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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 코로나19로 우울했던 마음 날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 관람기
2022-04-22 13:28:23최종 업데이트 : 2022-04-22 15:10:4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시립교향악단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사진(출처: 수원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


지난 21일 저녁 7시 30분에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신은혜 부지휘자의 지휘로 열렸다. 신은혜 부지휘자는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2019년 수원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로 위촉되어 다양한 기획연주회, 어린이음악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 스쿨 클래식 등의 연주회를 지휘했다. 클래식 아카데미 해설, 찾아가는 예술 무대 지휘 및 해설을 하는 등 열정적이면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기연주회 첫 지휘를 맡은 신은혜 부지휘자는 이번에 연주되는 브람스 교향곡 2번에 대해 "브람스는 스승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를 평생 마음속에 넣고 살았지만,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의 마음이 음악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어 절제된 그의 음악에 대한 마음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이날 연주된 곡은 포레(G. Faure, 1845-1924)의 '파반느 작품 50', 생상스(Saint Saens, 1835-1921)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나단조 작품 61', 브람스(J. Brahms, 1833-1897)의 '교향곡 2번 라장조 작품 73'이었다.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였던 포레는 근대 프랑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린다. 화성법과 피아노를 생상스에게 배워 고전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을 접했다고 한다. 한 무대에서 스승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제자의 음악을 듣게 되어 이채로웠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포토존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앞 포토존


파반느(pavane)란 르네상스 시대인 16세기 이탈리아와 스페인 궁정에서 유행했던 장중하면서도 위엄이 있는 궁정 춤곡이다. 신은혜 부지휘자는 2020년 11월 5일 열렸던 '수원시립교향악단 청소년 협주곡의 밤' 공연에서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지휘한 적이 있다.

이날 첫 번째 연주곡 '포레의 파반느'는 현악기의 피치카토 반주와 플루트 연주가 돋보였고, 이어서 오보에 연주로 이어지는 시작 부분은 목가적인 분위기였다. 시골의 조용한 숲속을 걷는 느낌으로 춤곡이라기보다는 사색적이다. 연주가 이어질수록 숲속으로 깊이 들어가듯 아름다운 음악의 매력에 빨려 들어갔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1층 로비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1층 로비 


'포레의 파반느'는 1887년 피아노곡으로 작곡되었는데 후에 관현악곡과 합창 부분을 넣어 편곡되었다고 한다. 피아노곡을 들으면 춤곡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플루트, 첼로, 합창 버전을 들어보면 관현악곡과는 다른 매력적인 선율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 연주곡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현악기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바이올린 독주가 강렬하다. 아름답고 우아한 2악장에 이어 화려하게 끝나는 3악장까지 크리스텔 리의 풍부한 표현과 불타오르는 듯한 연주가 압권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는 2015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제자이기도 하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세 번째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2번은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 평가할 정도로 평화로운 느낌이 많고 자연의 풍광을 담고 있지만 매우 우울하고 슬픈 느낌이 들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신은혜 지휘자의 정기연주회 첫 지휘를 많은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20세기 초중반을 대표하는 지휘계의 거장이었던 푸르트벵글러(1886-1954)는 브람스를 '빈 고전파' 즉 독일 고전파의 마지막 음악가였다고 했다. 낭만주의 음악가였던 슈만의 제자인 브람스는 고전주의적인 체계 속에서 낭만주의적인 정서로 작곡을 했지만, 화려한 작품을 만들던 당대 작곡가들과 달리 순수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브람스는 "우리가 모차르트와 하이든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쓰지 못할지언정 최소한 그들처럼 순수한 작품을 씁시다"라는 말을 남겼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신은혜 부지휘자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교향악단 신은혜 부지휘자(출처: 수원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


브람스는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교향곡을 늦게 작곡한 편이며 단 4곡만 만들었다.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의 작품 번호가 67번이고, '6번 교향곡 전원'이 작품 번호 68번이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의 작품 번호는 68번이고, 교향곡 2번의 작품 번호는 73번이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잇는 의미에서 교향곡 1번을 작곡했을 의도가 엿보인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다단조이며 운명이 문을 두드리듯 시작하는데 브람스의 1번 교향곡도 다단조이며 시작 부분에서 팀파니의 연타가 운명처럼 다가온다. 

며칠 사이에 벚꽃이 화려하게 피었다가 졌다. 봄이 지난밤 봄비에 왔다가 오늘 아침 비바람에 간 느낌이다. 붉은 영산홍이 아쉬움을 달래듯 우리를 부르고 있다. 연주회와 함께 했던 봄날의 밤, 우아하고 화려하지만, 목가적이며 슬프기도 한 이 멜로디에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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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교향악단 제279회 정기연주회, 포레, 생상스, 브람스,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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