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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만난 또 하나의 마을 사랑방
마을 책방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나누는 걷기와 산책 이야기
2020-05-14 22:36:06최종 업데이트 : 2020-05-20 10:06:30 작성자 : 시민기자   공종선

걷기와 산책이야기 모임을 갖게 해준 '나를 부른 숲' 책

걷기와 산책이야기 모임을 갖게 해준 '나를 부른 숲' 책

 가끔 지나던 마을 길에 소담한 마을 책방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관심 있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책으로 이어지는 만남을 연결하지 못할뻔했다. 수줍게 찾아간 마을책방에서 아이들이 편하게 책도 읽고, 미리 주문한 책도 구입 했다. 더불어 인심 좋은 책방지기의 굿즈도 선물 받으며 쉼의 공간을 하나 더 알게 됨이었다.

그렇게 연결된 마을책방 오픈 채팅방에 '걷기와 산책 이야기' '걷기'에 관한 책 소개, '자신의 걷기 경험'이라는 관심을 끄는 소모임이 안내됐다. 평소 가족과 있는 시간이라 망설임이 있었지만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로 하고 참석했다. 

 

생활 속 걷기 실천 : 마을책방은 4000보짜리

 사십 대가 되면서 나이를 실감한다. 살면서 중요한게 뭐냐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체력, 건강!'이라고 대답한다. 의식하며 운동으로 이어가지 않으면 고스란히 삶의 무게가 몸에 남는다. 그렇다고 생각만큼 운동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아이러니 함이다. 혼자 운동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것임을 깨닫고 배드민턴 소모임에 등록했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비대면 인사만 나누었을 뿐이다.

굳어가는 몸을 지연시키고자 주민센터 요가도 신청하리라 했는데 요가복만 구매 후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나마 이 와중에 생활 속 걷기가 체력의 줄을 이어가고 있었다. 단조로운 걷기코스에서 책가 '랄랄라 하우스'에 오가는 새로운 걷기 장소를 발견한 것 이다. 집에서 2000보 정도에 있는 마을책방을 오가는 길은 4000보짜리 길이었다.
 

밤이 깊게 이어지는 우리들의 걷기와 산책 이야기

 2020년 5월 12일 랄랄라 하우스(영통구 산남로 41-1)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7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걷기와 산책 이야기가 열렸다. 기자가 참석한 모임은 오후 7시 30분 모임으로 책방지기 김소라씨와 마을 사람들 강00(매탄3동), 공종선(매탄1동), 임00(인계동)씨가 참석했다. 이름 정도만 아는 마을 사람으로 시작된 만남이 함께 걷자고 약속하는 만남의 관계로 마무리됐다.

모임을 연 책방지기 김소라 씨는 "동네 책방에서 열리는 소규모 대화 모임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꿈꾼다"며 "시간에 구애 없는 편하고 자유로운 도서관 기능을 하고 싶다." 전했다.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았던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책을 읽으며 걷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어 걷기와 산책 이야기를 열었다."고 모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걷기와 산책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 질문카드들

걷기와 산책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 질문카드들


 모임 방식은 걷기에 관한 질문이 적힌 질문카드를 선택해서 걷기와 산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첫 번째 질문카드를 선택한 임씨는 "내가 걸었던 길 중 인상적인 장소는?"이라고 적혀있었다. 임씨는 작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131km 걷기를 했다. 그래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할 거라 기대했는데 131km 걷기를 할 수 있었던 걷기에 대한 오래전 추억의 길을 이야기했다.

"17~18세 때 부산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때이다. 성격개조와 정신 강화를 하는 40리길 야간행군이었다. 어른들을 따라 하얀 단체복에 금성모자를 쓰고 걷고 또 걷다 보니 동이 텄다. 그때의 끈기로 인한 성취감과 동이 트는 새로움의 느낌이 나를 토닥 하는 시간이었다. 그때의 강렬한 걷기 기억은 함께 걷던 어른들의 이름과 얼굴도 생각난다."

임씨의 걷기의 추억 나눔은 2019년 2월24일부터 28일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 임실-순창-남원-곡성-구례-하동으로 걸었던 이야기로 이어졌다. "기차를 타고 임실로 이동하여 임실군 강진면에서 첫걸음을 시작할 때, 첩첩산중은 피어오른 물안개에 쌓여 까마득하게 보였다."라고 한다.

향가터널을 걸을 때 일제 강점기 말 순창, 남원, 담양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한 일제 수탈 흔적을 마주했다. 384m의 터널을 지나며 35년간 탄압당했을 선조들의 마음에 아팠다고 한다. 2019년 131km에 1km 1만 원씩 후원하는 '3.1절 100주년 기념 걷기 후원회'가 결성됐고, 1,310,000원이 수원 3.1운동 100주년 기념상징물 건립을 위해 기부했다고도 한다. 걷기를 통한 나눔이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왔다.
 

