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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에피소드 '고양이는 맛있다'
한국과 네팔, 다양한 관계의 슬픔
2014-12-19 18:12:00최종 업데이트 : 2014-12-19 18:12:00 작성자 : 시민기자   먼주 구릉

아마도 여러분은 고양이가 어떻게 맛있냐고 생각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고양이는 맛있고 맛이 없는 음식이 아니다. 고양이의 맛을 알 수 있을까
이 맞지 않는 문장은 네팔 말을 배우고 있는 한 사람에 한국 사람의 입에서 갑자기 나왔다. 그 말을 듣고 우리는 많이 웃었다. 지금도 우리는 그 분을 만나면 그 때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웃는다

이것은 한국 가톨릭 성당의 한 신부님의 입에서 갑자기 나온 네팔말로 우리는 이 이상한 문장을 듣고 웃게 되었다
.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또 다른 언어를 배울 때 가끔은 이렇게 재미있고 엉뚱한 문장도 말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장을 듣는 순간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진 않지만 재미있고 흥미롭기도 하다. 가끔은 이러한 문장들도 어떤 문맥과 배경을 가질 수 있으며 특별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내가 겪은 에피소드 '고양이는 맛있다'_1
저민을 만난 청주 상당 수동 성당에 걸려 있던 족자 "소리없는 소리"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들을 때 우스운 말이라도 신부님의 입에서 나온 이 문장은 많은 의미가 숨어있다. 신부님은 어느 고아를 아들로 키우고 계신다
그 아이에게 선물로 준 티셔츠에 고양이 그림이 있었는데 신부님께서 고양이라는 단어를 네팔말로 배우셨다. 동시에 음식을 드실 때 맛있다 라는 네팔 단어도 배우셨다. 금방 배웠던 두 개의 단어를 연결해서 고양이가 맛있다 라는 문장을 만드셨다. 이 문장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인데 이 문장 안에 연결된 문맥은 다양하다.

신부님께서 아들로 삼은 그 고아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 아이는 네팔인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반은 한국 사람이고 반은 네팔사람이라고 한다
. 그렇기 때문에 한국 가족과 함께 자라고 있는 그 아이는 정서적으로는 한국 사람이지만 네팔사람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사람들이 이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그 아이를 낳은 어머니만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머니의 말에 따라 이 아이가 한국 사회에서 네팔인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내가 겪은 에피소드 '고양이는 맛있다'_2
사랑이 넘치는 성모 마리아상을 보며 저민의 삶이 복되기를 기원한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네팔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 그 아이를 키우는 신부님께서 땅의 아들이라는
'저민'의 이름을 지어 주셨다. 네팔사람이 맡긴 아이가 자신과 함께 있기 때문에 신부님께서 네팔 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부님의 그 문장도 이러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래서 이 문장의 문맥에는 두 개의 다른 문화와 언어가 연결되어 있다
. 다른 사회를 위해 사랑과 기도하는 마음도 있다. 고아를 도와주려는 자비가 넘치고 있다. 시회적인 무시와 미움으로부터 자유롭다. 아이들의 동심과 순수함이 있다. 이러한 다양하고 간접적인 감정들이 이 문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 문장 안에는 외국에 가서 일하며 살고 있는 젊은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 성적인 갈증을 달래는 곳에서의 슬픔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몸을 팔게 된 어느 여자의 분노가 있다. 부모님의 슬하에서 진실한 사랑, 교육과 훈련을 주는 문맥도 있다.

한국과
네팔의 간접적인 혈연관계도 있다. 모르는 관계가 있다. 사회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관계의 슬픔도 있다. 순간적으로 들으면 우습고 재미있지만 "고양이가 맛있다"라는 문장 안에는 이처럼 수많은 슬픔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움 안에 숨겨져 있는 슬픔처럼 우리가 사는 복잡한 사회의 진면목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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