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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부속품을 버리면서
경비아저씨, 진실로 대해주세요
2010-12-27 01:45:52최종 업데이트 : 2010-12-27 01:45:52 작성자 : 시민기자   신현정

얼마 전 큰 아이의 방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제 고3이 되는 아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큰 맘 먹고 일을 벌인 것이었는데, 저도 내심 바꾸고 싶었던지 엄마는 어떻게 내 맘을 이렇게 잘 아느냔다. 내가 누구 엄만데..

가구까지 바꾸는 건 우리 집 분수에 넘치는 것 같아 특별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방이 다 마르고 침대를 넣던 중에 침대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새로 사줘야 하나는 생각에 걱정이 되는 찰나 고맙게도 아들이 그 전부터 불편했다며 매트릭스를 쓰겠단다. 

그래서 매트릭스만 두고 침대 다리와 받침은 아이를 시켜 경비실 앞에 가져다 두었다.
슈퍼까지 가기엔 누굴 만날까 부끄러운 차림새라 아들에게 폐기물 스티커 좀 붙이고 오라고 몇 원을 쥐어주고 먼저 올라왔는데, 아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돌아왔다.

벌써 붙이고 왔느냐고 물었더니, 경비 아저씨께서 하시겠다며 7000원을 달라고 하셨단다. 좀 비싸게 받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에게 그게 편할 듯싶어 군소리를 하지 않았다.
현재 수원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 폐기물 쓰레기 스티커는 그 가격이 최대 8000원(장롱의 경우)을 넘지 않는다. 장롱의 경우 8000원, 식탁은 5000원, 그 밖의 형 가구들은 2000원~3000원 정도.
즉 이번에 버린 침대 부속품들 스티커는 3000원이면 족했다는 뜻이다. 경비일로 고생하시는 아저씨께 수고비로 드렸다 생각하기엔, 거짓말로 아이를 속이셨다는 점이 마음이 걸렸다.

이 아파트에 들어온 지 벌써 언 10년이 다 되어가다 보니 경비아저씨와도 친분이 있어 평소 맛있는 걸 하면 싸서 가져다 드리고, 가끔 자양강장제나 소주를 사다 드리곤 했었는데...
솔직히 이번 일로 속이 좀 상했다.

추운날씨에 우리 동 주민을 위해 고생해 주시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주민들에게 진실로 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의 액수나 목적을 떠나 누군가를 속이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니 말이다. 

침대 부속품을 버리면서_1
경비실 뒤에 마련된 대형 폐기물을 버리는 곳
,
침대 부속품을 버리면서_2
대형 폐기물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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