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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구청 2층 갤러리에서 그림도 보고 시(詩)도 만나요
예숲 허순옥 작가의 작품 세계를 탐방하다. 3월 15일까지 전시
2024-03-05 17:18:20최종 업데이트 : 2024-03-05 17:18: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갤러리 맨 앞에 허순옥 작가를 소개하는 글

갤러리 맨 앞에 허순옥 작가를 소개하는 글


갤러리 영통에서 3월 4일부터 15일까지 허예숲(본명 허순옥) 작가의 작품 전시가 열린다. 필자는 전시 첫날 오후 전시장을 찾았다. 첫날이어서 비교적 한산했다. 갤러리 정면과 좌우면, 영통구청장실 입구와 상황실 입구 벽면까지 작품으로 수를 놓았다. 대부분 농촌의 풍경들이어 더욱 정감이 갔다. 
갤러리 입구에서 바라본 작품 전시

갤러리 입구에서 바라본 작품 전시


해바라기 그림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모든 작품은 유화였다. 예숲 허순옥 작가는 화가이자 시인이다. 경북 영천이 출생지이다.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뜻한 바가 있어 한국방송대학교 국문학과를 입학해 졸업했다. 그 후 시문학에 손을 댔다. 그 결과 제11회 신라문학대상 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교통 사고로 펜을 놓았다. 쉼을 거친 후 몇 년 전부터 현대시조에 심취하다가 2019년에는 시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세월 그리움과 못다한 이야기를 화폭에 시를 쓰듯 옮겼다. 작품 대부분이 자연을 배경으로 했고 옛 추억이 담긴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었다. 다른 작가와는 달리 허 작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다. 어려움도 컸지만 오히려 시조시학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 나이 만 75세로 젊지 않은 나이에 작품 전시를 한다는 것이 커다란 용기로 다가왔다. 

예숲 허순옥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Q. 경북 영천 출신인데 어떻게 머나먼 수원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나?
나는 시골에서 자랐지만 딸과 사위가 수원에서 결혼하고 둘 다 교편을 잡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수원을 이해하고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 시집 표지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 2020년판 시집 표지


Q. 작품 활동은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했는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는 불과 10년밖에 안 되었다. 시작은 50대에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교통사고로 다친 후에 2016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시를 썼다.
해바라기가 유난히 많은 예숲 허순옥 작가의 그림

해바라기가 유난히 많은 예숲 허순옥 작가의 작품


Q. 유독 해바라기 그림이 많은 이유가 있는지.
원래 농촌 출신이어서 해바라기를  많이 보고 자랐다. 해바라기를 보면 희망과 더 나아가 민족의 자존심까지 생각난다. 해바라기가 희망을 상징하듯이, 큰 해바라기 그림에는 밝은 태양처럼 빛나기를 소망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Q. 그림에 담겨 있는 작가의 이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어릴 적부터 봉건적인 가정에서 자랐고 결혼했다. 마음대로 자신을 나타내지 못했고 숨어서 살았다. 참고 견디는 것이 일상이었다. '나'라는 자아는 펼칠 수 없었다. 억눌림이랄까? 이제는 나의 삶을 살고 싶은 욕망과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을 작품 속에 담았다. 
우리 민족의 영원성, 순수하고 담백한 달 항아리 그림

우리 민족의 영원성, 순수하고 담백한 달 항아리 그림


Q. 자연을 주제로 삼은 그림은 그 의미가 무엇인가?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자랐다. 시골 자연에 대한 감동과 모습이 늘 가슴에 서려 있다. 도시보다는 농촌의 순수함이 훨씬 더 좋은것 같다. 

Q. 카페 거리가 보이는 그림이 있던데, 어디인가? 
3년 전 서울 홍대 부근을 스케치하고 그린 그림이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나를 죽이고 살았던 응어리가 작품을 통해 표출됐던 것 같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제는 자기계발을 통해 나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홍대 입구를 배경으로 3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

서울 홍대 입구를 배경으로 3년 전에 그린 작품


Q. 작품 활동은 언제까지 할 것인가?
현재의 활동에 비교적 만족한다. 생명 다하는 날까지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건강이 받쳐 준다. 
만주 벌판을 호령하는 기마 민족의 위엄을 그리는 백마

만주 벌판을 호령하는 기마 민족의 위엄을 그리는 백마


Q. 끝으로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 시집을 요약해서 소개한다면.
치밀한 묘사 너머의 상상력, 격조높은 아름다운 시정(詩情)으로 밋밋하지 않다. 독자가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교감하면 좋을 것 같다. 시를 읽으며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구청장실 입구와 상황실 입구에 가득한 작품들

구청장실 입구와 상황실 입구에 가득한 작품들이 화려하다.


한편, 예숲 허순옥 작가는 2023년 아르코문학 창작지원금 시조 부문에 선정되어 수혜를 받기도 했다.

영통구청 2층 갤러리는 조용하고 아늑해 소곤소곤 대화하며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이 2층으로 올라와 자주 작품을 맞이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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