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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수집 할머니께 두유를 선물했다는 아들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가질 줄 알아야
2010-12-24 21:58:34최종 업데이트 : 2010-12-24 21:58:34 작성자 : 시민기자   신현정

큰아이가 독서실을 다녀 귀가시간이 늦다보니, 여건상 야식을 해주기가 어려워 아침에 간식 비 1천원을 쥐어서 학교를 보낸다. 간식 비를 받고 천원이면 편의점 어묵을 두개나 사 먹을 수 있다면서 좋아하는 아들을 보면, 꼭 제 어렸을 적을 보는 것 같아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지난 목요일엔 돈을 두고 갔다며 늦은 시간에 어묵을 사먹으러 나간다기에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 사 먹으라고 말했더니 기어코 어묵을 사러 나갔다.
많이 배가 고팠나 싶어 더 잔소리를 하지 않고 잡에 들었는데 아침에 아들에게서 훈훈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시간이 없다 하면서도 순두부찌개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아들에게 어제 어묵은 잘 사먹고 왔느냐고 물었더니 "맛있게 먹었어요" 하는 상투적인 대답대신 어제 편의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제 편의점에 어묵 사먹으러 가는 길에 맨손으로 폐지를 담은 리어카를 끄시는 할머니를 뵜어요.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거라곤 따뜻한 두유 한 병 대접해 드리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서, 있는 돈 털어서 사드리고 왔어요."
기특한 마음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더니,"엄마라면 그렇게 하셨을 것 같아서요. 엄마 아들인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뭐, 하하" 한다.
지하철에서 노숙자를 만나면 있는 돈을 탈탈 털어줘야 하고, 학교에서 불우이웃돕기라도 하면 저금통 정도는 내야 마음이 편하다는 우리 아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봉사와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키웠더니, 베품의 미덕을 깨닫고 이젠 스스로 실천하려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공부를 잘하기에 앞서 인성이 바로잡힌 아이가 되어주길 바랬던 우리 부부의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다.

우리 아들이 드렸다는 두유 한 병이 그 할머니껜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다. 크리스마스의 유래대로 오늘만큼은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가져보자. 물론 실천이 함께하면 더 좋고 말이다. 

폐지수집 할머니께 두유를 선물했다는 아들_1
폐지수집 할머니께 두유를 선물했다는 아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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