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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 선정비
100여 년 전 비석거리의 선정비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2020-07-20 08:17:59최종 업데이트 : 2020-07-20 10:10:0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1907년 헤르만 산더가 찍은 비석거리의 선정비

1907년 헤르만 산더가 찍은 비석거리의 선정비

100년 전 흑백사진을 통해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사진이 선명하다면 의외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을 통해 당시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살아있는 역사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사진 이외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많은 사실을 읽을 수도 있다. 사진 한 장을 통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보자.

독일인 헤르만 산더(1868-1945)는 보병 중위 신분으로 1905년 12월 6일 주일본 독일대사관의 무관에 임명되어 일본으로 왔다. 1906년 8월 사할린 여행, 9월에는 한국 여행, 11월에는 중국을 여행했다. 1907년 3월 다시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과 수원 등을 여행하면서 많은 사진자료를 남겼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선정비, 1907년 헤르만 산더 사진과 일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들이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선정비, 1907년 헤르만 산더 사진과 일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들이다.


특히 수원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은 상당한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남수문, 화홍문, 방화수류정, 화서문, 신풍루, 수원향교, 매향교 등의 사진을 남겼는데 그 중에는 수원화성 미 복원 시설인 남공심돈, 남암문, 남동적대와 그 주변 성벽이 선명하게 나와 있어 수원화성을 복원하는데도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됐다.

기자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헤르만 산더의 수원화성 사진과 다른 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고증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비교하는 일에 재미가 붙었다. 학자들도 주목하지 못했던 '장승 옆을 지나는 헤르만 산더' 사진 속의 장승에서 함경도 성진의 '길주(吉州)'라는 글씨가 있음을 밝혀내 장승의 역할을 증명하기도 했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이시백 선정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이시백 선정비


이번에 주목한 사진은 초가집을 배경으로 비석 3개가 나란히 서있는 사진이다. 1907년 당시 수원의 어느 거리 송덕비로 추정되는 사진이다. 수원에는 여러 곳에 비석거리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수원시내 곳곳에 흩어져있던 비석들은 노송지대에 모아두었다가 수원화성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10기, 수원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27기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 속의 비석은 형태는 제각각이고 비석의 높이는 초가지붕까지 이른다. 두 개는 옆으로 비스듬하게 서있어 당시 나라가 망하고 있음을 보는듯하다. 특별히 알아차릴만한 내용이 없는 것 같다. 사진을 확대해 비석의 형태를 세부적으로 관찰하고 현재 수원박물관에 있는 비석과 비교해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권상유 선정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권상유 선정비


비석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맨 아래 부분은 대석(혹은 귀부), 중간 부분은 비신, 머리 부분은 이수(혹은 개석)라고 하는데 우선 이런 형태를 구분하고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야한다. 비신 부분은 글씨가 있는 곳이니 비슷한데 아래 부분은 거북모양, 사각형 등이 있고 이수 부분은 정교하게 조각하거나 가첨석(지붕 모양의 돌)이 있는 등 형태가 다양하다.

헤르만 산더의 사진을 보면 왼쪽에서 첫 번째 비석은 아래 부분은 거북모양, 머리 부분은 이수 형태이다. 두 번째 비석은 거북모양에 비신만 있고, 세 번째 비석은 거북모양에 가첨석이 있는 형태이다. 사진을 확대해도 비신의 글씨는 읽을 수 없지만 귀부와 이수의 형태는 어느 정도 분별할 수 있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민진원 선정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민진원 선정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비석 중 박물관 전면 오른쪽, 고인돌 앞에 있는 비석은 수원에서 가장 오래된 '부사 이시백 선정비'이다. 이시백(1581-1660)은 효종대의 문신으로 1624년부터 1629년까지 수원도호부 부사로 재임하였고 이후 영의정을 지낸 인물이다. 이 선정비는 아래 부분은 해태인데 약간 왼쪽을 바라보고 있고 이수는 용 모양이 정교하게 새겨져있다. 바로 헤르만 산더 사진의 첫 번째 비석으로 추정된다.

사진의 두 번째 비석은 '부사 권상유 선정비'로 추정된다. 권상유(1656-1724)는 숙종대의 문신으로 1703년부터 1704년까지 수원도호부 부사로 재임하였다. 비석의 아래 부분은 거북모양이고 비신만 있는데 비신 위 부분이 둥그런 모습이다. 박물관에 있는 37개 비석 중 이런 형태는 하나밖에 없다.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선정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선정비


사진의 세 번째 비석은 '부사 민진원 선정비'로 추정된다. 민진원(1664-1736)은 숙종대의 문신으로 1701년부터 1703년까지 수원도호부 부사로 재임하였다. 비석의 아래 부분은 거북모양이고 가첨석이 있는데 이런 형태는 박물관에 하나밖에 없다.

헤르만 산더의 사진을 가지고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선정비와 비교해보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옛 사진이 가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전통과 역사가 바탕이 된 것을 익히고 난 후에 새로운 지식이 습득되어야 제대로 된 앎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수원박물관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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