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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문제, 마을‧지역공동체와 상생 방안 마련돼야
조주은 여성가족부 장관 정책보좌관, "가족 간 갈등은 당연한 것"
2019-04-26 09:54:02최종 업데이트 : 2019-04-26 09:48:33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4월 한 달동안 고고장에서 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으로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가족의 재구성>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마지막 순서로 가족이라는 말 속에 공존하는 사랑과 갈등, 가족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24일 조주은 작가와 함께 했다.

 

'기획된 가족'의 저자 조주은 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여성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저서로는 '현대가족 이야기', '페미니스트라는 낙인', '성·사랑·사회(공저)' 등이 있으며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조주은 작가는 "수원시평생학습관 홈페이지를 보니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더라고요. 수원에 이런 곳이 있어 이 지역은 삶의 질이 올라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의를 듣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공동체를 만들어 더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설레는 맘으로 왔어요"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조 작가는 "우리는 가족을 사랑공동체이며 피난처, 안식처라고 인식하고 있죠. 그러나 실제 현실 속 가족은 성별과 연령에 따른 권력 관계가 교차하는 갈등과 긴장의 장이에요"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가족들은 매 순간 수많은 갈등과 긴장이 생겼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특히 학년 기의 자녀에게 부모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된 여러 가지 폭력을 가하고 있다. 학업, 생활습관, 인성, 봉사 등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코치하며 갈등하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상담 치료도 받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해서 가족을 바꾸려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족을 바꾸려면 지역이 바뀌고, 마을이 바뀌고, 국가가 바뀌어야 한다. 가족은 국가 안에 포함된 작은 사회다. 큰 사회인 국가에 갈등이 빈번한데 그보다 작은 사회인 가족의 갈등은 당연하다.

'기획된 가족'의 조주은 작가의 강연모습

'기획된 가족'의 조주은 작가의 강연모습

지금 한국 가족의 특성은 가족 형태의 다양화와 초저출산이다. 초저출산의 원인은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로 인한 미혼 여성들의 결혼 기피 현상 때문이다. 많은 여성은 결혼하면 가사노동과 육아를 전담한다. 그 때문에 1인 가족도 증가하고 있다. 청년 실업과 노동문제도 1인 가족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족 형태 중에서도 50%에 가까운 핵가족은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의 책 '기획된 가족'은 핵가족 중에서 대도시 화이트칼라 맞벌이 가족을 분석한 것이라 한다. 맞벌이 가족의 여성은 시간을 분 단위로 잘라 쓰며 매우 바쁜 시간을 살아가지만,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은 무급이며 가치 없게 평가된다. 여가생활 중에도 가정의 일을 관리하며 여성 자신을 위한 여가생활을 온전히 갖지 못한다. 반면 남성들이 하는 직장 일은 가치를 다르게 부여하는 권위의 상징이다. 그 때문에 여가생활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가의 질을 가족 평등의 척도로 정하는 선진국의 문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맞벌이하는 여성들은 양육을 친족(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시이모 등등)에게 맡기고 업무 틈틈이 그들을 관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가정의 일을 '외주화' 한 것이지만 외주를 친족에게서 해결하는 것으로 가족 중심적 생활을 더욱 견고히 하는 것이다. 가족끼리 똘똘 뭉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가족 이기주의는 더욱 확산 될 것이다.

수원시 평생학습관 고고장의 강연모습

수원시 평생학습관 고고장의 강연모습

가족이기주의의 확산은 문제해결에 큰 걸림돌이며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가족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족 구성권에 대한 실천과 정책화(입법화)가 마련되어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육아휴직'은 남성들의 '돌봄참여'가 퍼졌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아직 남성들의 '돌봄참여'에 지나친 권한 부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작가는 "가족의 문제는 정책으로만 해결될 일은 아니에요. 다각도로 해결의 노력이 필요해요. 정책적인 일·가족 양립이 아니라 일·생활 조화를 지향하면서 마을 공동체, 지역공동체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하는 거죠. 또한 우리의 노후도 가족 안에서뿐만 아니라 지역 안에서, 마을 안에서 고민할 때 일상이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해요"라며 가족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강연을 마쳤다.

 

지난해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했던 '감수성 올림' 강연 때 '서대문 사회적경제마을센터 강선규 센터장'이 우리나라 공동체 중에서 수원의 '마을 르네상스' 사업이 가장 활성화되어 부럽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인류학자 조한혜정도 '선망국의 시간'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원에 훌륭한 마을 공동체가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마을 르네상스' 는 031-280-6321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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