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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동 당제사 및 안택굿 성대하게 치러
풍년과 안녕을 기원…지역전통문화의 꽃으로 활짝 피길
2018-11-11 08:59:51최종 업데이트 : 2018-11-11 08:55:54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고색전통농악보존회의 식전 공연 지신밟기

고색전통농악보존회의 식전 공연 지신밟기

고색동에는 오랜 옛날부터 도당신을 모셔오고 있다. 따라서 해마다 가을 추수를 끝내고 나면 풍년농사에 대한 감사와 마을 안녕을 비는 도당굿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도당 안에는 도당신인 당할아버지와 당할머니가 탱화로 모셔져있다. 평소에는 당 문과 담장 문이 잠겨있어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신성시 되는 곳이며, 수원시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되어있기도 하다.  

올해에도 10일 오전10시부터 '당제사'가 열렸다. 해마다 음력 시월상달의 길일을 받아 열리며, 2년마다 한 번씩 안택굿으로 성대하게 치러진다. 이날 행사는 '고평생태교통문화마을협의회'가 주최하고, '고색도당굿 보존회'와 '경기안택굿 보존회'가 주관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평동행정복지센터'가 후원했다.

이 자리에는 백혜련 국회의원, 염규종 수원농협장, 이상균 평동장, 신호정 고평생태교통문화마을협의회장을 비롯하여 많은 내빈과 마을주민들이 함께했다. 행사는 제물 준비관계로 예정시간보다 늦어진 가운데, 먼저 고색농악보존회의 당신께 고하는 굿판으로 시작됐다. 신당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상쇠의 뒤를 따라 농악단과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이동해간 곳은 코잡이 놀이 줄 집이었다.
코잡이 줄이 보관된 줄집 앞에서의 줄고사

코잡이 줄이 보관된 줄집 앞에서의 줄고사

해마다 정월대보름날 줄다리기행사 때 사용하는 줄을 보관하는 곳이다. 이곳 창고 앞에서 '줄굿'을 한판 신명나게 울리고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한다. 그리고 다시 당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올 때와 달리 좁은 골목으로 향했다.

그때 마을 노인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옛날에 이곳 골목길이 처음 고색동줄다리기를 하던 곳이라고 했다. 지금은 자동차가 다니는 넓은 길에서 하지만 그때만 하여도 포장이 안 된 때여서 손과 발에 흙이 묻고,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줄을 보관할 곳이 없는 관계로 이곳 길가의 전봇대를 기둥삼아 똬리를 틀어 높이 세워 포장으로 덮었다며, 아련한 추억을 더듬기도 했다.

그때 농악단과 마을 사람들이 당도한 곳은 현재의 마을회관 앞이었다. 회관 역시도 옛날부터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곳 건물 3층에 마을회관이 있으며, 고색전통농악보존회의 연습장이라고 알려준다.      

그렇게 '줄굿'과 마을길 돌기를 하고 다시 당집으로 향했다. 마을을 돌아와 지신밟기를 하며 터를 울리고, 제물이 모두 차려진 가운데 3헌관이 의관을 정제하고 제를 올린다. 초헌관에는 유재덕 고색동노인회 최고령자께서 금관제복을 입고 중앙에 섰다. 좌측 아헌관에는 최인석 고색동 전 노인회장, 우측 종헌관에는 전영만 고색동노인회장이 각각 술잔을 올리고 절을 했다. 그리고 3헌관의 뒤를 이어 백선기 고색동개발위원장, 염규종 수원농협장 등 내빈들도 술을 올리며 당신(堂神)께 엎드려 절하는 가운데 제를 마쳤다.
제를 마치고 3헌관이 함께 했다.

제를 마치고 3헌관이 함께 했다.

담장 밖에서는 정성껏 마련한 술과 음식 등 점심이 차려졌고, 마을 노인들과 구경 온 사람들 모두가 음복을 즐기는 가운데 마당에서는 안택굿이 벌어졌다. '경기안택굿보존회' 회원들의 공연이 펼쳐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고성주 안택굿 명인이었다. 오늘 행사의 모두를 총지휘하는 모습에 궁금했는데 바로 그분이 유명한 고성주 명인이라는 것이다. 이 행사가 얼마나 성대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집 마당에도 별도로 제물이 가득가득 쌓였다. 통돼지 또한 전에는 한 마리였지만 두 마리가 나란히 놓인 가운데 풍요롭기가 그지없어 보인다. 안택굿 공연자의 사설을 가만히 들어보면 고색동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팔달산과 광교산의 산신령님께 주문을 걸어 우리 수원시민모두가 건강하고 뜻한 바대로 이뤄지게 해달라는 기원의 소리도 귀를 기울이게 했다.         

옛날에는 마을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정성껏 풍년에 감사하며, 당할아버지와 할머니신께 성미를 올렸다고 한다. 그 유래에 따라 지금도 쌀과 성금을 올리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었다. 제단에 절을 하는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봉투를 제단에 올려놓기도 하고, 두 손을 공손히 모아 기원하는 모습은 우리 전통문화가 갖는 신인동락과 인인화락의 아름다움일 것 같았다.  
안택굿 사설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기원을 올리고 있다.

안택굿 사설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기원을 올리고 있다.

음복하는 자리에 한 노인은 고색동에서 7대째 살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마을에 대동계가 있어 당제사에 소를 잡았다는 것이다. 집집마다 한 근씩 나누는 가운데 '어두일미'라는 말처럼 머리는 당제사에 올렸다고 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때처럼 제사에 나오지도 않지만 떡과 술, 고기와 밥이 사람들을 무엇보다 즐겁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색동 당제사와 정월대보름맞이 줄다리기는 마을의 뿌리와 같다고 했다.               
   
이렇듯 마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즐거운 자리를 만들며 살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풍습이 아닐 수 없다. 평온을 찾고 이웃을 알고 소통하며 화합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지역사회이며, 전통문화가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겠는가. 고색 도당굿이 우리 지역 문화의 아름다운 향기의 꽃으로 더욱 활짝 피어나기를 바란다.

고색동, 당제사, 안택굿, 풍년, 안녕,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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