 시정할 수도 있는지. 
교수님은 "소비자 운동의 첫 번째 노력이 '물가에 대한 관심'"이라며 "요청단계를 넘어 불매운동까지 가능하다"고 답하셨다. 

"소비자들이 힘을 합쳐 투쟁하지 않으면 이 같은 기업의 횡포에 휘둘리게 됩니다." 
교수님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동안 물가에 대한 관심이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기만 했던 나였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사고로, 오히려 시민 단체의 수많은 목소리가 피곤 할 때도 있었다. 

이번 기회로 당당히 목소리를 내본다.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한 근거 없는 가격인상은 소비자가 등 돌리는 지름길이 된다고. 
이왕 올린 커피 값을 내리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앞으로 기업이 소비자를 위하는 생각을 한 번만은 해줬으면 한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