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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에게 듣는 신자유주의와 저출산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인문학교 프로그램 여성학 수업 인기
2019-05-28 14:13:26최종 업데이트 : 2019-05-28 14:07: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시민인문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시작되는 자아성찰적인 질문을 갖고 강의를 진행한다. 질문과 의심을 통해서 세상을 비판하며, 좀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를 반영한 강좌들이다. 특히 페미니즘 강의와 소모임, 토론 등은 여성주의 시각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강좌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도 인기 강좌 중 하나다. 페미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의미에서부터 요즘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게끔 하는 강의다. '정희진의 요즘 페미니즘: 신자유주의 시대의 여성과 남성의 변화' 라는 주제로 5회기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여성학자 정희진의 저서모음

여성학자 정희진의 저서모음

여성학자 정희진은 『혼자서 본 영화』 『페미니즘의 도전』 『아주 친밀한 폭력』 『낯선 시선』 『미투의 정치학』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등 수십권의 페미니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5월 23일 진행되었던 '국가와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 저출산(인구학)' 담론에 대한 강의에 참여하였다. 이날 정희진 강사는 '좌파 신자유주의'에서 시작되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변화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고용의 종말, 탈학교, 양극화의 문제에서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빈부, 건강, 외모, 지식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양극화되고 있어요. 이에 저항할 수 없는 구조가 있습니다."
 
사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의 권리찾기 운동이 아니다. 사회를 보는 새로운 시선이자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중요한 공부다. 이날은 특히 저출산에 관하여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20~30대의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으면서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고 있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의 경제, 문화, 소비 등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젊은층 인구가 줄어서 라면이 안 팔리고, 임용고시 합격을 해도 학교가 줄어서 수년간 대기를 해요. 문제에 따른 대책만 만드는데 저출산에 수천억원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아요." 라고 하면서 이것은 여성의 지위 변화에 따른 현상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 담론이 문제다'에서 시작될 수 있다.
 
몇 가지 모순점이 있다. 바로 고용이 안되는데 인구가 많으면 무슨 소용이며, 저출산은 높은데 해외입양수출은 세계 1위다. 거기다가 한국 남자들이 해외에서 낳은 아이의 비율도 상당하다. 베트남 파병 때, 필리핀 관광으로 낳은 애들까지 그 수는 헤아릴 수가 없다. 한국 중산층,고학력 여성들은 출산하지 않지만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은 끊임없이 재출산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저출산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희진 강의를 듣고 책 사인을 받고 있는 시민들

책과 강의를 통해서 다양한 여성학 주제의 강연을 하는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 매우 도움이 되었다

"가만 보면 한국 여성들은 한국 남자들과 결혼하기 싫다는 거예요. 적어도 결혼하면 아이를 한 둘 이상은 낳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출산거부가 아닌 '결혼거부'현상이죠. 비혼과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 정희진 강사는 인구가 국력이라 생각하는 과거 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기업과 재벌은 1명만 고용해도 되는데, 10명만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실업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거기다가 20대 남성들은 여성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혐오'라는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억지로 낳으라고 국가에서 말하는 것은 '파시즘'에 가까운 폭력과 통제인 셈이다. 저출산을 국가가 나서는 것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자 하려 하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 온 가부장제의 산물이다.
 
기존의 알고있는 지식과 통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성은 자신의 경험과 언어가 일치하는 사회에서 살았다고 하지만, 여성은 경험과 언어가 불일치합니다" 라고 덧붙였다. 바로 '여성에게 집은 노동의 공간, 남성에게 휴식의 공간'처럼 말이다. 여성에게 가족은 끔찍한 굴레일 수도 있고, 폭력적인 대상일 수도 있는데 '고객을 가족처럼 여기라' 는 말은 남성중심주의의 언어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페미니즘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약자를 포용하는 태도가 된다.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며 나의 삶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성학을 연구하고, 성폭력의 현장에서 활동가로 경험했던 여성학자 정희진의 강의는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한다.
 
다음 번 정희진의 강의는 7월 24일 저녁 7시 글쓰기 특강으로 이뤄진다.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달라진 몸의 변화로 글을 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강의를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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