 섬진강 자전거길을 같이 걸었던 강씨도 걷기에 관하여 할 이야기가 많았다. "새벽 5시 30분 원천천을 따라 원천호수를 걷는게 오늘 하루의 시작이었다."라며, 가족과 만보클럽을 결성해 걸음 수에 따라 적립되는 토스를 소개했다. 차곡차곡 모인 마일리지 적립으로 기부도 할 수 있다니 걸으며 나도 건강하고 다른 이도 건강하게 하는 일에 귀가 솔깃했다.

수원의 걷기 좋은 길을 이야기할 때는 2014년 10월 12일 제51회 수원 화성문화제 때 이야기를 했다. 그해 짚신 신고 화성성곽 걷기에 참가한 이색 걷기 이야기가 신선했다. 팔색길과 황구지천에서 이어지는 왕송호수까지의 길 그리고 여우길 등 수원 살이 4년 차인 기자에게는 가서 걷고 싶은 수원 명소를 소개받음이다. 걷고 싶은 길에 남한산성길과 호암미술관 그리고 매미 산과 청명산도 추가해본다. 당장 지하철을 타고 청명역으로 가서 오름 직한 청명산에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밤이 깊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눈 책방지기 김소라씨와 참가자들

밤이 깊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눈 책방지기 김소라씨와 참가자들

기자는 도심 속 걷기의 한계를 느낀다. 안전을 위해 차도를 따라 걷다 보며 원천천 가까이 사는 분들이 부럽다. 그러나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는 교통안전 캠페인처럼 걷다 보면 자연도 보이고 나도 보이기에 도심 속 걷기를 이어간다.

이제 내 차례였다.
다비드 르 브르동 산문집 '걷기 예찬' 에는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한다. (p.255)는 말에 어떻게 생각하나요?"란 질문카드를 집어 들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바퀴를 의지하여 이동하는 게 많아졌다. 그러나 어릴 적은 시골 생활하며 두 다리로 이동했다. 한창 많이 걸었던 때는 생각이 많았던 대학생 때였다.

도심을 벗어나 춘천 소양감댐을 향해 걷다 보면 꿀잠도 자고 아침엔 몸도 마음도 가벼웠었다. 그래서 다비드 르 브르동의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에게 걷기는 배움과 채움의 시간이다. 바쁜 일상 속 두 다리보다 바퀴로 이동하다 보니 비움이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래서 월요일 도심 속을 벗어나 광교산을 아이들과  걷는다. 문암골에서 시작하여 형제봉을 오르고 내려오면 오전에 벌써 만 보로 시작하는 기쁨을 누린다.

 

 책방지기 김소라 씨는 '가만히 앉아 있는 똑똑한 사람보다 움직이는 바보가 낫다.'라는 몽골속담을 소개하며 '저 골목에는 뭐가 나올까?'라는 호기심이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고 걷기예찬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동생 둘을 데리고 서울에서 할머니 집 화성(조암)으로 향했다고 한다. 서울터미널에서 수원터미널을 거쳐 화성 터미널에 도착하면 할머니 집까지 걷던 길이 선명하다 한다. 아이였을 때는 야산으로 기억되는데 어른이 되어 보니 언덕이라는 자라남의 시선도 전했다.

 

혼자든 함께든 일단 걷자!

모인 이의 이야기는 점점 깊어지며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에 머물렀다. 애팔래치아 산맥을 걷었던 작가의 실천적 기록이 산속 걷기를 상상하게 했다. 기자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이길 만큼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애팔래치아 산맥 길. '가슴 떨릴 때 걸어야지 다리 떨릴 때 못 걷는다'라는 현실 명언을 붙든다. 오늘의 걸음이 내일의 걸음을 만들 것을 희망한다. 집으로 가는 길 만 보까지 4000보 남았다. 그냥 들어가 쉴까? 하다 돌아 집으로 향하며 30분을 걷다 보니 만보를 채웠다.

스쳐 지나던 것을 볼 수 있는 걷기!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혼자 걸어보자. 즐겁게 걷고 싶을 땐 함께 걸어보자. 아니, 아무려면 어떠랴. 일단 걸어보자~ 

 

 * 랄랄라 하우스는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집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유쾌한 생각들이 만들어지는 집'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수원시 영통구 산남로 41-1에 있다. 랄랄라 하우스라는 오픈 채팅방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오픈 채팅방을 통해 여러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마을책방, 걷기와 산책, 랄랄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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