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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매실 도서관의 ‘책에 기대어’ 설치 미술전시 신선하다
2017-06-14 22:03:15최종 업데이트 : 2017-06-14 22:03: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책에 기댄다는 말이 있다. 마음의 위로를 얻는 책 속의 한 줄의 문장은 의자에 기대 앉는 것처럼 편안하다. 그러한 의미를 설치 미술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책에 기대세요' 다. 호매실 도서관에서는 시민들과 소통하는 예술작품을 상시 전시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효열 작가의 설치 미술 작품으로 일상의 소재를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의자의 등받이 부분이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다. 의자에 앉으며 바로 책에 기댈 수 있게 되는 형태다. 사람보다 책에 기대는 것이 좋을 때가 있지 않을까라는 뜻이 작품에 담겨져 있다.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책에 기대어서' 라는 작품, 등받이가 책이다
'책에 기대어서' 라는 작품, 등받이가 책이다
 
"저는 고은 시인의 시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고은 시인의 책으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을 정도에요. 고은 시인 책방도 좋겠죠. 그만큼 제 작품은 한 편의 시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예술작품이 꼭 형식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르게 보기, 낯설게 보기 등이 모두 예술이다. 뒤샹의 '샘'은 남자 소변기를 갤러리에 가져다 놓은 것이었고, 피카소는 자전거 안장을 그대로 '소머리' 라고 이름붙였다. 이효열 작가는 sns상에서 '뜨거울 때 꽃이 핀다' 라는 설치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바로 연탄재에 꽃 한 송이 꽂아 놓은 것이 전부이다. 

옷장 도서관속에 들어간 아이
옷장 도서관속에 들어간 아이
 
"제가 사는 동네는 구룡마을이라고 서울의 판자촌입니다. 연탄을 아직도 때고 있어요. 군 제대 후 2년간 광고회사를 다녔는데, 이후 진로를 고민할 때 집앞의 연탄재를 보았어요. 과연 나는 어떻게 뜨겁게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연탄재처럼...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연탄을 화분 삼아 꽃을 꽂아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기다란 물통을 넣어서 꽃을 꽂고, 박스를 잘라서 매직으로 글씨를 썼어요. '뜨거울 때 꽃이핀다' 는 문구였어요. sns에 올렸는데 반응이 괜찮았어요. 다음 날 강남역 한복판에 연탄을 가져다 놓았고,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어요.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에 올려 놓은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한 권의 책을 읽은 듯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것을 게릴라 퍼포먼스라고 하죠. 저는 용기를 얻어 새로운 곳에 계속 작품을 계속 두기 시작했죠" 

호매실 도서관의 설치 미술전
호매실 도서관의 설치 미술전
 
호매실 도서관에서 만난 이효열 작가는 계획과 의도된 삶보다는 예측불허의 삶을 살고 있다. 어릴 때는 축구 선수를 했었고, 대학은 사회체육학과를 진학했다. 사고로 축구를 그만두었고, 진로를 고민할 때 광고에 대한 책을 읽은 후 무작정 광교교육원에서 배웠다. 그리고 광고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 하나가 작가의 작품 중 하나인 '옷장 도서관' 에 들어가 앉는다. '옷장 도서관'도 재미있다. 어릴 적 옷장에 몰래 숨어 동화책 읽거나 잠이 들었던 기억을 갖고 만든 작품이다. 아늑한 혼자만의 공간이 바로 옷장이다. 자기 방에 있는 옷장에 혼자 있는 것처럼 편안히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옷장 옆을 뚫어 외부가 보이도록 하였고, 전등을 달아 조명을 비추고 있다. 곰인형과 이불, 책까지 놓여있는 완벽한 1인 도서관이 바로 '옷장 도서관'이다. 

아이 한 명이 옷장 도서관에 들어가서는 나오지 않는다. 책도 읽고, 곰인형과 놀고 있다. 아이들은 이처럼 나만의 공간을 좋아한다. 책도 바로 나만의 세계이다. 공익적인 메시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울림과 감동을 주는 작품을 앞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도서관의 이미지와도 정말 잘 어울린다. '책에 기대세요' 같은 경우 도서관의 설치 예술품으로 특별전시를 해도 어울릴 것 같다. 고은 시인의 시를 많이 읽어서 그런지 작가의 작품은 모두 시와 같다. 함축적이면서도 끄덕거리게 만든다. 

뜨거울 때 꽃이 핀다, 연탄재 작품
뜨거울 때 꽃이 핀다, 연탄재 작품
 
"수원에 고은시인이 계시는데, 수원의 도서관에서 제가 전시를 하게 된 것도 영광입니다. 서울에 갤러리도 오픈하였고, 다양한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게릴라 퍼포먼스라고 하는 설치 미술에 관심을 갖고 시민들이 즐겼으면 합니다." 

호매실 도서관에서 이번 달 말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수원의 호매실 도서관처럼 인테리어가 근사한 곳에서 작품을 전시하니 더욱 작품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예술은 이처럼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상상 이상으로 깨달음을 준다. 예술은 어려운 게 아니다. 

작가는 작품인 듯 작품이 아닌 듯 경계가 모호한 재미있는 작품을 앞으로도 만들려고 한다. 작가는 앞으로 고은 시인을 더욱 알리고 싶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의미를 찾고,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전해주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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