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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알 그냥 붉어질리 없지요
여성문화공간 휴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 열려
2018-10-10 11:13:32최종 업데이트 : 2018-10-11 09:28:5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지난 8일 월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3층 채움터에서는 시나브로낭송 동아리가 주관하는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가 진행되었다.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는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를 찾는 여성들에게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시낭송의 저변 확대, 채움터 활성화 방안으로 매월 두 번째 월요일 오후에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 시작한 낭송회는 시나브로 낭송동아리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매주 만나 공부하는 회원들이지만 채움터에서 진행하는 낭송회는 매번 설렌다. 발표회 성격을 띠어 관객 앞에서 날로 실력이 향상되는 회원들의 모습도 기대되고 어떤 관객들과 함께 하게 될지도 궁금했다. 단출한 관객 중에서 심필연 회원 지인들이 단연 눈에 띈다. 한림도서관 소속 길따라 여행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지인도 있어 더욱 반가웠다. 

오늘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는 박순복 반장님과 함께 부르는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로 시낭송회의 막을 올렸다. 마침 오늘 날씨도 노래 가사처럼 아치형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을은 참 예뻤다. 누군가가 파란 물감을 하늘에 뿌려놓은 듯 푸르렀고 옥상 정원의 코스모스가 살랑살랑 춤추고 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한들한들 흔들었고 함께 흥얼거렸다.
 
본격적인 시 낭송은 김정숙 회원이 낭송하는 나희덕 시인의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로 시작했다.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로 시작되는 시낭송은 '낙엽이 내 젖은 신발창에 따라와 문턱을 넘는다'는 말로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고 어느새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려주었다. 잔잔한 음색으로 서정성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낭송이었다.
마종기 시인의 '가을'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낭송했다. 허스키한 음색과 우렁찬 음색이 절묘하게 어울려 두 개의 시가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다.

마종기 시인의 '가을'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낭송했다. 허스키한 음색과 우렁찬 음색이 절묘하게 어울려 두 개의 시가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다.

박순복 회원과 정현주 회원의 합송이 이어졌다. 마종기 시인의 '가을'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낭송했다. 허스키한 음색과 우렁찬 음색이 절묘하게 어울려 두 개의 시가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다.
 
관객 중에 농사를 짓는 분이 있었다. "어느 해인가 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대추가 많이 달린 적이 있었다.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대추 따는 것이 성가시고 귀찮은 일로 생각되었다. 나무를 베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오늘 '대추 한 알'이라는 시 낭송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 대추 한 알 익어가는 것도 그냥 되는 것이 없다. 분명 태풍, 천둥들을 지나고서 빨갛게 익어 가는데... 눈물이 나왔다. 이 자리에 참 잘 온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가을이 오면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와 어울려 낭송으로 노래로 함께 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가을이 오면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와 어울려 낭송으로 노래로 함께 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심필연 회원은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 가면'을 낭송과 노래로 컬래버레이션하였다. 2.30대 청춘이었을 적에 누구나 즐겨 들었던 노래다. 가을이 오면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와 어울려 낭송으로 노래로 함께 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시 '세월이 가면'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알려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1956년 명동 한 모퉁이에 있는 '경상도집'에 문인 몇 명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침 가수 나애심도 함께 있었는데 몇 차례 술잔이 돌고 취기가 오르자 일행은 나애심에게 노래를 청했다. 나애심은 노래하지 않았고 그때 박인환은 즉석에서 시를 써내려갔다. 함께 있던 이진섭이 단숨에 악보를 그리고 나애심은 노래를 불렀다. 70년대 박인희가 부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박순복 회원은 민중들이 서로 어우러져 가는 모습을 벼로 표현한 이성부 시인의 '벼'를 낭송했고 정경희 회원은 이문세의 '행복한 사람'을 오카리나 연주했다. 정경희 회원은 부부가 하는 오카리나 공연의 경험이 많은 회원이다. 또 수원시에서 열리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난타팀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현재는 팔목관절 이상으로 쉬고 있지만 다재다능한 실력의 보유자다. 반주가 나가는 동안 발랄한 율동으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경희 회원은 이문세의 '행복한 사람'을 오카리나 연주했다. 정경희 회원은 부부가 하는 오카리나 공연의 경험이 많은 회원이다. 또 수원시에서 열리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난타팀으로 유명세가 있던는 회원이다.

정경희 회원은 이문세의 '행복한 사람'을 오카리나 연주했다. 정경희 회원은 부부가 하는 오카리나 공연의 경험이 많은 회원이다. 또 수원시에서 열리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난타팀으로 유명세가 있던는 회원이다.

정현주 회원은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낭송했다. 평택에서 진행했던 전국 시 낭송 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으로 수상의 기쁨을 느끼게 했던 시다. 작년에 처음으로 낭송 대회에 출전하여 장려상을 받았을 때 상기된 목소리로 "선생님 상 받았어요"라고 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 관객이 질문했다. "시에서 말하는 너가 누구인가요? 아니면 뭘까요?" 한 관객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어떤 회원은 '미래나 희망'이라고 말했다. 질문을 한 관객은 '샤○가방'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함께 박장대소했다. 

정경희 회원은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을 낭송했고 천성희 회원은 곽재구 시인의 '겨울의 춤'을 낭송했다. 2016 수원시 희망글판 겨울 편으로 선정되었던 시다, 끌어안으면 오히려 따뜻한 겨울이라고 한다.

10월 '시 낭송이 있는 월요일 오후'는 여느 때 보다 훨씬 풍성한 낭송회였다. 낭송회의 막을 올리는 여는 노래, 시 낭송과 노래를 컬래버레이션한 '세월이 가면', 오카리나 연주도 참 좋았다는 후기다. '가을'과 '대추 한 알' 합송도 독송으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 낭송을 다양한 부분을 감상 할 수 있는데 일조했다고 했다.  
시나브로낭송동아리 회원들만 있어도 더없이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시 낭송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점에는 아쉬움이 남은 것은 분명했다

시나브로낭송동아리 회원들만 있어도 더없이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시 낭송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점에는 아쉬움이 남은 것은 분명했다

오늘도 아쉬운 것은 관객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 낭송이라는 장르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이라 옆에서 커피 마시고 수다 떨면서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시나브로낭송동아리 회원들만 있어도 더없이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시 낭송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점에는 아쉬움이 남은 것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낭송 듣는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도 낭송을 전달하는 낭송가들이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시낭송, 심춘자, 시나브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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